기업은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알리고 그로 인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 때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여러 가지 방법이 바로 마케팅이다. 장기적으로든 단기적으로든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익 증대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철저한 ‘장삿속’으로 비춰져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장삿속을 조금 줄여 공익과 사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커즈(Cause-R) 마케팅이다. 

커즈 마케팅은 ‘기업 경영’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시킨 마케팅 전략이다. 전략의 이름은 마케팅 활동에 대의명분(Cause)이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여기서의 대의명분이란 사회가 추구하는 공익(公益, Public Interest)이다.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사례는 ‘제품 판매와 기부를 연관시키는 것’이다.
           
1983년 미국 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신규발행카드 한 장에 1달러를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본 캠페인의 목적은 자유의 여신상 보수를 위한 것이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자유의 여신상 재단에는 약 170만달러가 기부됐으며, 그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사의 카드 사용량은 전년 대비 28%나 증가했다. 이후의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공익을 접목시킨 커즈 마케팅을 운영에 적용시켰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식품·유통 업체들이 커즈 마케팅을 활용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2년 자사의 해양심층수 ‘미네워터’ 판매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기부를 연결시켰다. 미네워터 생수 병에는 일반 바코드 외에 물방울 모양의 바코드가 하나 더 있는데 소비자가 제품을 계산할 때 물방울 바코드를 한 번 더 찍으면 100원이 기부된다. 소비자가 100원을 기부하면 추가로 제조사 CJ제일제당이 100원, 유통사(CJ올리브영)가 100원, 병당 총 300원의 기부 금액이 모아진다. 이렇게 모은 금액은 물부족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사업에 기부됐다. 기부 마케팅으로 미네워터의 매출은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다.

▲ 출처= CJ제일제당

CJ푸드빌은 자사의 빵 제품이 2개 판매될 때마다 단팥빵 1개를 아동보호시설에 기부하는 ‘착한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할인 행사의 수익금 1%를 기부하는 캠페인을 추진했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아동 보호 및 저소득층 산모 지원 활동에 사용된다.

커즈 마케팅이 ‘어느 정도의’ 공익을 추구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호감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우선, 사익(社益)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기 때문에 업체에서는 얼마든지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다. 또한 일련의 마케팅 행위가 '뻔한 장삿속'으로 비춰질 경우, 소비자들에게 위선(僞善)의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좋은 의도로 생색을 내면서 안 한 것만 못할 경우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