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신흥국가를 벗어나 사회보장 시스템을 갖춘 중진국에 들어서면서,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일이 해결되다 보니 이제는 온통 건강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때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를 선진 문명의 척도로 착각했는데, 이것이 우리 식단에 긍정적 작용도 했지만 나쁜 영향도 끼쳤다. 특히 이 같은 인스턴트 식문화를 무작정 추종함으로써 한국인의 사고뿐만 아니라 체형을 서구화시켰다. 그 가운데 비만은 가장 안 좋은 서양식 식문화의 모델 중 하나라고 본다.

비만은 외모뿐만 아니라 인체의 내분비 균형을 무너뜨리며 생활습관병뿐만 아니라 각종 암을 비롯한 척추신경계 등에 다양한 질병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성세대의 생활습관 가운데는 어려서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할 때면 유교의 영향을 받은 때문에 대체로 식사 중에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예법으로 전해져 왔다.

그런데 요즘은 식사 중 텔레비전을 본다든지, 신문을 본다든지 혹은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얼마나 먹는지 모르기가 일쑤다. 또 음식을 천천히 씹어서 먹도록 절제하는 데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데, 서양처럼 자유스럽게 이야기하며 오랜 시간을 먹다 보니 역시 얼마나 먹는지, 무엇을 먹는지 조절하지 않고 과식을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자동차 문화의 대중화로 이동수단이 발달한 데다, 부엌을 비롯한 일상의 활동공간도 몸을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어진 탓에 잉여의 에너지가 남아돌아 비만을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체질에 관계없이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 가운데 유산소 운동으로 오랫동안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걷기이다. 걸을 때 우리 몸에서 가장 긴 근육을 움직여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파워 워킹(Power Walking)’이라 하여 팔을 앞으로 이마 높이까지 많이 올리며, 좀 큰 보폭으로 빨리 걷기를 40분 이상, 되도록 저녁시간에 하는 것이 가장 비용을 안 들이고 효율적인 다이어트법이다. 40분 이상 이마에 땀이 날 정도로 걸어야 지방이 분해된다. 필자도 이런 방법으로 2주 만에 8㎏ 가량 체중을 빼본 적이 있다. 단점은 재미가 없어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효과적인 다이어트는 위를 비롯해 소장·대장을 18시간 동안 비우는 ‘간헐적 단식’이다. 즉 저녁을 오후 6시에 먹고 다음날 낮 12시까지 장(腸)을 비우면 잉여지방이 분해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손상된 장 점막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너무 오랜 시간 위를 비우면 위 점막이 깎여서 위염이 악화될 수 있으니, 우뭇가사리를 끓여 냉장고에 식혀 만든 ‘우뭇가사리 묵’을 아침식 대용으로 먹어 공복의 장을 보호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다.

또 다른 방법은 ‘기공조율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우선 눕거나 의자에 앉아 ①양손을 합장하고 손바닥 한가운데(노궁혈)와 양쪽 눈썹 사이 미간이 합쳐지는 곳(인당혈)에 맞추고 5㎝쯤 거리를 둔 상태에서, 마음속으로 ‘나는- 살을- 빼야- 한다’를 천천히 외운다 ②목 밑의 양쪽 쇄골 사이 중앙(천돌혈)에 양쪽 다섯 손가락의 끝을 모으고 몸에서 5㎝ 가량 떼고 역시 ‘나는- 살을- 빼야- 한다’를 로 음송한다 ③양쪽 귀 밑에 양쪽 다섯 손가락의 끝을 모아 몸에서 5㎝쯤 떼고 역시 ‘나는- 살을- 빼야- 한다’를 속으로 되뇌인다 ④양쪽 눈썹 끝 양쪽 관자놀이(태양혈)보다 약간 올라간 곳이 인당혈과 평행한 높이에 양쪽 손끝을 모아 몸에서 5㎝ 정도 두고 똑같이 ‘나는- 살을- 빼야- 한다’를 외운다. 이 4가지 동작을 6차례 이상 반복한다. 이는 미국의 알렉산더 로이드와 벤 존슨의 <힐링 코드(Healing Code)>를 변형한 방법으로, 모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 필자가 비만의 원인은 체질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 바 있지만 그와 관계없이 이 방법을 모두에게 좋다.

그러나 특별히 체질별로 우선순위를 추천한다면 태음인은 ‘파워 워킹’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소음인은 ‘간헐적 단식’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소양인은 ‘기공조율법’에 많은 시간을 집중해야 한다.

‘비만은 몸과 마음을 비우는 수행’이라 생각하고, 가능하면 향신료가 없는 사찰음식과 같은 담백한 음식을 먹으면서 식소재의 참맛을 음미하며 식사하는 것을 권한다. 자신이 몸소 땀을 흘리지 않고서는 지방을 분해시킬 방법이 없다는 각오로, 스트레스 지우기에 ‘열혈도전’해야 비만 탈출에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