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별로 작년보다 2000~4000만원 올랐죠. 그런데 재건축으로 거래가 큰 폭으로 늘거나 가격이 많이 치솟진 않았어요. 재건축 연한에 도달하려면 1~2년 남았잖아요. 그때 창동 상계 개발과 함께 작용해서 가격이 좋아지겠죠. 기대감은 확실히 있어요.”(노원구 상계동 N공인업소 관계자)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8단지가 인근 16개 주공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이 지역 주택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988년 입주한 8단지는 30년인 재건축 연한대로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지만, 시범적으로 조립식 아파트로 지었다가 안전성 우려로 가장 먼저 재건축 신호탄을 쏘아올리게 됐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지지부진 하던 노원구 내 재건축 사업이 파도타기 진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발자인만큼 인근 대단지 정비사업의 가늠자 역할을 할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는 5층짜리 18개동 중소형 830가구에서 지하 3층∼지상 30층 13개동 1062가구로 변신한다.

노원구는 서울 자치구 25곳 가운데 아파트가 많은 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노원구 내 아파트는 총 15만9368가구이며 이 가운데 준공 20년을 넘긴 아파트만 9만3227세대에 달한다. 서울에 있는 20년 초과 아파트 다섯채 중 하나가 노원구에 있는 셈.

현재 노원구 내 재건축이 추진중인 사업장은 상계주공 8단지를 포함해 8곳이다. 게다가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부터 노원구에서 6412가구가 재건축 연한을 맞는다.

이처럼 재건축 기대감으로 가격도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주공상계8단지의 전용 31.95㎡의 경우 매매가 1억8500만원에서 현재 2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용 47.25㎡ 역시 2억6500만원에서 1년새 2억9900만원까지 올랐다.

▲ 상계주공 8단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2017년 개발호재 겹쳐 부상할듯

지난 10일 지하철 4호선 노원역에서 내려 둘러본 노원상계주공아파트 8단지. 저층 노후화된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있고 일부는 페인트칠이 벗겨져 허름해 보이기까지 했다.

노원구가 강북의 매력적인 거주지로 통하는 것은 주변 학군도 잘 갖춰져 있고 노원역 2번 출구에서 롯데백화점까지 대로변, 중앙로(문화의 거리)에 국내외 브랜드 의류점 등 넓은 상권이 형성돼 있어 소비문화가 잘 형성돼 있다. 또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을 통해 강남, 도심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특히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사업의 착공 시점이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들 재건축과 2017년에 몰려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만하다. 전문가들도 일대 단지의 재건축이 본격 가시화되는 1~2년 후 노원구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북판 코엑스라고 불리는 ‘창동 상계 신경제 중심지’ 프로젝트는 총 3단계에 걸쳐 개발이 진행되는데 첫단계에서는 창동역 환승주차장 부지에 창업 시설과 대규모 아레나가 조성된다. 이후 창동 상업지역과 도봉 면허시험장 구역이 글로벌 비즈니스존으로 바뀌고, 창동역 환승주차장 구역에는 창동 역세권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일자리 8만개 창출과 10조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사업성 문제로 주민 반대에 부딪힐 수도

다만 노원구 전체로 재건축 사업이 본격 시행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대규모 가구로 구성된 단지가 많아 조합원간 의사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들이 대부분 은퇴한 고령자들이 많고, 추가분담금 부담에 반대할 가능성도 크다.

또 상계지구 내 주공아파트는 5층 높이의 5단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15~25층이어서 사업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우선 재건축은 저층단지에 투자해야 한다. 같은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이면 저층일수록 일반분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추가분담금 부담도 낮아진다”라며 “특히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과 바로 맞닿은 상계주공 7단지가 가장 투자가치가 있을 것”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