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을 창업하려면 매장 콘셉트를 잡고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해야 한다. 인테리어 업체를 고를 때 아는 곳이라고 무조건 믿지는 말아야 한다(아는 사람이 뒤통수친다는 말이 있다), 공사가 시작되면 인테리어 업체 사장이나 현장소장이 공사현장에 상주할 것이다. 그들이 들고 있는 서류철에는 공사 스케줄표가 들어있기 마련이다. 전기, 목공사, 도장, 덕트, 타일, 철공사, 유리, 바닥, 준공청소 등 공사 항목별로 세부일정과 스케줄이 일목요연한 표로 정리돼 있다. 식당 사장은 인테리어, 외부간판, 로고, 주방설비, 가스‧전기, 가구‧그릇, 홍보물, 직원 구성 등 좀 더 큰 항목별로 전체 일정표를 정리해서 체크해야 한다.

외식업을 제조업으로 비유한다면 생산현장은 주방이 될 것이다. 주방의 구조는 주방장과 협의해서 결정해야겠지만 동선을 어떻게 짤지 면밀히 검토하고 설계해야 한다. 주방은 홀과 달리 화구와 전기, 가스가 배치되기 때문에 한 번 구조를 정하면 중간에 변경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매장을 오픈하고 영업하는 중간에 주방 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공사기간 동안 영업 중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손님들에게 주방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오픈 주방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차이나플레인 선릉점 역시 기존 매장과 달리 오픈 키친으로 주방을 설계했다. 오픈 주방의 경우 셰프와 주니어급 주방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일하는 구조가 나오기 쉽기 때문에 중간에서 일하는 직원의 업무숙련도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늦어지기 일쑤다. 오픈할 때부터 주방직원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따라 주방의 모양을 고민해서 공사해야 한다.

가구나 그릇 역시 의외로 오픈할 때 많이 고민하고 품도 많이 들여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새로 창업하는 식당의 사장들은 조그만 찻잔 하나라도 반짝반짝한 새것으로 들여놓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 품을 들여 황학동 등 중고그릇을 판매하는 곳이 많은 시장을 찾아보자. 잘만 고르면 새것과 다름없는 중고식기를 새 제품의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다. 이런 곳에서는 폐업하는 식당에서 주방집기와 그릇을 일괄 인수해서 내놓는 경우가 많아, 멀쩡한 식기 세트를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다만 품질이 좋은 중고그릇은 수요도 많기 때문에 수시로 들러서 발품을 팔아야만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하자.

의자나 탁자는 예쁜 것도 중요하지만 견고한 것으로 준비한다. 디자인에만 치중하다 보면 1년도 안 되어 테이블 다리가 삐걱거리거나, 손님이 의자에 앉아 허리를 뒤로 젖히다가 뒷받침이 망가지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의자와 탁자는 단가가 높은 기물에 속하는 편이므로 교체비용도 만만치 않다. 처음부터 견고한 제품으로 골라야 거액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직원을 구성하는 것도 오픈하는 매장의 큰 고민거리다. 아니 구인은 외식업을 하는 내내 식당 사장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외식업은 힘든 업종이라는 인식이 많아 구인이 쉽지 않다. 그나마 요즘에는 한국 사회에 불고 있는 ‘셰프 열풍’ 덕분에 조금 낫지만 여전히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외식업의 직원은 주방직원과 홀직원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우선순위를 둔다면 주방직원부터 구성하고 홀 직원은 그 다음에 채용하는 것이 좋다. 주방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므로 주력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을 우선 갖춰야 사전테스트에 차질이 없다. 물론 홀 직원 역시 로열티 높은 직원을 채용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창업하면서 흔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쉽게 결정하는 것이 포스(POS)이다. 포스단말기는 매장 매출관리라는 기본 기능뿐 아니라 재고 관리, 직원 출퇴근 관리에 사장의 활용능력에 따라 감사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므로 많은 곳을 접촉해보고 정해야 한다. 포스단말기 업체 가운데 싸게 판매하는 곳 중에는 단말기 사용료가 높거나 A/S비용을 별도로 청구하는 등 결국 전체 비용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꼼꼼히 따져야 한다.

두 차례에 걸쳐 매장을 오픈할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봤다. 이외에도 실제로 식당을 오픈하고자 마음먹고 부딪히면 따져야 할 것이 산더미처럼 많다. 식당 예비창업자라면 두툼한 노트를 한 권 사서 첫 페이지에 일정표를 큼지막하게 그려넣는다. 다음 페이지부터 세부 항목을 꼼꼼히 기록하고 체크해서 하나하나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