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의 하루 일과

직장인 김 모(서울 동대문구) 씨는 오전 6시에 기상한다. 그는 음악사이트 ‘멜론’에서 다운받은 노래를 알람으로 들으며 일어난다. 그는 잠을 확실히 깨기 위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걸그룹 뮤직비디오를 감상한다. 최근에는 ‘여자친구’와 ‘러블리즈’를 즐겨 본다. 특히 멤버 개개인을 찍은 ‘직캠’ 영상을 보면서 안무를 자세히 보기도 한다. 출근길에서 그는 지하철에서 짬을 내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 넷마블의 히트작 ‘모두의 마블’을 한다.

출근 후 점심시간. 그는 식사 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TV캐스트’로 간단한 자투리 영상을 시청한다. 주로 tvN의 프로그램인 <집밥 백선생>이나 M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본다. 퇴근 후 그는 멀티플랙스 영화관인 CGV를 방문해 평소 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인 <주토피아>를 봤다. 집에 돌아와서 김 씨는 넥슨의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을 실행시켰다. 다음 달에 있을 친구들과의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그는 밤 12시까지 연습했다. 김 씨가 이날 하루 종일 이용한 미디어콘텐츠는 음악, 동영상, 모바일 게임, TV, 영화, PC게임 등 6가지나 됐다.

음악, 영화, TV 드라마 등을 제작하는 미디어콘텐츠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성장 동력 부재로 부진한 실적을 거두는 기존 산업과는 달리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소비로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웃나라 중국의 문화확대 정책으로 국내 콘텐츠산업도 동반성장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콘텐츠 산업 매출액 100조원 시대

문화체육관광부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100조원, 수출액은 57억달러로 추산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증가했으며 수출액은 8% 확대됐다.

만화의 경우 지난 2014년 매출이 8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2.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음악의 경우 4조6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3.9% 늘었다. 영화는 4조9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방송콘텐츠는 15조8000억원에서 16조6000억원으로 확대됬다. 캐릭터 분야 역시 9조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8.7% 늘었다.

게임산업의 경우 2013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0.3%)을 기록했지만 2014년에 플러스 성장(2.6%)으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완만한 성장세로 전환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임콘텐츠 수출액은 2014년에는 전년 대비 9.5%, 2015년에는 6.9% 증가한 31.8억달러로 추산돼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의 수출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캐릭터(8.7%), 영화(8.5%) 등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문화콘텐츠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기획부터 소비, 이를 뒷받침하는 인력 양성 및 기술 개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출범했다.

문체부는 오는 2017년까지 문화창조융합벨트의 6개 거점을 구축해 융복합 킬러 콘텐츠가 창작되는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만3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어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문체부 측은 설명했다.

중국 문화 시장 성장… 새로운 호재

특히 중국의 문화 산업이 급성장하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우리나라 콘텐츠 업종의 수혜가 전망된다.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을 강타한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 대표적인 예다. 드라마 제작사 ‘NEW’는 지난 2014년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愛奇藝)’에 <태양의 후예> 판권을 국내 드라마 중 최고가인 회당 150만위안(약 3억원)에 판매했다.

NEW는 이미 제작비 130억원을 모두 회수했음은 물론, 음원과 추가 판권 판매, 러닝개런티 등으로 현재 100억원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드라마 인기가 지속될 경우 관련 수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사인 NEW의 주가는 <태양의 후예>의 방송 직전 1만550원에서 3월 25일 기준 1만6000원까지 상승했다. 약 50% 상승해 시가총액만 1400억원이 늘었다.

중국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의하면 중국의 문화산업은 과거 10년 동안 연평균 21.6%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9.7% 성장한 GDP 증가율을 훨씬 상회한다.

중국의 문화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소득수준 증대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1인당 GDP가 4000달러에서 2만 달러 사이(60년대 말~80년대 말)에 문화소비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지난해 1인당 GDP가 80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문화 소비가 고성장할 수 있는 구간에 이미 진입한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문화산업 육성 정책에 콘텐츠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13.5계획 건의문’에서는 “문화산업을 국민경제의 기간(支柱)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명확하게 언급했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문화 시장의 성장은 한국에게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국내의 포화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생존의 기술을 습득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보유한 상위사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방송 시장도 이미 온디맨드(On-Demand) 니즈 강화에 따라 뉴미디어 시장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드라마 라인업의 시청률 고공 행진은 해당 슬롯(Slot) 광고단가 할증뿐 아니라, 결합상품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등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