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플래그십(Flag-ship)은 해상 함대전투에서 ‘지휘관 깃발’이 꽂혀있는 대장선(大將船)을 의미한다. 마케팅 영역에서의 플래그십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품’을 뜻한다. 이는 업체가 모든 품목에 동일한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소비가 일어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는 플래그십 마케팅이 일반화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식품 유통업계에서의 플래그십 마케팅이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일당백(一當百), 전체 이끄는 ‘하나’  

농심의 ‘신라면’은 플래그십 마케팅의 전형적 사례 중 하나다. 농심에서 만드는 라면의 종류는 수십 가지에 달하지만 그 중에서 마케팅으로 가장 부각되고 있는 것은 신라면이다. 즉, 신라면은 농심의 플래그십 상품인 셈이다. 현재까지도 국내 라면시장에서 신라면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여기에서 비롯된 긍정적 이미지는 농심의 다른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하이트진로’가 있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은 1933년 설립된 ‘조선맥주주식회사’다. 조선맥주의 주력제품 ‘크라운맥주’는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경쟁사의 OB맥주에 항상 뒤쳐졌다. 그러다가 1993년 출시한 신제품 하이트맥주로 국내 맥주시장 정상탈환에 성공했다. 이에 조선맥주는 지난 65년간 사용하던 기업명을 주력상품의 이름에서 딴 ‘하이트맥주주식회사’로 바꿨다. 같은 맥락으로 하이트맥주는 2011년 주류업체 진로와 합병하면서 사명은 ‘하이트진로’로 바뀌었다. 이는 주력 제품을 회사명과 같게 해 플래그십 마케팅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 사례로 남았다.  

홍보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플래그십 스토어는 말 그대로 플래그십 제품을 통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여기에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확인한 특정 상품의 콘셉트가 반영된다. 해당 제품의 판매는 물론 제품의 특성을 활용한 주변 상품과 다른 제품군을 판매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다. 매장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기대하는 것 보다는 ‘이미지 메이킹’이 가장 큰 목적이다.  
   

▲ 빙그레 플래그십 스토어 '옐로우 카페'. 출처=빙그레

식품업체 빙그레는 현대시티 아울렛 동대문점에 자사의 주력상품 ‘바나나맛 우유’의 플래그십 스토어 ‘옐로우 카페’(Yellow Cafe)를 11일 오픈했다. 옐로우 카페에서는 바나나맛 우유를 주재료로 한 라떼‧쉐이크 등 음료 및 아이스크림과 함께 바나나맛 우유 기념품 및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옐로우 카페를 통해 바나나맛 우유 브랜드를 강화함과 동시에 고객들에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태제과는 자사의 과자 브랜드 제품들의 홍보를 염두에 둔 카페 '해태로'를 오픈했다. 지난 1월 홍대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현대시티 아울렛 동대문점에 2호점을 열었다. 해태로에서는 해태제과의 장수 제품 홈런볼‧오예스‧후렌치파이 등과 더불어 2015년 최고의 히트상품 ‘허니버터칩’ 콘셉트의 다양한 메뉴들을 판매하고 있다.

효과적 마케팅, 그리고 ‘몰빵’ 리스크  

메인 브랜드의 인기를 활용한 플래그십 마케팅 운용은 효율적이다. 그러나 실행에 따른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업체의 브랜드 이미지가 집중된 품목과 관련한 사고가 발생하면 이로 인한 부정적 파급효과는 해당 상품의 판매 감소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지난 2004년 발생한 ‘쓰레기 만두’(25개 식품회사가 단무지 공장에서 폐기되는 무 조각을 납품받아 만두소로 사용했다고 발표한 사건) 파동은 냉동 만두를 제조하는 수많은 식품업체의 매출을 급감시켰고, 몇몇 소규모 업체들은 도산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 지난해 초 발생한 ‘가짜 백수오’ 사건은 건강식품 업계 전체의 침체와 더불어 백수오 농가에 엄청난 손해를 가져다줬다. 일련의 사건에서 플래그십 상품에 대한 마케팅 비중이 높았던 업체들의 피해는 훨씬 더 컸다.

이에 대해 마케팅 전문가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따라서 업체가 플래그십 마케팅을 제품에 적용할 때에는 리스크에 대한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다수의 품목들을 생산하는 것이 결론적으로 가장 좋은 마케팅 방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