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할랄(Hallal)’은 무슬림인구 18억 인구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식품시장 20%를 차지하고 있다. 먹는 제품에서 시작된 할랄의 범위가 의약품, 화장품, 관광, 금융 등으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중 음식료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의약품' 산업이다. 무슬림의 입을 통해 몸으로 흡수되는 만큼 할랄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 

특히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가 2019년부터 할랄 인증 범위를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할랄 시장 진입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할랄시장의 규모는 약 2조 달러로 전망된다. 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할랄 시장은 연평균 10.8% 수준으로 성장해 2019년에는 3조7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세계 무슬림 인구의 빠른 증가와 더불어 이슬람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따라 급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제품별 시장 비중은 축산업을 포함한 식품분야가 62%로 가장 높다. 그 뒤를 이어 의약품 22%, 화장품 10%, 건강보조식품 6% 순이다.

 

쑥쑥 크는 '할랄 의약품 시장'... 2019년 시장규모 1030억 달러 전망

글로벌 무슬림의 의약품 소비지출은 720억달러에 달하며, 할랄 의약품 시장은 2019년까지 약 1030억달러의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주요 무슬림 의약품 소비시장. 출처=이베스트투자증권 '신이 허락한 무슬림 소비 할랄(Halal)'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한 '신이 허락한 무슬림 소비 할랄(Halal)'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글로벌 무슬림의 의약품 소비지출은 총 720억 달러에 달한다. 개별 국가 중에는 무슬림 인구와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순으로 소비지출이 높다. 또 해외 리서치 업체 DinarStandard 조사에 의하면 2019년까지 할랄 의약품 시장규모는 약103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병진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최대 인구 비중을 차지하게 될 무슬림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대 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무슬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들이 소비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연구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31조 넘는 할랄 의약품 수입 규모...국내 수출 규모는 수입액 1% 미만

지난 2014년 기준 이슬람협력기구가 수입하는 할랄 의약품규모는 10년 새 약 2.1배 증가해 131조 이상의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로 수출하는 국내 의약품 수출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전체 수입액의 1%도 안 된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 1월 이슬람협력기구(OIC, Organization of Islamic Cooperation) 식·의약품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 OIC국가 식의약품 수출입액(2005년, 2012~2014년).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식·의약품 수출입 동향을 보면, 의약품 수입액은 2005년 11조원에서 2014년 22조6000억원으로 2.1배 증가했다. 이는 2005년(55조3000억원) 2014년(131조8000억원)으로 2.4배 증가한 식품 수입액과 비슷한 수치다. 그러나 이들 국가로 수출하는 국내 의약품 규모는 작았다. 2014년 의약품 수출은 약 5000억원으로 이는 OIC 전체 수입액의 1%도 안 되는 식품 수출규모(약9000억원) 보다 낮다.

이에 식약처 관계자는 “OIC 국가로 식품의약품 등을 수출하려면 할랄 인증을 받은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제한적 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업계 최초 할랄 인증, 유유제약·녹십자 두각

국내 제약사들은 이슬람 국가와 교역이 늘어나며 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많지 않다. 국내 의약품 중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은 일동제약과 녹십자, 유유제약 정도다.

일동제약은 할랄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1959년 출시돼 약 60년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유산균정장제(장 개선 의약품) '비오비타'는 국내 유일 할랄 인증기관 KMF(한국이슬람중앙회)로부터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이어 지난 1일 중동지역권의 메이저 제약사인 요르단 제약회사 MS파마와 수출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번 체결을 통해 요르단 현지에 프로바이오틱스, 히알루론산, 항생제 등의 원료 및 완제품을 현지에 공급하는데 합의 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할랄 인증을 취득한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및 완제품, 그밖에 독립형 세파항생제ㆍ세포독성항암제 전용공장 보유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경쟁력이 본 계약은 물론 현지 마케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유제약은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 업계 최초로 현지 법인 유유말레이시아(Yuyu Malaysia, Inc.)를 설립했다. 이를 토대로 현지에 의약품 연질캡슐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과 이슬람권 시장을 겨냥한 연질캡슐을 식물성으로 전환해 생산하는 것을 염두 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질캡슐의 원재료인 동물성 젤라틴은 대부분 돼지 피에서 추출하는데, 할랄 인증을 위해선 제조과정에 돼지고기는 물론 돼지의 피도 섞이면 안 된다.

녹십자는 할랄 인증을 준비 중 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할랄 인증 자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혈액제재를 중동에 수출하고 있어 현재 추진중인 듯 알려진 것 같다. 하지만 할랄 인증이 의약품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할랄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제1의 할랄 시장 ‘인도네시아’...젊은층·건기식 시장 주목해야

전체 인구수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약 87%가 무슬림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가진 국가로 단일시장 기준 세계 제 1의 할랄 시장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로 식품, 화장품, 의약품 수출 시 할랄인증은 권고사항이다. 하지만 오는 2019년부터 할랄 인증 범위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으로 확대된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제품 선정 시 할랄 라벨 부착 여부가 중요하게 작동되면서 미래 할랄산업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의 젊은층의 대다수는 할랄 인증을 매우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여긴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젊은 무슬림(20~30세대) 4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0.16%에 달하는 응답자는 '할랄 인증 제품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BPOM(인도네시아 식약청) 조사 결과, 450명의 대학생 중 87%가 제품 구매 시 할랄인증 라벨을 확인한다고 응답했다. 온라인 서베이 기업인 Jakpat이 최근 인도네시아 젊은 무슬림(20~30대) 4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역시 다르지 않다. 응답자 80.54%가 기존에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할랄인증 라벨이 부착돼 있을 경우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 출처=인도네시아 할랄인증기관(LPPOM-MUI)

인도네시아 할랄인증기관인 LPPOM-MUI에 의하면, 할랄인증 제품 및 기업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기관에 의하면 2014년 인도네시아 내 할랄 인증상품은 6만8576개에 달하며 인증기업만 1만180곳에 이른다. 이는 2010년 2만7121개(인증상품), 692개(인증기업)에 비해 월등히 성장한 수치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는 "지난 2014년 9월 발표된 할랄제품 인증법 개정으로 2019년 부터 음료, 의약품, 화장품, 화학제품 등 특정제품 군에 대한 할랄 인증이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할랄제품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이 부수적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접근하기 쉬운 '건강기능식품' 품목도 눈여겨 볼만하다.

웰빙 트렌드가 할랄과 맞물리자 비무슬림도 할랄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코트라는 "최근 건강한 삶을 위한 웰빙 문화 소비가 높아지며 할랄 제품이 친환경 웰빙이 적합하다는 인식으로 비무슬림에게도 할랄인증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트라 관계자는 "할랄 인증은 이와 같이 종교적인 특수성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수시장 공략의 중요한 마케팅 툴로 자리를 잡는 점에서 우리 관련기업의 더 진지한 관심이 필요하며, 세대별 할랄인증 선호 추이에도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여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