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재규어코리아

재규어의 기세가 무섭다.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세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전시장·서비스센터를 최근 급격히 늘렸다.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며 사후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분당에 신규 트레이닝 센터를 열며 전문 인력을 모으고 있다. 올해 들어 뉴 XJ와 뉴 XF 등 굵직한 신차를 내놨다. ‘믿는 구석’이 있기에 가능한 광폭행보였다.

 

‘전쟁터’ 나선 XE

재규어가 지난 2015년 출시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XE’가 그 주인공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특히 경쟁이 치열한 ‘C세그먼트 세단’ 전쟁터에 나선 선봉장이다.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한 그룹이다. XE는 자신만의 개성을 한껏 발휘하며 소비자들에게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 출처 = 재규어코리아

재규어의 엔트리 모델이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670㎜, 전폭 1850㎜, 전고 1415㎜, 축거 2835㎜다. BMW 3시리즈보다 전체적으로 25~40㎜ 정도 크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전고는 14㎜ 더 낮다. 브랜드 패밀리룩을 그대로 계승했다. 얼핏 보면 상위 모델들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재규어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남성미 넘치는 외관을 지녔다는 평가다.

재규어는 이 차를 소개하며 줄곧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수식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유가 있었다. 실내 공간이 상당히 쾌적했다. 꽤나 고급스러운 재질의 마감재를 사용, 품격을 높였다. 고급 윈저 가죽이다. 파노라마 선루프의 경우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됐다. 곳곳에 메탈 재질을 적용해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트의 착좌감은 수준급이었다.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크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재규어 특유의 기어봉이 눈길을 잡는다. 시동을 켜면 동그란 버튼이 튀어 오른다. 버튼을 좌우로 돌려 기어를 조작하게 된다.

▲ 출처 = 재규어코리아

스포츠 세단이란 무엇인가

재규어는 이 차를 ‘스포츠 세단’이라고 정의한다. 운전의 재미를 잡은 세단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차량에 탑승하면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낮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낮은 전고 탓에 땅에 달라붙은 느낌이 더욱 강하다. 기자가 시승한 20d 모델은 2.0ℓ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m의 힘을 낸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도로로 나섰다. 초반 가속력은 놀라울 정도다. 1670㎏의 경량화 차체는 시작부터 무섭게 내달린다.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8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빠른 가속감이 느껴진다. 고속 주행 중에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재규어의 기술력이 총집약됐다. 차체의 75% 이상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동급 최고 수준이다. XE가 가벼운 몸놀림을 보일 수 있었던 배경이다.

▲ 출처 = 재규어코리아

재규어 최초로 새로운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도입됐다. 실제 코너에서 꽤나 날카로운 핸들링 감각을 보여줬다. 스포츠 세단인 만큼 후륜구동 방식이 장착됐다. 후륜 차량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전륜에 비해 연비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가속·핸들링 성능은 우수하다는 것. 이 때문에 대부분 스포츠카들은 후륜 구동 방식을 고수한다. 재규어 XE 역시 충분히 만족스러운 달리기 성능을 보여줬다.

이 차의 공인복합연비는 14.5㎞/ℓ다. 도심에서 12.6㎞/ℓ, 고속에서 17.6㎞/ℓ의 효율을 낸다. 후륜 방식이긴 하지만 차체 경량화를 통해 연비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행 간 실연비도 나쁘지 않게 나타났다. 3일여간 차를 탄 뒤 약 15㎞/ℓ 정도의 성능을 보여줬다. 흐름이 원활한 도로에서 80~90㎞/h로 정속 주행을 할 경우 순간 연비는 20㎞/ℓ 수준까지 올랐다.

▲ 출처 = 재규어코리아

스포츠 세단의 DNA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프리미엄 모델이다. 운전자의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패들시프트를 양손으로 열심히 조작하다 보면 어느새 서킷에 올라가고 싶다는 욕구가 올라온다. 가격은 2.0d 모델이 4710만~5450만원, 가솔린 모델이 4750만~68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