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목적은 이익이 아니다> 요코타 히데키 지음, 임해성 옮김, 트로이목마 펴냄

 

일본 기업 넷츠토요타난고쿠의 성공방식에는 그냥 '흘려들어야 할' 대목들이 적지 않다. 오랜 세월 육성된 조직에서나 가능한 것들이라 업력이 일천한 중소기업들로서는 모방조차 무리할 수 있다. 더구나 한일 양국의 문화적 이질성을 감안하면, 귤화위지(橘化爲枳)처럼 성급한 이식(移植)이 도움은커녕 조직 내 혼란만 야기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30여년 양(量)보다 질(質)을 추구해온 요코타 히데키 CEO의 집요함만큼은 양적 성장에 매달려온 한국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1980년 설립된 넷츠토요타난고쿠는 토요타자동차의 300여 개의 딜러회사 가운데 13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지켜왔다.

이 회사에는 '없는 것'이 많다. 무엇보다 영업직원의 방문판매가 없다. 직원들의 판매 실적을 기록한 표시판도, 직원 상대평가도, 상부 보고 및 결재 시스템까지 없다. 경영자가 "직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경영을 실천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심지어 지시와 명령마저 없다는 게 이해하긴 힘들지만, 직원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하면서 그로 인한 실패에 대해서는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하니 그럴 법도 하겠다.

공감되는 전략으로는 ‘매력 있는 매장 만들기’가 있다. 차를 많이 팔기 위해 딜러회사들은 여기저기 점포를 세운다. 고객들이 멀리서 찾아오기 힘들기에 채택하는 다점포 전략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왜 고객이 멀다고 찾아오지 않는 것인지 의문을 가졌다. 그러고는 매장이 별 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해, 매장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매장 한 곳에서 여러 매장을 합한 것보다 많은 성과가 나타났다.

이 회사는 연간 5~10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그런데 채용비용이 연간 1억원이나 된다. 면접도 한번에 5시간씩 3개월 동안 6번 실시한다. 도합 30시간이다. 면접위원도 매번 바뀌어 기존 직원들이 입사 대상자와 함께 일하고 싶은지를 살핀다. 우수한 신입을 뽑아 함께 꿈같은 회사를 만들자는 인식이 사내에 공유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경영자는 ‘남 탓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 조직 내 문제가 있다면 먼저 경영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언행에 의문을 던지면서, 문제 해결의 근본 원인인 진인(眞因)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