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연일 강경한 ‘매파적’ 어조로 4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내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 이어 24일(현지시간) 오전 연설에서도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내달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발표될 가능성을 함의한 것이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23일 “미국 경제가 계속 개선된다면 연준은 다음달 금리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커 총재는 올해 연준이 2차례 이상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른 연준 총재들도 한 목소리로 금리인상을 제촉했다. 지난 21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있었던 연설에서 “현재 경제 지표는 이르면 4월 말에 추가 조치에 나서는 것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4월 금리 인상설에 힘을 줬다. 같은 날 ‘비둘기’로 분류되는 존스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중앙은행장 역시 경제지 마켓뉴스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4월이나 6월이 반드시 금리가 인상될 있는 시기라고 전망했다.

불라드 총재를 제외한 하커 총재와 록하트 총재, 윌리엄스 총재 모두 중도 혹은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 세 명은 올해 FOMC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올해 FOMC 의결권을 갖고 있는 불라드 총재는 앞서 “고용 지표가 강력한 것을 보아 노동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며 “(연준이) 4월 중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내달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다음주 강력한 고용 지표 보고서와 견고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 미국 실업률과 물가 추이. 출처=블룸버그, 국제금융센터

그는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라드 총재는 "올해 미국 실업률이 4.5%로 더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내년까지 2%를 넘을 것"이라며 전하기도 했다. 

연준에서 흘러나온 이 같은 매파적 발언으로 달러와 유가, 금값 등이 일제히 흔들렸다. 당초 4월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본. 투자자들의 마음이 움직였던 것이다. 시장이 보는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나타내는 시장리서치기관 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23일 기준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14%였다. 24일 현재는 12%로 여전히 낮지만 전날의 7%에 비해 2배가 많아진 것이다. 연방기금금리의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무려 43%로 나타났다.

사실 작년 12월 역사적 금리인상 발표를 기점으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과 학계, 시장참여자의 시각차는 컸다. 지난 16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0.5%로 동결하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당초 12월 회의 때의 절반인 2회로 제시했다. 이 때문에 그간 경제학자들은 4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시장은 4월 인상은 어려우며 6월 금리인상 확률도 37% 정도로 예상해왔다.

▲ 출처=CME그룹 

비안코 리서치 대표 짐 비안코는 미국 경제지표는 개선 추세이나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충실하도록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어려움을 겪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최고 투자책임은 블룸버그를 통해 “금리인상 방향이 늦는 것보다는 이른 게 낫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 등을 감안해 완화적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확대 시 금리인상을 우선시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미국은 고용지표 등 실물경제 개선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 생산성 둔화 등 리스크도 상당하다는 것이 월가의 시선이다. JP모건의 미국 이코노미스트 밥 멜번은 향후 2년간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50%이며 성장률이 2%에 미달할 소지가 있다고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