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국제유가 상승은 없던 얘기가 됐다.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OPEC 및 주요 산유국의 석유 생산량 동결 합의가 무산되자 국제유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산유국의 합의 불발에 따라 원유 과잉공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동결 합의에 대한 기대감으로 40달러 선을 회복했던 국제유가는 30달러를 향해 다시 내리막길을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장중 6.7%까지 떨어졌다.

18일 오전(한국시간) WTI는 6.05% 떨어진 배럴당 37.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북해 브렌트유는 시간 외 아시아 거래에서 6.17% 내려간 40.4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대부분과 러시아 등 일부 OPEC 비회원국은 회의를 열어 생산량 동결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OPEC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동참이 없으면 산유량을 동결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자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지난 12일 러시아와 사우디가 이란의 동참 없이도 산유량을 동결할 것이라던 러시아 민영통신 인테르팍스(interfax)의 보도는 유가를 잠시나마 상승시키기 위한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경제제재 이전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생산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해왔다.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와의 원유 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의 참가자들은 산유량을 동결한다는 내용의 합의안 초안이 마련됐지만 사우디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빈 살레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회의에서 산유량을 동결에 합의하더라도 기존의 재고들이 많기 때문에 유가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던 터라 이번 결과로 저유가 기조는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