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자동차를 사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저렴하게 자동차를 탈 수 있다. 기존 카 쉐어링(Car-Sharing) 개념이 더욱 더 혁신적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13일 ‘자동차, 소유에서 소비의 시대로’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들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자동차를 ‘소유’ 개념에서 ‘소비’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IT 기술이 발전될수록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이용 현황

▲ 출처=LG경제연구원

지난 2월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승용차 소유자의 50.1%는 주중 승용차 운행 횟수가 2회 이하로 나타났다. 20.5%는 주중과 주말에 승용차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평균적으로 승용차를 소유·유지하는데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78만원 정도로 추정되며 그 중 24만 8천원은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지출하게 되는 소유 비용으로 집계되었다. 즉 자동차를 전혀 사용하지 않더라도 승용차 소유주들은 감가상각·보험료·세금 등으로 매년 상당한 금액 을 차량 소유의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전망한 “무인 자동차의 혁명”에 따르면 자동차는 하루 중 약 4% 시간 동안만 운행되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주차되어 있을 만큼 낭비되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즉 자동차를 소유하면서 굉장히 많은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자동차 활용도는 매우 낮다. 경제적 관점으로 보면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탈 수 있을까?

자동차 공유 서비스 현황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가 매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미 미국의 Zipcar와 한국의 Socar를 비롯해 Uber와 Lyft와 같은 카쉐어링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이들 서비스들은 그 동안 자동차 대여산업의 큰 제약 중의 하나였던 시간·지리적 측면의 서비스 가용성(Availability)을 빠르게 개선하며 급성장 하고 있다. Uber와 SoCar의 경우 매년 306%, 350%(2013~15년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람들이 그 동안 자동차 소유에 사용한 비용을 덜어 주는 동시에 높은 서비스 가용성으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을 경우에 생기는 불편 요소도 줄여준다.

기업들이 운행하는 자동차를 많이 확보함으로써 가용성을 높인다면 비용 증가와 차량 가동률 하락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운행하는 자동차를 적게 유지 하면서도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실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

이처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세 가지 핵심기술이 있다.

첫째, 데이터 분석(Data Analytics) 기술이다. 집카(ZipCar)나 쏘카(SoCar) 등과 같은 렌터카 서비스 기업들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운용하는 자동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수다. 사용자들이 지정된 주차장에서 자동차에 탑승하고 반납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직원의 개입이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차량의 위치 및 상태에 관한 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엔진 토크·연료소모량·엔진RPM 등 차량 자체의 상태 정보를 제공하는 OBD(On Board Diagnostic)정보는 물론 차량의 현재 위치·사용자 정보·결제 정보 등 약 20~30여 가지에 이르는 정보를 차량에 탑재한 전용 단말기를 통해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이용규정 위반 시 과금과 안전을 위한 차량 관리 목적으로 활용된다.

▲ 출처=LG경제연구원

실제로 우버(Uber)는 이러한 수요와 공급 분석을 통한 실시간 가격 변동 시스템인 ‘서지프라이싱(Surge Pricing)’을 적용해 자동차 이용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또한 우버와 리프트(Lyft)는 축적된 서비스 정보를 통해 수요가 집중 된 지역 및 시간대에 상당수의 사용자들이 유사한 동선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발견한 뒤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카풀 서비스 우버풀(UberPool)·리프트 카풀(Lyft Carpool)을 출시하였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사용자들의 수요와 이동 경로를 분석해 차량들의 이동 경로를 유기적으로 조정하여 배치한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일부 구간을 다른 사용자와 동승하는 것을 수용할 경우 이동 시간이 다소 더 걸리더라도 대기 시간과 지불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 우버의 경우 사용자가 카풀 형태의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단독으로 차량을 사용하는 것보다 최대 50%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교한 실시간 정보 분석을 통해 서비스 이용 가격을 전반적으로 크게 낮추고 있는 것이다.

▲ 출처=LG경제연구원

둘째, V2X5 기반의 통신 및 제어 시스템이다. Vehicle-to-Everything을 줄여 표현한 것으로 차량의 위치와 교통 상황 등의 정보를 자동차와 자동차 간(V2V, Vehicle-to-Vehicle)·자동차와 교통 인프라간(V2I, Vehicle-to-Infrastructure)·자동차와 사람간(Vehicleto-Person) 전달/교환하거나 공유하는 기술 혹은 시스템을 지칭한다.

모든 교통 인프라가 연결되어 유기적 조합될수록 더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개인별로 최적화된 이동 경로가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와 스웨덴의 고텐버그(Gothenburg)·오스트리아·독일 등의 유럽 주요 도시들은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개인 소유의 자동차가 필요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실제 수립하여 진행 중에 있다.

셋째는 ADAS(Advanced Drive Assistance Systems)자율주행 등 미래 혁신 기술이다. 최근 빠르게 구현되고 있는 지능형 주행 보조 시스템이나 자율 주행 자동차 등과 같은 기술들을 활용하면 경제적 측면에서 현재 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자동차의 소유 개념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모든 자동차가 자율적으로 운행되게 되면 도시 전체의 교통 흐름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자동차 단위의 제어까지 가능해 지게 된다. 개별 사용자에게는 온디맨드로 최적의 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확한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

딜로이트(Deloitte)에 따르면 소유되지 않고 서비스 형태로 소비되는 자동차 한 대는 평균적으로 4~8대의 소유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도로·주차 시설·차량 판매/정비·보험 등 광범위한 부문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자동차 제조의 패러다임까지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 이승훈 책임연구원은 “물론 이러한 미래 기술들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기술적·제도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기술의 적용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자동차의 소유 개념의 변화는 단지 개개인의 자동차 소유 자체가 변화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 산업과 연관 산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인공지능(AI)무인자동차 등의 출현과 더불어 머지않은 미래에 자동차 산업과 자동차 생활에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