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T 업계의 화두는 단연 '웨어러블(wearable)' 기기였다. 착용할 수 있는 기기들이다. 스마트워치처럼 손목에 차는 기기들이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하면서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등 셀프진단이 가능한 기능들이 나왔다.

이제는 웨어러블과 의료기기가 만났다. 웨어러블 의료기기는 착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 기존에 있던 기초 정보 수집에서 질병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는 제품이다.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면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치료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운동량을 측정하고 칼로리 소모량 등의 정보를 수집하던 기존의 웨어러블 기기들도 넓은 의미에서는 의료기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 질병관련 정보를 사전에 수집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본격적으로 출시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전 세계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은 2015년 157억달러 수준으로 오는 2020년이면 413억달러로 증가, 연평균 21.3%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7년에는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3억 개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웨어러블 의료기기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질병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의학적 치료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제품이다. 시판을 위해서는 미국 식약청(FDA)의 승인이 필요하다.

▲ Dexcom G5 Mobile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System/ 출처=Dexcom

덱스컴(Dexcom)은 신체에 부착하는 센서와 트랜스미터로 체내 포도당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Dexcom G5 Mobile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System' 제품을 개발 중이다. 관련 데이터는 스마트폰이나 다른 기기로 전송할 수 있고 포도당 측정은 5분마다 가능해 당뇨 환자들이 매번 피를 채취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포도당 수준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경고음을 발생시켜 환자에게 알려준다. 이 제품은 FDA 승인 과정에 있다.

▲ Zio XT Patch/ 출처=iRhythem Technologies

아이리듬 테크놀로지(iRhythem Technologies)는 어지럼증, 의식 상실, 심장 두근거림 등을 느끼는 환자 신체에 14일간 부착해 심장의 심방세동을 측정하는 'Zio XT Patch'를 개발했다. 이 제품의 경우 지난 2011년 FDA 승인을 완료 하고 지난해 11월까지 총 40만 명의 환자에게 처방됐다.

▲ Quell/ 출처=Quell

Quell은 24시간 착용하면 만성통증을 완화해주는 제품 'Quell'을 개발했다. 이 제품을 허벅지나 종아리에 착용하면 자체 기술인 옵티테라피로 통증을 완화해준다. 사용자의 81%는 실제 제품 사용 후 만성통증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FDA 승인을 마치고 판매중이다.

▲ iTBra/ 출처=Cyrcadia Health

셀카디아헬스(Cyrcadia Health)는 'iTBra'라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제품은 아직 개발 단계로 오하이오주립대학과 메디슨X 그룹이 공동 개발 중이다. iTBra는 브래지어 안에 착용해 열 센서를 이용, 가슴 세포의 체온을 감지해 초기 유방암을 탐지해낼 수 있는 기기다. 추후 유방암 검진용 X선이나 초음파 스크리닝을 대체할 목적으로 제작되고 있는데 프로토타입으로 500명의 환자에게 시험해 본 결과 87%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이는 유방암 검진용 X선의 정확도인 85%보다 더 높은 기록이다.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발전하면 의료 정보를 수집하고 축적한 뒤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와 분석 기법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질병에 관한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새로운 예방법 및 치료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는 빅데이터를 분석할 첨단분석기술이 의료시장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시작점으로 여겨진다.

웨어러블 의료기기는 조기에 질병을 찾아내 미리 예방하고 초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는 원격 진료의 발전을 더 빠르게 앞당길 촉매체의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기를 착용함으로써 24시간 환자의 몸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임상실험에도 활용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의료정보가 디지털화 되면 이에 따른 보안시장도 함께 성장할 전망이다.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출시된 것의 가장 큰 시사점은 더 이상 질병 진단이 의사 고유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환자가 몸에 불편을 느끼면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고 이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등장으로 데이터에 기반해 의료기기가 환자를 상시적으로 진단해 준다.

추후에는 대형 병원에 있는 의료기기의 기능들이 웨어러블 기기로 이동할 전망이며 소비자가 이를 구입해 착용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기기가 이상이 있음을 알릴 경우 관련 정보를 의사에게 전송, 이에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