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irtual Reality)는 가상적이지 않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적인 저성장의 우울함에 가상적인 단비같은 존재인 가상현실은 어쩌면 씁쓸한 인류의 미래일지도 모르지만...

2년전인 2014년, 페이스북 마크주커버그가 가상현실기기 업체 오큘러스VR을 2조원이 넘는 가격으로 인수했을때 많은 사람들은 주커버그를 향해 조롱했다. "돈이 많으니까 2조원짜리 장난감이 필요한가보군..."

하지만, 만 2년도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깨닫게 되었다.

가상현실기술은 절대 가상적이지 않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물론, 가상현실 기술이 덕후스런 얼리어댑터의 영역을 넘어서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 장벽들이 존재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의 향상, 멀미를 없애기 위한 영상과 동작의 연결(모션싱크), 가상현실헤드셋의 무선화(아직 유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기가격 인하 등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가상현실 분야의 새로운 하드웨어가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면서 본격적인 대중화를 위한 기술적 장벽이 조만간(1~2년 이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스믈스믈 흘러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관건은 가상현실 기기에 빠져들게 만들 컨텐츠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조만간 360도 카메라로 촬영된 공연실황, 스포츠중계를 페이스북을 통해 시청하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게될 것이고,

페이스북 친구들과의 만남도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을 통해 더욱 생생한 감정표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자상거래도 평면적인 PC화면보다는 3차원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더욱 많이 이뤄질 것이다.

가상공간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비로소 인류의 삶의 터전의 주영역이 현실공간이 아닌 가상공간이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PC의 탄생이후 정보는 디지털화되어왔고,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한 세상은 서로 연결되었고, 모바일을 통해 디지털한 세상이 현실의 세상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3년간 세상은 O2O의 거대한 바람이 불어와서 오프라인의 현실세계가 온라인의 가상세계에 지배당하는 상황을 우리는 목격한 것이다.

2016년, 이제 우리는 가상현실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는 우리의 모습을 목격할 시점에 서있다.

이제 가상현실은 거부할 수 없는 메가 트렌드인 것이다.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이고, 효율적이고, 매력적인 세상이 가상의 공간에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가상현실은 3D TV처럼 한때 유행처럼 한번 왔다 훅 지나갈 무언가라고 평가절하한다.

하지만, 가상현실의 경험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우리의 시각과 청각, 촉각까지도 마비시킬 만큼 강력한 자극을 선사하면서 중독적인 매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이제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시각을 속이는 것을 넘어서 뇌를 통채로 속이는 수준에 다다를 것이다.

가상의 공간을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으로 속이는 기술, 이것이 가상현실의 가장 함축적인 정의 아닐까?

우리의 현실은 이제 기술에 의해 가상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