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와 부동산펀드 등을 통한 해외 부동산 간접투자가 초저금리, 저주가 시대를 맞아 수익률에 목말라 있는 투자자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지난 1998년 도입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경기가 침체된 2008년 이후 더욱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해외부동산 간접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소액으로도 해외부동산 투자가 가능하고, 해외부동산 직접 구입 및 관리에 따른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투자 기간을 제한하는 일부 펀드상품을 제외하고는 현금화하기가 쉬워 자금 유동성도 높은 편이다.

반면 해외부동산 간접투자의 단점은 펀드 수수료 등 간접투자에 따른 비용이 발생되고, 투자 성공에 따른 수익 보상 부분이 자산운용사 등 여러 관계자들의 참여로 직접투자에 비해 낮은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해외부동산 펀드시장 ‘폭풍성장’ 중

해외부동산 간접투자 방식은 법령과 자산운용 방법에 따라 크게 리츠(REITs)와 부동산펀드로 구분된다.

해외부동산 펀드는 해외의 리츠상품에 대한 재간접 또는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에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방식이다. 부동산종합서비스회사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해외투자 펀드 비중은 전체 펀드 설정금액 대비 46.4%(2조원 규모)로, 도입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설정 건수나 설정 금액도 모두 2012년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별로는 현대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에프지자산운용 등이 5건 이상으로 선전하며, 해외부동산 투자에 전문적으로 특화된 모습을 보였다.

송기욱 젠스타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오피스 거래시장이 공실률 및 거래가격 상승으로 전반적으로 침체되며, 해외 부동산 투자로 다변화를 꾀하는 양상이 적극 두드러진 한 해였다”며, “이는 곧 냉랭해진 국내 거래시장 분위기를 해외 부동산 투자로 돌파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해외부동산 경제연구소 왈튼코리아가 조사한 ‘최근 3년간 해외부동산 펀드 수익률 분석’ 결과에 따르면, 3년간의 투자수익률을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피 200의 경우 각각 17.91%, 15.42%인 데 반해, 서유럽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하는 해외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은 90.33%로 코스피 수익률의 5배에 이르고 있다. 일본 부동산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하는 해외부동산펀드 수익률도 90.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시열 왈튼코리아 대표는 “최근 우리나라 주식 및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부진했던 것과 달리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해외부동산 자산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주요 국가들의 리츠시장이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펀드 형태의 해외부동산 투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말 현재 전체 부동산펀드 중 해외펀드의 비중은 33%, 사모펀드의 비중은 97%에 달한다. 이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이 비(非) 증권형 투자수단 중에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부동산에 집중하면서부터다. 실제 지난 2014년 국민연금의 대체투자액(46조6000억원) 가운데 부동산 비중은 39%에 달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실물자산 공급이 줄면서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과 해외 부동산으로 관심을 갖는 펀드가 늘고 있다”며 “다소 번거로워도 국내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환금성·유동성 높은 해외리츠 주목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투자해 모아진 투자 자금을 이용해 해외의 주택, 오피스빌딩, 상가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인 리츠(REITs)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1월 기준)된 11개 글로벌리츠펀드 가운데 8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다. 한화글로벌프라임상업용부동산이 연간 8.59% 수익률로 가장 높았고, 키움블루랜드글로벌부동산과 하나UBS글로벌리츠부동산이 같은 기간 각각 5.08%와 4.97%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2%였다.

실제 글로벌리츠펀드의 지난 3년 평균 수익률은 18.25%로 연 6% 이상 수익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제로인 관계자는 “글로벌리츠펀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미국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 수익률이 다소 주춤했지만, 지역별로 수익 편차가 컸던 여타 해외상품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했다”며 “미국이 점차 경기회복 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문시열 왈튼코리아 대표는 “투자 자금의 환금성과 유동성에 비중을 두는 투자자라면, 해외 리츠상품에 직접 투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반면 해외 리츠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경우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리츠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부동산 간접투자, 알면 ‘돈’, 모르면 ‘독’

이처럼 저금리 기조 속 주목받는 리츠와 부동산펀드지만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수익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부동산 간접투자는 직접투자에 비해 적은 돈으로 여러 곳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투자가 이뤄진 국가나 해당 지역에 경제 위기가 닥칠 경우 투자에 따른 큰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해외부동산 간접 투자 시 ▲국가별 경제상황 ▲매수 타이밍 ▲분산투자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리츠나 해외부동산펀드 등 해외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은 각 국가의 경제성장률, 산업 생산 및 출하, 물가상승률, 수출입실적 등 실물지표와 시중금리, 회사채 수익률, 통화지표 등 금융지표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문시열 왈튼코리아 대표는 “해외부동산 간접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 대상 후보국이 선정되면 해당국의 경제 관련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 장단기 변수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 후 전환점이 될 만한 계기나 상황들을 체크해 투자의 실행과 투자의 회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해외부동산 간접투자의 경우 직접투자와 마찬가지로 매수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2000년대 중반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의욕적으로 출시한 중국 관련 펀드가 중국 내부 정책 변화와 세계경제 위기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며 중국 관련 펀드상품의 투자수익률이 급격히 무너져버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 대표는 “투자 대상 국가나 지역 등을 아무리 잘 선택하더라도 매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선택하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 없다”며, “해당 국가 간접투자상품이 과열 양상을 보이거나, 해당 국가가 경제 위기 초기 국면에 진입해 평상시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싸졌다는 착각에 급하게 투자를 선택하게 되면 추가 하락에 의해 큰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해외부동산 직접투자와 비교해 간접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돈으로 여러 곳에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위험분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제적인 유대 관계가 적은 지역, 예를 들어 미국과 캐나다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보다 아시아 지역 국가와 북미 지역 국가로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 시 어느 정도 위험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