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기술로써의 첨단기술은 민수산업기술에도 응용되며 산업 전반에 파급될 경우 고용 창출, 생산성 증대 등 경제적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첨단과학 무기체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그 예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적 무기체계로 정찰, 통신, 기동장비로 사용했던 오토바이는 오늘날 수많은 교통수단 중 하나로 쓰이게 됐으며 원자폭탄을 만드는 기술은 원자력 발전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GPS를 이용한 네비게이션이 보편화되고 미사일 기술은 우주탐사 로켓 발사 기술에, 인공위성 및 핵탄두 분리기술은 자동차 에어백에 사용되고 있으니 방산업을 통한 첨단기술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그만큼 방산업의 첨단기술은 민수산업 기술향상은 물론 이러한 기술을 통해 다양한 기업이 만들어내는 고부가가치 상품은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기여하게 된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 6월까지 총 232건의 기술이전이 진행됐으며 민간으로 이전된 일부 국방기술은 이미 상품화돼 해외로 수출되기도 했다.

이를 보면 첨단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범용성이 높아야 한다. 쉽게 말해, 이러한 기술을 통해 우리의 생활에서도 쉽게 응용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최종적으로 국가의 성장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민군겸용기술이란 민과 군이 공동으로 연구 개발해 겸용할 있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민과 군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기술 중에서 상호 전환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민군겸용기술은 크게 군에서 개발된 기술을 민수 분야에 이전 활용하는 Spin-off, 민간기술을 군사 분야에 응용하는 Spin-on 그리고 민과 군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Spin-up으로 구분된다.

정부는 민과 군의 각각 개별적인 투자로 접근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민군 기술 협력을 촉진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민군겸용 기술사업에 투자되는 예산은 연간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산업부 연구개발(R&D) 예산 대비 1%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민군겸용 기술사업의 80%가 방위사업청이 투자하는 것으로 현재 민간에서는 민군겸용 기술사업에 매우 소극적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각 부처의 고유 연구 개발 사업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민군 기술협력의 추진 체계를 개편했다.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무기체계, 전력지원체계 등과 같이 구체적인 조달 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개발 협력 체제도 정비되고 있다. 이에 향후에도 민군겸용 기술사업 투자가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한국, 여전히 무기 수입국… “무기수출 확대 적극 추진해야”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국방비 비중은 감소 추세이나 방산업 육성을 위해 주요 국가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자국 방산업체의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가장 많은 자원을 수출하고 있는 지역으로는 아프리카, 중동 및 아시아권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방산 수출은 아시아권, 북중미, 중동 지역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 출처:현대증권

국내 방산 수출 규모는 지난 2006년 2억5000만달러에서 2014년 36억1000만달러로 이 기간 동안 14.4배 성장했다. 이러한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과거 탄약, 부품류 등의 수출 위주에서 최근에는 기술 개발 및 고부가 가치 군사장비 개발에 따른 무기체계 다양화 및 첨단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수출 국가별로 보면 북미(29.8%) 및 아시아(36.8%) 등 전통 수출 대상 지역에서 중동지역(15.7%), 유럽(12.3%) 및 남미국가(4.2%)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방산기업의 매출도 지속 성장 중에 있으며 각 기업의 전체 매출 중 방산 부분이 차지하는 매출은 2014년 기준 8.6%(11조9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2012년에 발표한 세계 무기 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전 5년간 세계 2위의 무기 수입국이었으며 세계 15위의 무기 수출국이었다.

국내 무기 수출이 고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기 수입이 수출보다 높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반도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 지역으로 국방예산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 기업 중 글로벌 방산업체로 성장한 기업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주요국들은 경기침체로 방위비 예산을 삭감하고 방위력 개선비용도 줄이는 상황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정부와 협력해 글로벌 방산업체와 협력을 통한 무기 수출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피력했다.

지난 2013년 기준 중국기업을 제외한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에는 록히드마틴, 보잉, BAE시스템 등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상위 10개 기업들의 방산매출은 무려 2159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방산업은 종합산업… 한국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을 이끈다

사실 방산업체를 명확히 구분짓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방산업 자체가 단순 무기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산업간 융합 및 기술협력을 통해 생산되는 것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장보고3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공동개발한 중형 잠수함이지만 전투체계는 한화탈레스와 LIG넥스원이 결정됐다. 한편 소나는 STX엔진에서 개발됐다는 것을 이해하면 쉽게 알 수 있다.

국내 대표 방산업체하면 한화테크윈,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화탈레스가 떠오르지만 최종 생산품에는 보다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접목되기 때문에 ‘방산업체’를 특정 기업에 한정 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주력 제품이 군사 장비와 관련된 기업들을 방산업체라 통칭한다고 볼 수 있다.

▲ 출처:현대증권

더군다나 현대전에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2010년 차세대 TICN(Tactical Information Communication Network, 전술정보통신체계)이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는 다양한 대용량 데이터를 유/무선, 원거리 전송을 가능토록 한다.

SK증권에 따르면 TICN은 총 사업 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으로 망관리/교환접속체계, 소용량무선전송체계, 전술이동통신체계, 보안관제체계 등 4개 부문은 한화탈레스가, 다대역 무전기인 TMMR은 LIG 넥스원, 대용량무선전송체계는 휴니드테크놀러지스가 선정됐다. TICN 이 구축되면 육군의 경우 50여개의 무기체계가 하나로 연동되며 대용량 영상과 데이터의 송수신이 가능해진다.

과거 우리나라는 기술력 부재로 해외 무기를 들여와 단순 모방해 국산화한 시기에서 선진국 무기를 개량·개발하던 시기를 거쳐 최근에는 고도의 정밀무기를 독자 개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015년 기준 한국은 세계 15위권의 국방기술 보유국이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세계 수준의 첨단 무기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방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방산업을 종합산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국 경제성장은 물론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삼성 빅딜’과 두산DST의 결합...LIG넥스원을 위협

한화테크윈은 지난달 29일 두산DST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 소식에 시장의 시선은 LIG넥스원으로 향했다.

한화의 주요 사업 중 하나는 유도탄 체계이며 두산DST는 유도미사일 발사체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양사의 시너지 효과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편, LIG넥스원은 국내 업체 중 유도무기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에 한화그룹과 LIG그룹의 방산업을 둘러싼 경쟁구도가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두 그룹의 경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보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한화그룹의 ‘메가딜’이다.

한화그룹은 ‘한국화학’에서 알 수 있듯이 태생이 화약산업이며 이후 방산, 기계 그리고 화학으로 그 영역을 넓히며 성장했다. 시간이 흘러 지난 2015년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을 인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도 따라왔다.

이중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는 각각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로 사명을 바꾸고 최근에는 한화테크윈의 두산DST 인수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방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다시 되돌아보면 한화그룹의 ‘메가딜’이 두산DST와 연결되면서 그 결과 여부를 떠나 이미 LIG넥스원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미 그 존재감만으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매출이 항공·방산(항공엔진, 부품 및 에너지 장비(압축기, 발전기), 방산), 보안(CCTV 등), 산업용장비(칩 마운터)로 구성돼 있다. 전체 매출에서는 항공·방산 비중이 67%이며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산업용장비의 부진과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