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곳. 이름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 섬. 바로 제주도다.

이 섬이 꿈틀대고 있다. ‘탄소 없는 섬’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것. 2030년까지 도내 차량의 100%를 전기차로 바꾸고 전력 공급 역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겠다는 게 골자다. 친환경의 ‘끝판왕’인 셈이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2016년 3월 18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개막한 날이기 때문이다.

순수 전기차만을 이용해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 대회가 유일하다. 올해 행사는 같은 달 24일까지 총 7일간 일정으로 진행됐다.

현장은 뜨거웠다. 말 그대로 전기차의 향연이었다. 국내외 145업체가 참여해 355개 부스를 꾸몄다. 신차발표회, 기업상담회(B2B), EV 프리뷰, PR 쇼, 고객 대상 시승행사 등 볼거리·즐길거리도 다양했다.

1·2회에 비해 규모가 훨씬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년과 비교해 참가 기업은 73개에서 145개로 많아지고, 부스는 279개에서 355개로 늘었다. 사업비 투자 규모도 22억원에서 30억원으로 커졌다. 국제 표준 규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포뮬러-E 로드쇼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잡았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주최 측은 바쁘게 움직였다. 벌써부터 내년 엑스포를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대환 국제전기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100여년간 ‘동면’해 있던 전기차 시장이 깨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경이나 상해의 스모그·매연 등을 보면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특히 직접 차를 몰아볼 수 있는 시승행사장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상용차 업체를 제외하면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BMW, 닛산 등이 행사장에 시승 코스를 준비시켰다. 차를 타본 이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승차감이 더 좋은 데다 운전의 재미도 쏠쏠하다는 내용이었다.

다가올 미래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2030년 제주도의 모습이 그려졌다. 눈앞으로 다가온 ‘전기차 시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 비단 제주도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