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개설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주(3.14~4.08) 동안 ISA 가입자 수는 총 139만 4287명을 기록했고 가입 금액은 총 8763억원을 달성했다.

한 달이 지나면서 ISA 열풍은 잠잠해지는 듯하지만 ISA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나오고 ‘깡통계좌’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금융 당국이 한 계좌로 예금·적금·펀드·ELS 등 흩어져 있던 모든 상품을 통합 관리 할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들고 나온 상품이기에 이에 따른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을 가진 것일까. 당국의 부담감이 영업 압박으로 이어지고 불완전판매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은 결국 ISA 상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 주변에도 ISA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은 많다. 실제로 가입을 한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첫째, 자금 유동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고 둘째, 부담을 감수할 만큼 ISA 비과세 혜택이 매력적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최근 투자자들이 비과세 혜택을 놓고 저울질 하는 상품은 ISA와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다. 금투협은 지난 2월 29일 비과세 혜택을 주는 해외주식형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는 의무가입기간, 비과세 한도, 계좌 수 제한, 가입 조건 제한, 3000만원 한도 내의 입출금 제한 등이 없다. 중도 인출 시에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고 소액 투자자들도 활용 가능하다.

해외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라면 ISA에 가입해 굳이 자금을 묶어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해외주식형 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ISA는 수익 창출 여부에 관계없이 통장 관리 수수료도 내야 한다. 절세 혜택을 받고자 가입한 계좌지만 결국 실 혜택은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금융사들의 ISA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를 비교 공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당국에서 실시하는 수익률 비교 공시가 결국 금융 기관들의 실적 경쟁을 부정적으로 부채질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시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만 추가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고 이는 결국 단기 실적에 매달리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경쟁에 내몰린 금융사들이 서비스나 상품 질을 높이려 하기 보다는 단기 수익률 실적을 목표로 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거나 일단 가입하고 보시라고 할 수밖에 없는 영업 환경이 조성된 듯하다. 여러모로 ISA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 지점이다.

투자자들이 상품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수익률 및 수수료 공시는 필요하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ISA ‘흥행’을 위해 금융사들을 불필요하게 압박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그 압박이 투자자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상품을 제공하는 결과가 되지는 않을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