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은 국내에서 화장품 2위, 생활용품 1위, 음료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구성은 화장품 42%, 생활용품 32%, 음료 26% 비중이다. 이익 기여도로 보면 화장품이 53%로 가장 많고 생활용품이 31%, 음료가 16%를 차지한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눈에 띤다.

LG생건은 2014년 잠시 주춤하다가 최근 화장품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그간 M&A(인수합병)를 통해 외형을 꾸준히 키워왔던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LG생건의 3개 영업부 영업실적 잠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품 사업이 가장 가팔랐다.

LG생건의 공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은 1조 5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기했다. 이는 분기 매출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해 2335억원에 달했다. 이 역시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다.

▲ 출처=한국신용평가

화장품에서 음료까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FN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PBR(주당순자산비율) 8.62배에 거래되고 있다. PER(주가수익비율)은 39.49로 업종 PER 20.65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단순계산으로 2011년부터 평균 26%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 전망치로는 올해와 다음해에도 22~25%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매출액을 6조 2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8538억원으로 전망했다.

LG생건의 추후 성장성을 보려면 중국 시장의 변화를 잘 살펴봐야 한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을 보자면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아직까지 스킨케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일정 정도로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면 색조와 같은 부문으로 시장 규모가 점점 넓어질 것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화장품 부문이 시장 예상보다 더 높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래도 중국 시장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에서 LG생건은 화장품 브랜드 '후'와 '더페이스샵'을 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숨37'도 진출했다. 숨37은 지난달 말 중국 백화점에 입점했다.

화장품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 크게 기여했는데 회사 전체 영업이익 증가세의 80.9%가 이 부문에서 나왔을 정도다. '후'와 '숨'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105% 성장했다. LG생건은 지난해 중국 색조화장품 상위 20위 안에 들어 1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진출이 이제야 본격화 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산 생활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 중국 오프라인 매장으로 생활용품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의 한국생활용품 수입액은 전년대비 139% 늘어나 682만달러를 기록했다. 생활용품 수입 제품 중 한국산 비중은 31.2%로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 최근 리엔 대표 모델로 발탁된 중화권 유명 배우 안젤라 베이비/ 출처=리엔 공식 홈페이지 캡처

생활용품 중에서도 샴푸 등 헤어케어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중국의 헤어케어제품 수입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6.6%로 21.7%인 일본보다 높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리엔, 올가닉스, 온더바디 등의 헤어케어 및 바디제품들을 올 상반기 안으로 중국 내 정규 유통채널에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죽염치약'은 2002년부터 꾸준히 중국을 공략해 지금은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죽염치약은 중국 대형마트에서 연간 6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점유율 상위 5위 제품 안에 들었다.

LG생건에 대한 기대감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다. 아직까지 특정 브랜드(후)에 매출 구조가 치중 돼 있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장기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중국 진출이 본격화 되고 있고 브랜드 포트폴리오 안에서도 성장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어 추후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화장품 사업이 향후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이며 소비재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다진 LG생건은 향후 생활용품 영역에서도 성장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음료부문은 탄산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LG생건은 자회사로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에는 영진약품공업의 드링크 사업부를 인수해 비탄산음료 부문을 보강했는데 이 역시 음료부문의 사업 안정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LG생건은 그간 M&A에 집중해왔다. 일본의 긴자 스테파니(Ginza Stefany), 에버라이프(Everlife), R&Y 코퍼레이션(R&Y Corporation) 등을 인수해 일본 화장품 및 건강식품 시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캐나다 화장품 회사 후르츠앤패션(Fruits & Passion)을 인수, 북미 시장 거점도 마련했다.

LG생건이 M&A를 통해 외형을 확장하고 성장한 것도 사실이지만 기업 인수로 인해 재무 부담이 늘어나지는 않았는지, 실적 변동 가능성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 등 적자기업을 인수 해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 시켰기에 나머지 인수합병 기업도 운영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LG생건의 부채비율은 지난 5년 중 2013년에 132.8%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99.2%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서는 LG생건이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약 36%정도)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과 그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음료도 이미 업계 2위에 올랐으니 다른 각도로 보면 사실상 국내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이거나 큰 실적을 내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해석된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고 점유율 등을 넓혀 실적 확대가 가능한 시장은 중국 및 해외 시장이다. 지난해 LG생건이 중국에서 그 기반을 닦았다면 올해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중국 시장을 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