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기간 지지부진했던 지역 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이 지난해 부동산 훈풍이 불면서 다시 회복기미를 보였지만 집단대출규제로 급속하게 다시 얼어붙고 있다.

지역 주택조합 아파트는 지난 90년대 후반 한창 인기를 끌다 사업지연과 조합사기 기승으로 설립인가가 급감하면서 10여년간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이점 때문에 매기가 몰리면서 조합설립이 살아났다.

집단 대출규제 여파 어디까지?

지난해 주택시장 호황기로 반짝 활기를 보였던 지역주택 조합 아파트 사업이 한풀 꺾인 주택시장과 함께 나란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시행된 집단대출 규제로 사업성이 불투명해진 지역이 증가했고, 조합원 모집이 답보상태에 빠진 곳이 속출하고 있는 것. 사업지연이 길어진다는 것은 분양가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향후 미분양 가능성도 높아져 사업전반 리스크가 커지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어 우려가 커진다.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 6월까지 전국 지역주택조합은 155개, 7만 5970세대에 대한 조합설립이 인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것은 2010년 이후 주택조합설립이 크게 늘었고, 작년 상반기에는 무려 조합 33개, 2만 1431세대에 대한 조합설립이 인가됐다. 대출규제 영향이 있기 전 상황은 좋았다.

▲ 지역주택조합 사업계획승인 추이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일반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지역주택조합 사업장도 집단대출 규제를 받아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도 있다"라고 말했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도 "조합원이 50%이상 모집이 돼야 설립인가를 받는데 일정수준 이상을 모으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었다"라며 "시공예정사가 자주 바뀌는 이유도 그만큼 시공사들이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안 연구원은 "서울시내 역세권이라고 사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며 "역세권은 땅값자체가 워낙 비싸서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도시는 땅값이 비싼 만큼 상대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시 지역주택조합 현황 자료에 따르면 근 10년간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30개, 약 1만여가구에 불과하다.

인가 신청 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가급적 피해라

조합원이 제대로 모집이 되지 않았거나 토지 확보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사업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조합원이 사업지체에 따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거나, 사업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서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투자시 조합설립인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인가를 받은 사업지는 투자 안정성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 세대수의 50% 이상의 조합원이 모여야 하고, 건설 부지의 토지사용승낙서가 80%가 완료돼야 조합설립인가 접수가 가능하다. 이러한 조건에 충족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사업부지가 지구단위계획 도시계획시설상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용도로 변경되어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 좌초되는 사업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투자할때 사업진행 상황과 입지, 주거환경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라며 "인가 신청 전이거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업무대행사 측이 조합원 모집을 분양인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하지만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보통 일반 분양분보다 3.3㎥당 200~300만원 저렴하고 통상 10~20년이 걸리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비해 추진속도가 훨씬 빠른 장점이 있다. 주택건립 예정 부지의 다수를 선(先)확보한 사업장의 경우에는 추진위 단계부터 사업계획승인까지 1~2년 내에도 가능하다. 더욱이 일반 분양아파트는 청약통장이 필요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지역주민이기만 하면 조합원 자격을 갖출 수 있다.

지역주택사업에 주력해온 서희건설 관계자는 "조합원이 70~80% 모인 상태나 사업승인이 난 후 착공이 진행되기 때문에 집단대출 승인에도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지역주택조합 장,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