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 지중해 크루즈의 거점 역할을 하는 베니스 항구. 출처=크루징코리아

크루즈는 꿈의 여행이다. 크루즈의 꽃은 지중해 크루즈이다. 바로 지금이 일년 중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꿈만 꾸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말씀. 다만 벼르고 벼르던 크루즈 여행인 만큼 충분한 예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크루즈 여행일까? 초등학생도 다 아는 관광 명소에서는 낯선 경험은커녕 휴식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당신이 꿈꾸는 여행이 새로운 경험과 충분한 휴식이라면 크루즈가 좋은 답일 수 있다. 크루즈가 꿈의 여행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도 여행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크루즈는 숙박과 레저, 엔터테인먼트, 쇼핑, 음식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장 매력적인 이동 수단을 전제로 한다. 선상 서비스는 지상 리조트에서 받을 수 있는 그것과 동일하거나 한 수 위다. 보통 크루즈의 승무원과 승객의 비율은 1:1.5로 서비스의 높은 질을 실감할 수 있다.

 

▲ 가장 비싸고 인기가 많은 발코니룸. 출처=크루징코리아

또한 크루즈는 복잡한 휴가 계획을 세우는 번거로움 없이 예약한 날짜에 배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비행기를 갈아타는 불편도 없고, 짐을 싸고 풀기를 되풀이하는 수고도 없고, 저녁 식사와 나이트클럽을 예약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전세계의 산해진미를 마음껏 먹으며 공연을 보고, 활기 넘치는 카지노에서 자신의 행운을 시험할 수도 있다. 관람하는 쇼에서부터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까지 배 안에는 수많은 기회가 열려있다. 만약 모든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잠자는 시간 빼고는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할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아침,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기항지 관광은 다양한 선상 프로그램과 함께 크루즈 여행의 하이라이트와 같다. 일단 경험을 하고 나면 크루즈 여행의 매력에 푹 빠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고객 만족도가 높은 크루즈는 실제로 재구매율이 가장 높은 여행 수단 중 하나다.

 

▲ 크루즈 상품은 시기와 지역, 크루즈선 순으로 고른다. 출처=폴고갱 크루즈

크루즈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시기와 그 시기에 해당하는 지역의 크루즈 상품을 잘 고르는 일이다. 크루즈는 다른 여행 상품보다 일찍 계획을 세우고 예약해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여름휴가나 아껴두었던 연차를 일주일 이상 몰아서 쓰기가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다행히 크루즈는 바다가 있고 항구가 있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로든 갈 수 있다. 그 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는 의미. 지중해나 아시아, 카리브해 노선은 거의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고, 배의 규모도 크다. 그 중에서도 지중해는 5~6월, 아시아는 4월, 카리브해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피크’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유럽 크루즈와 여름 휴가철 인기가 절정에 이르는 알래스카 크루즈는 5~9월에 운항한다. 그밖에 중동은 12월부터 이듬해 5월, 호주나 뉴질랜드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 캐나다는 6~10월, 남미나 남극 노선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선호하는 지역을 우선으로 하되 자신의 휴가 시점과 기간을 감안해 가장 적합한 시기의 크루즈 노선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유경험자들은 아시아의 중국·일본·한국 크루즈(4~6일 사이)나 오세아니아 크루즈처럼 한국에서 가깝고, 일정이 너무 길지 않은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그들은 그 다음에 기회가 되면 지중해를 꼭 다녀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실제로 메이저급 선사에서는 대부분 지중해 노선을 운항한다. 일례로 NCL(격식을 덜 차리는 ‘프리스타일 크루즈’로 유명하다)의 ‘서부 지중해 크루즈 9일’ 상품은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 몰타의 발레타(Valletta)를 거쳐 이탈리아의 나폴리(Napoli)와 치비타베키아(Civitavecchia), 리보르노(Livorno), 프랑스의 칸(Cannes)을 차례로 찍은 뒤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는 환상의 루트를 순항한다. 단, 인천에서 경유지인 헬싱키까지 10시간, 그리고 3시간을 더 날아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하루를 묵어야 하는 수고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 서부 지중해 크루즈의 거점 역할을 하는 바르셀로나 항구. 출처=크루징코리아

이튿날 아침, 크루즈 터미널에 도착하면 트렁크에 객실 번호를 적은 짐표를 단 뒤 포터에게 맡기고 움직이는 게 좋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 승선 카운터에서 여권과 사전에 발급 받은 전자 티켓을 제시하고, 간단한 서류를 적고, 증명사진을 찍는 것으로 승선 절차는 끝난다. 승선한 뒤에 객실을 찾아가는 절차는 비행기나 호텔과 비슷하다. 다만 여권은 출입국 심사를 위해 선사에서 일괄 보관하고, 승객들은 여권 보관증이나 복사본을 지참하는 경우가 있다. 크루즈에 승선하면 스태프들의 환대와 함께 선상 카드를 받게 된다. 이 선상 카드가 객실 열쇠이자 유일한 결제 수단이자 신분증으로 쓰인다. 선내에서 모든 비용은 선상 카드를 통해 이루어진다. 호텔에서 체크인하듯이 사전에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자동 결제되므로 매우 편리하다. 신용카드를 등록하지 않으면 하선일 아침에 리셉션 데스크에서 직접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 선상 리조트라 불리는 크루즈의 호화로운 선내 시설. 출처=오세아니아 크루즈

처음 크루즈를 타면 엄청난 배의 규모에 한 번 놀라고, 리조트 뺨치는 선내 시설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하지만 데크(deck)별 가이드북을 들고 배 안을 한두 번 돌고 나면 그 구조가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객실에서 가장 가까운 계단과 엘리베이터, 그 다음 비상구와 병원, 레스토랑, 식수대, 선사 오피스, 인터넷 카페 순으로 주요 시설물의 위치를 눈에 익혀나가는 것이 요령이다. 보통 선내에서의 공식적인 첫 일정은 비상시 대비 훈련이다. 안내 방송을 들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옷장 속에 있는 구명조끼를 입은 뒤 객실 문 안쪽에 표시된 집결지로 신속히 움직이면 된다. 한 배를 탄 사람들과 함께 구명조끼 사용법과 비상시 행동 요령, 크루즈 관련 법규 등을 익히는데, 모든 승객이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객실로 돌아오면 문 앞에는 맡긴 짐이 가지런히 서 있고, 침대 위에는 웰컴 카드가 놓여있다. 방송에서는 선장과 호텔 지배인의 환영 인사가 차례로 흘러나오고, 거의 동시에 배는 석양을 머금은 바르셀로나 항구의 배웅을 받으며 지중해로 미끄러지듯이 나아간다.

▶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