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베이징3공장 외관 / 출처 = 현대자동차

‘씨엔따이 수뚜’(현대속도, 现代速度).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무서운 속도로 판매량을 늘린 현대차의 상승세를 두고 생긴 신조어다. 현대차는 2002년 현지 합작 법인 설립 이후 2016년 1분기까지 755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누적 판매 8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합작회사 중 가장 빠른 속도다. 그 비결을 엿보기 위해 지난 4월26일 베이징현대 북경 제3공장을 직접 찾았다.

“가동률 100%” 분주한 컨베이어 벨트

현대차 북경 제3공장은 중국 베이징 북서쪽 순의구 양진지구에 자리잡았다. 급격히 커지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총 146만㎡(약 44만평)의 부지 위에 세워졌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공장 등 모든 라인을 갖췄다. 2012년7월 양산을 시작했다. ‘현대 속도’에 가속도를 붙이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은 45만대다.

▲ 베이징현대 제3공장 차체 조립 장면 / 출처 = 현대자동차

문을 열고 들어선 제3공장은 분주했다. 컨베이어 벨트는 끊임없이 돌아갔다. 용접공정은 100% 자동화 돼 있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로봇들은 자동차 측면 판넬을 1시간에 540장씩 찍어냈다. “이 곳에는 40대가 넘는 로봇이 있습니다. 대부분 현대중공업에서 만든 제품들이죠. 최근 만들어지는 자동차의 경우 거의 7000~8000개 정도의 용접 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들이 정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죠.” 현장에서 일하는 관리직 직원의 설명이다.

차체가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 이후 도장공장으로 넘어오자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먼지와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면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현지 직원들의 손은 거침없이 움직였다.

▲ 베이징현대 제3공장 의장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차를 만들고 있다. / 출처 = 현대자동차

바로 옆에 엔진공장과 현대모비스 모듈공장을 붙여놔 효율성을 높였다. 콕핏(운전석) 등 모비스가 만든 모듈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제3공장으로 들어왔다. 최종 조립라인인 의장공장은 직선길이가 1.8km에 달한다. 29개 작업 공정으로 이뤄졌다. 차량이 완성돼 갈수록 작업자들의 눈빛이 번뜩였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감’에도 지친 기색 없이 일에 열중했다.

근로자들은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인력이었다. 우리나라 공장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장 설립 이후 20대 초반의 남성들이 많이 근무에 투입됐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직접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조립공정에는 직원들의 체형을 고려한 최적화된 설비가 투입됐다. 작업의 효율성 향상은 물론 안전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라인은 100% 가동됐다. 쉬는 곳은 없었다.

차가 완성된 뒤 품질을 검사하는 ‘OK 라인’이 보였다. 차량 한 대에 여러명의 직원들이 몰려 있었다. 문을 여닫는 것부터 헤드램프를 자세히 살피는 것까지 다양한 검사를 거쳤다. “여러 차례 철저히 품질 검사를 거쳐 ‘불량률 제로’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주간조에서 1대, 야간조에서 1대의 차량을 무작위로 뽑아 1500곳 이상 무작위로 정밀 진단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죠.” 현장 직원의 말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실제 이 공장의 제품 불량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부연이 뒤따랐다.

▲ 베이징현대 제3공장 의장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차를 살펴보고 있다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 속도’ 비결은

제3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위에둥(아반떼 HD), 랑동(아반떼 MD), 밍투(쏘나타), 싼타페 등이다. 현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대표 차종인 것. ‘현대 속도’의 주역 들인 셈이다.

많이 팔기 위해서는 많이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베이징현대 제3공장에서는 시간당 97대의 자동차가 생산된다. 차 1대가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HPV)은 15.8시간이다. 약 30시간이 소요되는 국내 공장보다 두 배 가량 빠른 수치다.

“작업자들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차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생각에 특근·추가 근무도 불사하죠. 컨베이어 벨트가 흘러가는 속도도 한국보다 훨씬 빠릅니다. 한창 주문이 밀릴 때는 생산직 직원들이 스스로 점심시간은 1시간에서 40분으로 줄이기도 했습니다.” ‘현대 속도’의 비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베이징현대 3공장 의장검수 장면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또 중국 현지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쳐 그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현대그린존’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 황사 발원지이자 방대한 소금사막인 내몽고 아빠까치 차칸노르지역을 초지로 바꿨다. 2014년 4월부터는 베이징에서 북쪽으로 300km 떨어진 정란치 보샤오떼노르 지역에서 ‘현대그린존 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지 로컬 브랜드의 도약으로 잠시 주춤했던 현대차는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북경현대의 2016년 3월 판매량은 10만549대. 전월 대비 89% 늘어난 성적이다. 순항의 바람이 불어오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어 연산 200만대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신공장 준공을 통해 기아차와 더불어 중국 시장에서 연간 270만대 생산 및 판매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와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공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씨엔따이 수뚜’(现代速度). 그 중심에는 베이징3공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