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오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감의 영향에 따른 구매효과는 시각이 87%, 청각 7%, 촉각 3%, 후각 2%, 미각 1%라고 한다. 이쯤되면 일반 상품은 물론 미각이 가장 중요한 외식업에서 조차 눈으로 모든 구매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사업에서든 먼저 '색(色)'을 잡아야 성공하는 이유다. 

먹고 마시는 식·음료에서부터 일상 생활용품까지 온통 알록달록한 컬러로 뒤덮이고 있다. 과일소주 컬러시리즈가 주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며,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고유의 색상을 가진 자연식품을 일컫는 ‘컬러푸드(color food)’는 이제 웰빙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 컬러마케팅은 의식주 분야를 넘어 색채의 전달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얻는 ‘컬러테라피’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색의 위력이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소자본 창업 시장에서도 컬러마케팅이 대세다.

색깔 입은 김밥, 블랙 카레?! 
맛, 건강 책임지는 알록달록 이색 컬러메뉴 인기

외식업계에서도 색을 강조한 이색메뉴를 계절변화와 이벤트데이에 맞춰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컬러를 강조한 이색 메뉴들은 식욕을 자극하는 화려한 색깔에 건강하면서도 독특한 식재료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분식 부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인기를 얻고 있는 '얌샘김밥'은 형형색색의 꽃이 피어나는 봄을 담은 ‘컬러김밥’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컬러김밥과 봄 소풍을 연계, 5월 한 달간 페이스북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 사진제공=얌샘김밥

'올봄엔 컬러가 대세인가 봄'이란 주제로 ‘블랙김밥’, ‘핑크김밥’, ‘옐로우김밥’ 등 총 3종을 선보였다. 이 이색 김밥들은 모두 천연 재료를 사용해 색감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고려한 것이 특징. 가격은 4000원대다.

블랙김밥에 들어가는 흑임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토코페롤과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핑크김밥에 들어가는 비트는 철분이 풍부해 빈혈예방에 좋다. 옐로우김밥에 들어가는 강황은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면역력 강화에 좋다.

속 재료도 다채롭다. 블랙김밥은 속 재료로 단호박샐러드, 견과류, 파프리카를 사용해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냈고, 핑크김밥은 크래미와 파프리카, 샐러드를 듬뿍 넣고 와사비소스를 뿌려 부드러우면서도 상큼한 맛을 낸다. 옐로우김밥은 닭가슴살과 파프리카, 샐러드를 사용해 칼로리를 낮춘 건강한 맛을 추구했다.

컬러를 강조한 이색김밥은 가맹점 매출 신장에도 기여해 올해 1월 오픈한 얌샘 김밥 봉화산역점의 경우 이색적인 김밥메뉴를 파는 집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9평대 매장에서 하루 평균 200만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컬러김밥의 대히트로 16년 역사를 가진 얌샘은 ‘신뢰’라는 이미지에 더해 상큼하고 발랄한 이미지까지 얻게 되었다.

이벤트 데이와 식재료의 속성을 컬러마케팅과 연계하는 것도 외식업에서는 인기를 얻는 마케팅 전략이다.

‘코코이찌방야’는 올해 4월 이벤트데이를 겨냥한 이색적인 컬러 메뉴로 소셜네트워크에서 화제가 되었다. 4월 14일 솔로들의 ‘블랙데이’를 맞아 한 달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블랙카레’를 선보였다. 블랙카레는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식품으로 다이어트에도 좋은 오징어 먹물을 활용한 메뉴다. 발상의 전환이란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모든 색상은 각각 고유한 파장과 진동수를 가지고 있다. 식재료도 색에 따라서 영양소가 달라지므로 외식업에서 컬러를 잘 활용하면 상품마케팅에서 톡톡히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오징어먹물에는 뮤코다당류 등의 세포를 활성화하는 물질이 함유돼 있어 암 예방, 노화방지 등의 효능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항암과 항균 효과가 뛰어나고 일렉신 성분 덕분에 종양의 증식을 억제해주는 효능도 있다고 한다.

음식점에서 식품의 효능을 공식적으로 표기할 수는 없지만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전달하면 친근함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색(色)'으로 브랜드 개성 강화하기 

칼러마케팅이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브랜드 개성’이다.

특정 브랜드의 강력한 색상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동일한 메뉴를 취급하는 브랜드라고 해도 색상을 통해 고객들은 브랜드 차별화와 개성을 인지한다.

스타벅스는 색상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초록색, 갈색, 노란색 등은 모두 커피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정교하게 선택된 것이다.

피자알볼로는 비행기를 좋아하는 오너 형제의 마음을 담은 하늘색과 레드가 브랜드 컬러이다. 교촌은 중후한 색상으로. 비비큐는 선명한 레드 컬러로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한다.

천연효모를 활용한 내츄철 베이커리가 특징인 브레댄코는 매장 연출에 자연주의 색상을 많이 활용한다.

▲ 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

외식종합기업 ㈜이바돔이 운영하는 ‘이바돔감자탕’과 ‘이바돔외식패밀리’는 매장 간판 전체를 선명한 노란색으로 해 쉽게 눈에 띌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이바돔 가맹점이 100평(330m2)에 근접하는 대형 매장인만큼 간판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 내부 인테리어와 테이블에도 노란 빛이 도는 밝은 나무를 사용해 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바돔이 가족 동반 고객을 위해 만든 아이들 놀이공간인 키즈랜드 역시 노란색을 주로 사용한다. 환한 느낌에 더해 눈에 잘 띄어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켜보기 좋기 때문이다. 밝고 선명한 노란색을 통해 이바돔은 브랜드 슬로건인 ‘온 가족의 행복한 외식문화공간’을 시각적인 이미지로도 잘 구현하고 있다.

브랜드 색상을 정할 때는 타겟 고객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제품의 특성과 함께 고객의 성별 연령 직업 등을 세분화한 후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선택하는 게 좋다.

빙수를 케잌화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디저트 카페 ‘쑤니’는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결혼식을 컨셉으로 순백의 화이트를 브랜드 컬러로 선택했다. 마치 하늘에서 따뜻한 눈이 내린 것같은 느낌이다.

강남구청역점의 경우 결혼식 분위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웨딩 테마룸까지 갖추고 있다.  신부대기실에서나 볼 수 있는 디자인의 의자와 커튼 등으로 내부를 꾸몄고 순백의 하얀색을 사용해 깨끗한 느낌을 더했다.

인기메뉴인 ‘슈니케이크’는 기존 빙수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모양과 맛으로 기존 디저트 카페와는 다른 개성을 전달한다. 빙수외에 커피, 샌드위치, 미니케이크 등 100여 가지 디저트가 판매되고 있는데 형형색색의 메뉴는 화이트 인테리어 및 테이블 세팅에서 더욱 돋보인다.

컬러는 주변적인 요소가 아니다. 핵심적인 본질에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 어떤 컬러인가에 따라 고객의 감성이 달라지고 맛에 대한 평가조차 바뀔 수 있다.

영업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면, ‘컬러’전략에 관심을 가져보자.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이사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20여년간 신사업 개발 및 개인창업설계, 프랜차이즈 기업의 시스템 구축과 전략마케팅 분야 전문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