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보금자리 등 개발제한 구역 내 자리에 위치한 아파트가 상한가다. 실제로 반값 아파트라고 불리던 강남 일대의 보금자리 아파트에는 억 소리 나는 웃돈이 붙어 있다.

보금자리 아파트라는 이름은 과거 이명박 정권의 대선 공약으로 붙여졌다. 개발제한구역을 주거지역으로 개발해 서민들에게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아파트를 공급하고자 만들어졌던 정치적‧정책적 용어다. 현 정부로 치면 행복주택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도시 근교 그린벨트와 신도시 공공택지 등에 기존 분양가보다 15% 싼 공공 분양주택과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등 보금자리주택 총 1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해서 개발이 시작된 곳이 서울 강남·서울 서초·고양 원흥·하남 미사지구 등 4개 시범지구다. 2009년 6월 시범지구 지정 이후, 2012년 7월 서울 오금·서울 신정4지구 등 6차 보금자리지구까지 총 21곳을 지정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기존 주택시장 침체를 부른다는 비판과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광명 시흥지구(3차), 하남 감북지구(4차)를 해제하기도 했다.

보금자리 중에서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수도권 동쪽의 잠재력이 높게 평가된다.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 시범지구인 강남·서초 보금자리는 로또에 가깝다. 2009년 분양 당시 전용 면적 59㎡ 초기 분양가가 2억2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6억에 달한다. 웃돈만 4억에 달한다. 전세 시세도 분양가를 훨씬 웃도는 4억5000만원 수준이다. 수도권 서부권 보금자리지구인 원흥지구, 인천 항동지구의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강 이남 동쪽에 위치한 하남 미사강변도시는 불황 무풍지대다. 최근 전매 제한 기간이 끝난 미사강변 리버뷰자이 전용 84㎡형의 경우 분양권 시세가 한 달 새 2000만원이 더 올라 6000만~65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보금자리도 상한가다. 다산신도시로 조성되는 진건·지금지구는 작년 4월부터 민간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청약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 분양됐던 ‘다산신도시 한양’은 평균 15.76대 1로 ‘자연&e편한세상 자이’는 평균 9.38대 1로 각각 전주택형 1순위에 마감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이 처음부터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다. 전매 제한 기간이 최대 8년, 거주 의무 기간이 5년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는 청약경쟁률이 저조했다. 하지만 2014년 발표된 정부의 ‘9·1 부동산대책’ 일환으로 개발제한구역을 50% 이상 해제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전매 제한 기간(2~8년→1~6년)과 거주 의무 기간(1~5년→0~3년)이 단축되면서 보금자리주택의 몸값이 높아졌다.

거기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치솟고 수도권 동부권 교통망 개선 개발호재가 쏟아지면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서울 도심 접근성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았던 경기 구리·남양주·하남 등 동부권은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고 분양가격이 저렴하다. 서울보다 아직 집값이 저렴하고 2020년 전후로 지하철 연장 개통 등 교통 호재가 많아 집값이 오르고 거래도 증가세다.

동부권의 교통 호재를 살펴보면 우선 남양주시엔 2022년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별내선이 뚫리면 다산신도시에서 서울 잠실까지 3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 2020년 4호선 연장인 진접선이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남시도 마찬가지다. 2018년부터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이 차례로 개통해 서울 상일~미사~하남 창우동까지 연결될 계획이다. 현재 서울 강일동과 하남 미사 구간을 연결하는 지하철 9호선 연장선도 검토 중이다. 위례신도시는 지하철 8호선 우남역이 2017년, 강남권과 연결되는 위례신사선이 2024년 각각 개통될 예정이다.

거기다 2022년 서울 동쪽에서 시작하는 서울~세종고속도로 1단계(서울~안성)가 개통되면 수도권 동부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전셋값 뛰니 주목받는 수도권 동부권

서울지하철 노선이 연장되고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하남 미사지구 등 택지지구가 조성되면서 경기 동부권이 전세난을 겪는 서울 세입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양주와 하남의 경우 집값이 서울 전세금 수준이다. 남양주 별내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3.3㎡당 1218만원, 하남시 신장동은 3.3㎡당 1197만원 수준이다. 서울 강동구 전세금(3.3㎡당 1142만원)과 비슷하다.

갈수록 더해지는 서울 지역 전세난을 고려하면 수도권 동부권의 투자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3억7342만원으로 3년 새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서울 강북이 평균 2억9000여만원, 강남이 평균 4억3000여만원이었다. 전세가 급증으로 ‘서울 엑소더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는 13만7000여명에 이른다. 지난 1997년 17만8000여명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다.

이에 반해 경기도는 전국 최다인 9만5000여명이 증가했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좋은 위성도시로 유입인구가 집중됐다. 경기도 순유입(전입‧전출)이 가장 많은 5개 도시는 화성(5만669명), 하남(1만7145명), 고양(1만6746명), 남양주(1만3853명), 광주(1만1584명)이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4억원에 육박하면서 20~30대 젊은 층이 비교적 저렴한 인근 위성도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 전입 인구 중 20~30대는 40.2%에 달했다.

 

수도권 동부 보금자리 투자전략

아파트(주택)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2020년까지 지하철 신규 개통 등의 교통 개선 계획이 많고, 서울 지역에서의 전세 이전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신규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신규로 분양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보금자리의 핵심은 공공이 짓는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그리고 민간건설사가 짓는 분양 아파트다. 현재 공공이 짓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분양이 마무리된 상태로 분양가는 민간에 비해 낮지만 공급 물량이 적다.

일단 LH공사 등의 공공기관이 사업 주체인 공공분양은 일반에게 잘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 지역 우선 공급이 적용되어 해당 지역 거주자가 유리하다.

민간건설사가 짓는 아파트는 선택의 폭이 꽤 넓은 편이다. 올해 공급되는 아파트 주요 물량을 보면 남양주 진건지구가 9개 단지 8240가구, 경기 하남 미사·현안지구가 5개 단지 3111가구 등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 입주가 끝난 이후 2~3년 이후에 자리를 잡는 경향이 많다. 돈이 더 들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목 좋은 코너변 우량 상가 물건을 고르는 게 좋다.

아파트를 구입할 자금이 안 된다면 오피스텔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투자금액은 1억원 안팎이다. 미사지구에는 효성 해링턴타워 등의 대단지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