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가 없는 글로벌 경기 부진 속에서 각 국가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우주산업을 지목하고 있다. 우주 개발을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로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주개발산업이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 활약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태양계외행성 탐사선인 케플러우주망원경이 ‘제2의 지구’ 후보인 외행성 1284개를 찾아냈다. 나사는 지난 10일 케플러 탐사선이 1284개의 외행성을 발견했으며, 이는 단일 발견으로는 최다라고 발표했다.

앞서 케플러 탐사선은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외행성 1000여개를 발견했다. 이번 추가 발견으로 케플러 탐사선이 발견한 ‘제2의 지구’ 후보 행성의 숫자는 2000개가 넘게 됐다.

나사는 오는 2018년에는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후계자인 TESS(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TESS는 케플러 탐사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면적의 별을 탐사할 수 있다.

중국 역시 우주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유인 달 탐사를 오는 2031년부터 2036년까지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새로운 우주 정거장인 티엔공-2(Tiangong-2)를 올해 발사하고 우주망원경이 설치된 티엔공-3을 오는 2022년 발사할 계획이다.

‘유로컨설트 2015’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각국의 2024년 우주 개발 예산은 813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되며 2014년 대비 2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글로벌 위성산업은 최근 10년간의 글로벌 산업 성장률보다 높은 5%대 고성장 중이며, 최근에는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보다 활발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국가적인 단계를 넘어서 민간기업에서도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민간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최근 우주에 발사한 보조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의 무인 보조로켓 ‘팰컨9’는 지난 9일 일본의 통신위성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린 뒤 32분만에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 대서양 무인 발사대로 귀환했다.

보조로켓은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쓰이는 로켓이다. 기존에는 발사 후 궤도상에 버려져 폐기됐지만 스페이스X의 무인 보조로켓처럼 귀환할 경우 재사용이 가능해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체 회수로 현재 6000만달러에 달하는 ‘팰컨 9’의 로켓제작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8일에도 미국 나사의 의뢰로 국제우주정거장(ISIS) 보급품이 담긴 로켓을 쏘아 올린 뒤 바다 위 무인선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출처=현대증권

우리나라 우주 예산 세계 전체의 0.7%… “발전 가능성 크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 예산은 4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세계 우주 예산의 0.7%에 불과하다. 주요 국가별 우주산업 경쟁력을 비교하는 자료에서도 국내 우주산업은 선진국 대비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023%인 3억2000달러 수준이며, 주요국 중 11위 수준이다. 우주산업 관련 기업들의 연구 개발 투자액도 2012년 1억8000만달러로 GDP의 0.0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규모가 작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가장 접근성이 용이한 위성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위성시장에서의 글로벌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이 33%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프랑스(17.7%), 독일(10.4%), 중국(6.8%), 일본(5.9%), 한국(4.1%)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현대증권

운용위성 개수를 살펴보면 미국은 528기, 중국은 132기, 러시아 131기 등의 위성을 운용 중이며, 우리나라는 불과 8기의 위성을 운용 중이다.

수출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이 30.7%, 프랑스 17.7%, 중국 1% 수준이며, 우리나라는 0.6% 수준으로 극히 미미한 산업 유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국내 우주산업 연관 정부기관, 기업, 대학 등의 활동 금액은 약 2조8511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343억원 증가했다.

이 중 우주분야별 활동 금액은 우주 활용 분야가 2조3426억원(82.2%), 우주기기 제작 분야가 5085억원(17.8%)로 조사됐다. 우주 활용 분야에서 위성방송통신 분야 매출은 약 1조8000억원, 위성항법 3409억원, 원격탐사 533억원, 천문학 26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위성방송통신 분야는 셋톱박스 관련 매출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기기 제작 분야에서는 발사체 제작 1851억원, 위성체 제작 1485억원, 발사대 및 시험시설 1225억원, 기타 5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9년 12월 발사될 한국형 발사체 성공 여부가 향후 우주산업 강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국형 발사체를 자체 개발해 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국내 산업체를 참여시켜 산업기반도 동시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KSLV-2)의 75t엔진 첫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

세계는 이미 스페이스X(미), 아리안스페이스(EU), 후르니체프(러), 미쯔비시(일) 등을 통해 상업화가 진행 중이며, 위성영상, 위성통신방송서비스, 위성항법 서비스 관련 기업들도 성장하고 있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주로켓 관련 부품은 15만개에 달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무궁무진하다”며 “따라서 정부와 기업들은 다가올 우주시대에 대비, 적극적 투자와 관심을 통해 미래 산업의 육성과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