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기회비용이나 변동성 대비 수익의 개념을 적용해 투자전략을 짜기는 쉽지 않지만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대신 구성해주는 펀드나 랩어카운트 등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직접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금보다 큰돈을 만드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다. 때문에 재테크를 하려면 투자자가 새겨야 할 두 가지 기본 개념이 있다.

첫째는 ‘기회비용’의 개념이고, 둘째는 ‘고위험 고수익’의 개념이다.
우선 기회비용의 개념으로 따진다면 어떤 상품에 투자하든 예금이나 단기 국채에서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 이자 수익은 포기해야 한다.

주식에 1년 동안 투자했다가 원금만 남아 있는 투자자는 결국 손실을 입은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 기간 안전하게 얻을 수 있었던 이자 수익을 날렸기 때문이다.

재테크에서 성공을 얘기하려면 최소한 금리 수준 이상의 이익을 거둬야 한다.‘고위험 고수익’의 개념은 이렇다.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목적이 금리(무위험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그에 상응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위험을 더 많이 감수할수록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되지만 동시에 더 큰 원금 손실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보다는 채권이, 만기가 긴 채권보다는 짧은 채권이, 회사채보다는 국채가, 개별 주식보다는 분산된 주식포트폴리오가, 이머징 국가의 주식보다는 선진국 주식이 투자 위험이 낮다.

이렇게 위험을 일반화할 때 유용한 개념이 변동성이다. 변동성은 가격 변화의 모습과 크기를 표준화한 개념이다. 변동성이 클수록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변동성에 비춰볼 때 좋은 금융 투자상품은 변동성 대비 수익이 큰 상품이다. 이렇게 비율의 관점에서 어떤 자산에 투자할지 결정하면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기회비용이나 변동성 대비 수익의 개념을 적용해 투자전략을 짜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대신 구성해주는 상품(펀드, 랩어카운트 등)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 직접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TF 총 자산 8조원 규모 성장 예상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은 최근 100개 종목으로 늘어나며 ‘상장지수펀드 100종목 시대’를 맞았다. 지난달 18일 ‘타이거S&P500선물’ 등 5개의 상장지수펀드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는 100개를 채웠다.

2002년 10월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는 ‘코덱스200’이 처음 상장된 지 9년 만이다. 상품 유형도 국내주식(65개), 국외주식(8개), 채권(9개), 레버리지 등 파생형(7개), 원유·금 등 원자재(9개), 통화(2개)로 제법 구색을 갖췄다.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매년 성장해 앞으로 총자산 8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그렇다면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ETF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시장 수준의 수익률 획득을 목표로 한다면 적립식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적립식펀드 투자처럼 매달 같은 날에 일정 금액으로 상장지수펀드 한 종목을 사는 방식이다.

시장을 대표하는 주식포트폴리오를 적립식으로 매수하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매도 때에는 거래세를 안 물어도 되고 일반 펀드와 비교해 낮은 보수로 운용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만약 주식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나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핵심-위성 전략(Core-Satellite Strategy)’을 활용하면 된다. 이 전략은 수익률이 코스피200지수를 따라가는 지수형 상품이나 우량주를 추종하는 상품을 핵심으로 구성하고, 섹터(업종) 상품을 위성으로 두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 위주로 투자하면서 시장 상황을 분석해 우량업종·저평가·주도주 상장지수펀드 등의 상품에 보조 투자하는 방법이다. 다만 위성상품은 2개월마다 같은 비중에서 종목을 재선정하는 게 좋다.

상장지수펀드는 일반펀드와 달리 주식처럼 증시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으로 수수료가 싸고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기초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다.

원자재 섹터 분산투자 고수익 기대

올해는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상장지수펀드의 성적이 좋았다. 국내 증시가 자동차와 화학업종 중심으로 오른 탓에 올 1분기 주식형펀드 중 ‘코덱스에너지화학’ 상장지수펀드가 수익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 10개 중 4개를 섹터 상장지수펀드가 차지했다.

올해는 또 원유·금 등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원자재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가 많이 출시돼 선택의 폭을 넓혔다. 코덱스 은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은 선물 가격을 따라 움직인다. 코덱스 은 선물은 올 들어 은 가격이 온스당 40달러를 돌파하는 등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관심을 끌었다.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에는 원자재 상장지수펀드 중 국내 최초인 히트골드와 코덱스 골드선물이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최근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힘입어 두 상품의 누적 수익률은 각각 34.9%와 22.2%로 가장 높다. 금과 은에 동시에 투자할 수도 있다.

타이거 금은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된 금(82.72%)과 은(17.28%) 선물에 분산투자한다.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리에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코덱스 구리 선물은 세계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산업금속 3가지에 나눠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도 나왔다. 타이거 금속선물은 구리(52.45%), 알루미늄(36.15%), 니켈(11.41%)에 투자한다. 투자 비중은 세 금속의 세계 생산량 기준으로 결정됐다.

곡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로는 타이거 농산물선물과 코덱스 콩선물이 있다. 타이거 농산물선물은 세계 4대 농산물인 옥수수(34%), 밀(27%), 설탕(20%), 대두(19%)에 나눠 투자한다.

원자재 가격은 경기 변동과 달러 추이에 따라 변동 폭이 주식보다 더 크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분산투자 차원에서만 원자재 상장지수펀드에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상장지수펀드란?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는 말 그대로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을 고르는 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펀드투자의 장점과, 언제든지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에 매매할 수 있는 주식투자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상품으로 인덱스펀드와 주식을 합쳐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초의 상장지수펀드는 S&P500지수펀드로 1993년 1월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매매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10월 14일 상장지수펀드가 매매되기 시작했다. 2009년 시행된 자본시장법으로 신종 ETF를 개발할 수 있는 법적인 요건이 마련됨에 따라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 지수역행 ETF, 통화 ETF, 상품 ETF 등 다양한
신종 ETF가 등장하고 있다.

한상오 기자 hanso11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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