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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사이드] 협업 시너지 플랫폼이 된 스마트폰스마트폰 전쟁 묘수? ‘손에 손잡고’ 전략
▲ 사진=박재성 기자

‘포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요약해주는 단어다. 지난 10년 동안 가파르게 성장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엊그제는 블루오션이었는데 이젠 레드오션을 얘기한다. 신흥시장 수요가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포화’까지는 시간문제라고들 말한다.

레드오션에 다다를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기 마련이다. 무려 1300여개 휴대폰 제조사가 시장에서 난전을 벌이고 있다.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다. 시장 재편이 일어날 시점이다.

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때다. 경쟁사보다 앞서나가기 위한 차별화 지점을 만들어내는 게 관건이다. 최근엔 다른 분야의 회사와 협력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스페셜 에디션’을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사례는 예전부터 존재해왔다. LG전자와 프라다부터 블랙베리와 포르쉐의 협업까지. 또 최근 갤럭시S6 아이언맨 에디션까지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겠다.

▲ 출처=블랙베리

이들은 제품의 외양적인 측면에 매력을 더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최근 협업 트렌드는 조금 다르다. 외양뿐만 아니라 기능 측면까지도 협업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스마트폰 스펙 상향평준화 시대에 경쟁사보다 한 발짝이라도 앞서나가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다.

스마트폰의 본질은 ‘확장성’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새로 설치해 기능을 계속 추가할 수 있다.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차원의 협력을 통해 ‘확장성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시도가 레드오션을 벗어나기 위한 비책이자 묘수가 될지 주목된다.

‘전설의 명기’ 라이카를 품다

지난 2월 화웨이가 라이카와 손잡았다. ‘라이카’ 이름 석 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라이카가 어떤 회사인가. 100년 넘는 전통을 지닌 카메라 업체다. 카메라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한 번쯤 사용해보고 싶어 하는 최고 명품 카메라를 생산하는 업체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위해 뭉쳤다. 라이카는 지금껏 값비싼 하이엔드 제품만 생산해왔다. 그런 까닭에 누구에게나 허락된 브랜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협력으로 라이카의 기술력을 스마트폰에서도 만나볼 길이 열렸다. 두 회사는 연구개발·디자인·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화웨이와 라이카의 협업 결과물은 예상보다 빨리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개하기로 한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화웨이 P9에 라이카 카메라 탑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유출된 P9 후면 이미지를 보면 제품 상단 카메라 옆에 라이카 브랜드 로고가 박혀 있다.

▲ 출처=화웨이

라이카와의 협력으로 화웨이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분명하다. 지난해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다만 여느 중국 회사들처럼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화웨이도 이를 인지하고 올해는 더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지점에서 라이카의 명성은 해외 진출 ‘황금 티켓’이 될 수 있다. 중국 업체의 부족한 해외 인지도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카메라 기능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화웨이에겐 호재다. ‘라이카’라는 절대반지를 손에 쥐고 있으니 무서울 게 없다.

라이카로서도 새로운 기회다. “화웨이와의 기술 제휴는 광학 분야에서 이미 검증된 라이카의 전문지식을 새로운 제품군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올리버 칼트너 라이카 CEO의 말이다.

▲ 출처=라이카

협업 플랫폼으로서의 스마트폰

LG전자도 협업에 있어서는 ‘오픈 마인드’다. 알다시피 LG전자는 마케팅 역량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해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었다. 논란이 생겼을 당시 LG V10의 번들 이어폰인 ‘쿼드비트3’가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크게 강조하지 않았지만 이 이어폰은 특별했다. 오스트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음향기기 업체 AKG가 튜닝을 맡았기 때문이다. ‘마케팅 논란’은 차치하고 이 역시도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협업 사례로 볼 수 있다.

이후 LG전자는 차기 프리미엄 제품인 G5에서 더 극적인 협력 방식을 창안해냈다. G5는 제품 하단에 ‘매직슬롯’을 채용한 ‘모듈식 스마트폰’이다. 여러 가지 모듈을 장·탈착이 가능한데, 어떤 모듈을 장착하느냐에 따라 추가되는 기능이 달라진다. 스마트폰의 확장성을 극대화한 셈이다.

매직슬롯은 일종의 협력 플랫폼이다. 여러 회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이다. 일례로 LG전자가 G5와 함께 선보인 ‘뱅앤올룹슨(B&O)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보자. 덴마크 음향기기 업체 B&O과 협업을 통해 탄생한 모듈이다.

G5에 이 모듈을 장착하면 32비트·384kHz 고해상도 음원 재생이 가능해진다. 네이티브 DSD 기능 구현으로 손실 없는 음원 재생도 실현해준다. G5가 B&O 모듈을 만나 스마트폰을 넘어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에 필적하는 기기로 ‘진화’하는 것이다.

끝이 아니다. 모듈 방식의 핵심은 ‘확장 잠재력’이다. 아이디어와 실현 능력만 있다면 스마트폰은 여러 갈래로 진화할 수 있다. LG전자가 자체 모듈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B&O 모듈 사례처럼 각양각색의 협업 여지가 있기에 그 잠재력은 더욱 크다.

“B&O과의 협업은 스마트폰 오디오를 두고 소비자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려는 전략적 행보이며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입니다.” LG전자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의 말이다.

▲ 출처=LG전자

누가 누구와 손잡고 레드오션 탈출할까

스마트폰은 협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수십 년을 한 우물만 판 전문 업체들의 노하우와 솔루션을 이 창구를 통해 빨아들이고 있다. 이는 단기간에 제품 경쟁력을 집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도약적 진화’를 가능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한 대기업이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을 인수해 경쟁력을 순식간에 보강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스마트폰을 협업 플랫폼으로 삼는 것은 각 제조사 차원에서는 자사 제품 경쟁력을 보강하는 전략에 머물 수 있다. 더 큰 흐름에서 보면 이런 전략은 스마트폰이라는 ‘이미 성숙한’ 디바이스의 생명 연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가능성의 차원이며, 이 역시도 썩은 동아줄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지난 4일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릿수인 7%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12% 수준이었다. 업계에는 ‘좋은 시절 다 지나갔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희망이 없는가?

‘생명 연장’을 위해서 새로운 동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협업 플랫폼 전략은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는 ‘누가 누구와 손잡느냐’에 주목되는 상황이다. 화웨이와 라이카의 협업을 능가하는 ‘환상의 한 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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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성 기자  |  jojae@econovill.com  |  승인 2016.04.06  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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