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종이 우호적인 환율환경과 더불어 저유가로 인한 수혜가 전망돼 주목된다. 자동차 수요증가로 인한 동반이익 효과와 더불어 일본의 엔고현상 지속으로 상대적인 가격경쟁력 강화 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유가 하락으로 자동차 수요 증가

최근 한국석유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제유가는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났지만 배럴당 50달러 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40달러 대에 머물러 있다.

WTI(서부텍사스유)는 4월20일 기준 배럴당 42.63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38.93달러, 브랜트유는 45.80달러선에 머물렀다.

최근 미국의 원유 재고분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그 전에는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실패에 따라 유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나지만 과거와 같은 고유가 시대는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두바이유는 지난 2013년 8월 30일 기준 배럴당 109달러였지만 2015년 1월 2일은 배럴당 53달러까지 급락했다. 올해 1월 22일에는 25.56달러까지 폭락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116.61달러였지만 2015년 1월 2일 56.42달러, 올해 1월 22일에는 27.88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저유가는 통상적으로 자동차 수요를 늘리게 된다.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절감으로 인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는 660만1000대로 추산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인 전년 대비 증가율은 중국이 6.3%, 인도가 5.5%, 서유럽이 4.0%, 미국이 2.4%, 일본이 1.0% 등이다.

자동차 판매 확대는 자동차업종과 더불어 자동차 부품, 타이어 업종에서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일본 정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엔고현상이 두드러짐에 따라 국내업종에서의 수혜도 전망된다.

일본은행(BOJ)은 올해 1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미국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연초 이후 미국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20.25엔에서 현재 108.93엔으로 9.4% 하락했다.

미국의 출구정책이 지연되면서 달러 약세가 나타나 엔고현상을 부채질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은 기준 금리 인상을 연기한 데다 연내인상 계획을 2회로 줄였다.

일본 규슈 쿠마모토현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제조업 분야의 타격은 물론 엔고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규수 쿠마모토 지역은 일본의 IT, 자동차 산업 생산기지가 위치한 곳이다. 지진피해로 인해 도요타, 혼다, 브릿지 스톤, 소니, 파나소닉 등 굵직한 일본 대표업체들의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특히 일본은 과거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엔화강세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과거 한신대지진 때 경우 3개월간 달러/엔 환율은 18.5% 상승했으며, 동일본대지진의 경우 6개월간 6.2% 올랐다.

반면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은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25일 1241달러에서 3월 25일 1170원, 21일 1134.80원을 기록했다. 일본 제품에 비해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어 고급화와 수요 개선… 수혜 전망

특히 국내 타이어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수요 증가로 인한 타이어 수요의 동반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동차보다 타이어의 교체주기는 훨씬 짧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자동차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타이어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타이어업체 미쉐린은 올해 글로벌 타이어 수요가 전년 대비 4.6%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2016년 OE 시장은 2.9%, RE 시장은 5.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3월 글로벌 타이어 판매량을 종합해 보면 중국은 RE타이어 수요가 전년 대비 8%, OE타이어 5% 증가했다. 북미의 경우는 RE타이어와 OE타이어 수요가 각각 -1.0%, -3.0%, 유럽은 보합세를 이뤘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중국 시장에 판매가 많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국내 타이어 3사는 중국 시장 내 OE타이어 판매에 집중돼 있어 중국 OE타이어 회복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며 “강도는 금호타이어가 가장 높으며, 한국타이어 역시 전체 매출 중 중국 OE타이어 비중이 13% 수준으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행거리 증가에 따른 양적 개선 외에 질적인 개선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제품 자체가 고성능화·대형화 되면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초고성능타이어(UHPT)의 비중이 2009년 9%에서 2014년 28%로 급등했으며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도 28.2%에서 38.5%로 상승했다.

미국에서도 고성능 타이어 비중이 2009년 32.5%에서 2014년 50.2%로 급상승했다(OE 기준).

타이어의 평균 사이즈 역시 커지고 있다. 동일한 차종에서 좀 더 큰 타이어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세단에 비해 타이어가 큰 SUV/픽업트럭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기준으로 타이어 크기가 16인치에서 17인치로 상승할 때 승용차는 11%, 경트럭은 21.8% 가격이 상승한다(2015년 기준).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치가 한 단계 상승할 때 가격이 최소한 10% 내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타이어 제조과정에서 인치를 한 단계 높이는 데 소요되는 추가 비용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타이어 사이즈의 대형화는 타이어 업체들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