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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매트릭스] SK이노베이션, 2차전지 ‘안전판’ 분리막에 거는 기대폭발 문제 해결…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 설비 증설

최근 미국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내놓고 사전예약을 실시했다. 사전 계약 일주일 만에 판매량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인기는 대단했다. 테슬라 전기차가 인기를 얻자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관심이 쏟아졌다.

테슬라는 현재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일본 파나소닉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주에 2017년 완공을 목표로 대형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으며 여기에 파나소닉이 함께 참여했다. 테슬라는 사업 초기부터 파나소닉 제품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양사의 관계는 이상할 것이 없다.

이 때문일까. 전기차 제작에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회사는 테슬라가 거의 유일하다. 국내에서 전기차용 2차전지를 공급하는 기업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 리튬이온 2차전지는 원통형·각형·파우치형으로 나뉜다. 삼성SDI는 각형을 생산하고 있으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을 생산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는 국내 기업들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 출처:B3

이에 업계에서는 테슬라 전기차가 인기를 얻어 시장 점유율을 넓힐수록 파나소닉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것이기에 관련 경쟁업체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테슬라는 세계 전기차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가 많아질수록 파나소닉이 그 수요에 맞춰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지 여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이를 충족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테슬라 전기차가 많이 팔릴수록 원통형을 생산하는 파나소닉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파나소닉의 공급능력이 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통형 배터리 생산에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이 이에 주력하지 않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배터리 형태를 변화시켜야 시장변화에도 원활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현재 개화기라 할 수 있는 전기차 시장을 향후 어떤 형태의 차종과 이에 맞는 배터리가 주도할지 모르기 때문에 배터리 또한 ‘유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리튬이온 2차전지는 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앞서 언급한 원통형·각형·파우치형 중 파우치형은 원통·각형에 비해 더 가볍고 얇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작비가 여타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긴 하지만 모양과 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2차전지 생산비용이 낮아질수록 경량화와 안정성 측면에서 볼 때, 궁극적으로 파우치형이 상대적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그렇다면 테슬라도 굳이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이처럼 전기차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배터리다.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를 양산을 원하지만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나 주행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업계는 2차전지 성능 향상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완속 충전이 6시간 정도, 급속 충전이 15~2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그리 길지 않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높은 주행거리를 자랑한다는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는 1회 완전 충전으로 169㎞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지금보다 훨씬 성능이 향상된 2차전지가 나올 것이라고 하는 반면,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또 향후 2차전지 성능이 향상돼 충전 시간도 줄어들고 먼 거리를 달릴 수도 있겠지만 수소연료전지차처럼 다른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전기차 도입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전기차용 2차전지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차전지의 핵심은 안전성… SK이노베이션 분리막 기술에 눈길

전기차와 2차전지하면 가장 부각되는 이슈가 있다. 바로 폭발 우려로 인한 안전성 문제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 밀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전극물질을 넣기 때문에 폭발우려가 더욱 크다. 하지만 이러한 폭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분리막(LiBS)이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 다른 2차전지 기업들과 다른 점은 분리막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세계에서는 아사히카세이·도레이에 이어 세 번째로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리튬이온 2차전지 분리막 [출처SK이노베이션]

분리막은 수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의 얇은 고분자 필름으로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섞이지 않도록 해 전극 간 전기 접촉을 막아준다. 전지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로 쓰이고 있다.

최근 분리막 시장 규모는 2차전지를 필수로 사용하는 전기차 및 IT 기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커지고 있다. 매년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수요가 29% 증가하고 있고 IT 기기 시장 수요도 연평균 9%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인 B3에 따르면 세계 분리막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약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리막은 제조 방법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뉘는데 SK이노베이션이 만드는 것은 습식 분리막이다. 이는 제조비용이 높은 대신 제품 두께가 일정하고 품질과 강도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분리막 시장의 70%는 습식이 점유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아사히카세이·도레이가 주 생산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분리막에 대한 특허 소송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2006년에는 분리막 선두주자였던 도레이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2013년에는 셀가드가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도레이와의 소송 건은 SK이노베이션이 승소했다. 셀가드와의 특허 소송은 지난해 셀가드가 일본 아사히카세이에 인수되면서 흐지부지된 데다 지난해 미국 법원이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된 듯하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시장에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014년 기준 SK이노베이션은 점유율 기준 세계 분리막 시장의 18%로 아사히카세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배출 규모는 1770억원으로 전년대비 276%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에 힘입어 리튬이온 2차전지 분리막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는 청주에 1~3호, 충북 증평에 4~9호 등 총 9개 분리막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산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설비를 연간 1만5000대 수준에서 3만대 규모로 늘린데 이어 올해 3월 추가로 4만대 규모로 증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증평 공장에 라인 2기를 신규로 늘릴 계획이다. 생산 규모는 8·9호기의 8000만㎡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증설로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총 생산능력은 연간 3억3000만㎡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분리막 시장 1위 기업인 아사히카세이와 더욱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이 공장을 증설하는 데는 중국의 배터리 수요 증가도 한 몫 했다. 중국 내에는 습식 분리막 제조사가 없어 주문이 몰린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자동차 쏘울EV·중국 베이징자동차·메르세데스-벤츠 등 총 10개의 프로젝트를 수주, 전체 수주 물량은 7GWh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설이 완료된 후의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면 향후 7년간의 공급 물량을 모두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선수주 후 라인투자 방식으로 100%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국내 경쟁업체 대비 후발 주자다. 하지만 기술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 2위 업체로 지난해 누적 기준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징 자동차와 조인트벤처(JV)를 맺고 BESK를 설립해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기술력이 충분하다면 JV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현재 협력 중인 기업들과도 추가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추후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 성장성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원통형 배터리 생산에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자사 설비로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연지 기자  |  yeonji0764@econovill.com  |  승인 2016.04.18  06: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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