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종의 점진적인 개선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7과 LG전자의 G5, 출시 예정인 아이폰 6SE 등이 모바일용 패널 수요를 끌어올리고, 프리미엄 제품에 적용되는 OLED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율 상황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조작국 이슈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증가와 OLED 시장 확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7과 갤럭시 S7 엣지는 출시 1개월 만에 1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갤럭시 S7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 시리즈였던 갤럭시 S6와 비교해 25% 정도 증가한 규모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G5 역시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G5는 국내 출시 첫날에만 1만5000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G4의 경우 하루 평균 판매량이 4000~5000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거의 3배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한 셈이다.

LG전자는 특히 초기 구매 소비자를 대상으로만 진행했던 ‘모듈 증정’ 행사를 1개월 연장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오는 5월 16일까지 G5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카메라 모듈 ‘캠플러스(9만9000원)’와 ‘배터리팩(3만9000원)’을 무료로 증정한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나라의 두 업체가 선방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중저가형 제품 ‘아이폰SE’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이폰SE는 크기는 ‘아이폰 5’ 수준이지만 성능은 아이폰 6 수준까지 끌어올린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세부 스펙을 살펴보면 2GB 메모리, 16~64GB 용량, 1200만 화소와 조리개값 F/2.2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중저가형으로 나왔지만 사실상 고성능 프리미엄폰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처럼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모바일용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업종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확대는 OLED 기반 패널의 수요 증가를 견인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S7 엣지는 OLED 패널을 탑재했으며, 내년 출시가 전망되는 애플의 아이폰7도 OLED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는 고가와 저가 중심의 제품믹스 개선으로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2분기 갤럭시 S7 판매가 전분기 대비 65% 증가되는 동시에 플렉서블 OLED 패널을 탑재한 갤럭시 S7 엣지 (edge) 출하 비중이 60%로 예상되고, 2분기 갤럭시 J 시리즈 판매도 전분기 대비 48% 증가했다”며 삼성 전체 스마트폰 출하의 46%를 차지해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강도가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플렉서블 OLED를 채용한 삼성 갤럭시 S7 엣지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5인치 모바일용 OLED 원가는 2016년 1분기부터 LCD 대비 저렴해졌고 수익성도 월등하게 높다”며 “오는 2017년 애플 아이폰부터 OLED 탑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플렉서블 OLED 빅사이클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OLED TV 분야도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 연구원은 “2015년 4분기 LG전자의 OLED TV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97% 성장한 16만2000대를 기록했다”며 “판매량 기준으로는 전체의 2.1%에 불과하나 금액 기준으로는 12.7%로 프리미엄 TV 시장 내 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약 45%로 추정되는 OLED TV 패널 수율은 연말 70% 이상까지 개선되며 원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2015년 TV 수요는 2015년 40만대에서 올해 120만대, 2017년 300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출처=한국은행, 신한금융투자)

우호적 환율 상황… ‘환율조작국’ 선정이 변수

대표적인 ‘수출효자’ 종목인 디스플레이가 우호적인 환율 상황으로 추가적인 수혜를 입을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25일 1240원이었지만 3월 25일에는 1170원, 4월 25일에는 1148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강달러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온라인 금융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은행 연구원과 전략가들은 4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진다 하더라도 달러화 가치가 앞으로 1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달러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일본과 유럽의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과 유럽 시장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운용 중이고, 신흥국들 역시 중국 수요 둔화와 상품시장 약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만 유일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미 달러화는 일단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모간스탠리의 앤드류 쉬츠 연구원은 “달러화가 구조적으로 ‘강세장(불마켓)’이라고 판단되며, 앞으로도 약 10~15%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달러화 가치가 9% 추가 상승할 것이며, 연준이 6월에는 긴축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원화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4월 중 발표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 혹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될 경우 정부의 환율 개입효과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환율변동성 제어 약화는 결국 원화 절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출경쟁력 약화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 데다 대미 수출이 많다고 해도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낮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