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제대로 격돌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양사는 전체 시장 점유율 60%에서 70%에 육박하는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퀀텀닷 SUHD TV와 올레드 TV로 승부를 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출처=삼성

프리미엄 시장의 판도는?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위 사업자 소니가 틈을 파고들기 어려울 정도로 무서운 경쟁력을 보여줬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는 51.1%라는 경이로운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LG전자는 12.4%를 기록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2분기 삼성전자 78.7%, LG전자 6.6%, 소니 8.2%로 굳어지나 싶더니 3분기 삼성전자 34.6%, LG전자 35.6%라는 대반전 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했다. LG전자가 2분기 소니에 뒤졌으나 3분기에 근소한 차이로 삼성전자를 누를 것이 극적이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 36.8%, LG전자 34.9%를 기록했다. 소니는 14.6%, 비지오는 5.6%, 샤프는 4.5%였다.

결론적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SUHD TV와 올레드 TV를 바탕으로 사실상 시장 평정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2분기까지 맥을 추지 못하다 3분기부터 올레드 TV 라인업을 대폭 늘려 성공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프리미엄 TV 시장의 경우 UHD TV의 가능성에 시장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는 지상파 방송사 SBS와 함께 지상파 UHD 실험방송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양사는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효율이 높으며, 양방향 융합 서비스가 가능한 미국의 차세대 지상파 방송 규격인 ATSC 3.0으로 성공적인 실험방송을 실시한 바 있다.

SBS가 제작한 UHD 방송 영상을 서울 관악산 송신소에서 송출하며, 이 신호를 ATSC 3.0 수신이 가능한 삼성전자 SUHD TV로 시청하는 개념이다.

LG전자는 KBS와 협력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지상파 UHD 실험방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공영방송 KBS와 합을 맞춰온 LG전자는 관련 다큐멘터리를 UHD로 제작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두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21일 올해가 UHD TV 시대의 원년이라고 규정했다. UHD TV 점유율이 4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풀HDTV가 36.6%로 예상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 출처=LG

2세대 퀀텀닷 SUHD TV, 올레드 TV
UHD TV 시대를 맞이해 방송사는 물론, 프리미엄 TV 시장을 정조준한 국내 제조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 TV의 가능성과 더불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2세대로 접어든 퀀텀닷이다. 반도체 특성을 가진 퀀텀닷 기술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에 불과한 나노 크기의 입자가 정확한 색 재현력 등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국내시장에 49형부터 최대 88형까지 SUHD TV총 14개 모델로 라인업 자체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확대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며 커브드 TV 모델은 10모델로 확대하고, 65형(163cm) 이상 초대형 TV도 8모델로 크게 늘렸다.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올레드 TV 라인업을 늘려 선택의 폭을 보장한 전략과 비슷하다.

최대 1000니트(nit) 밝기의 HDR(High Dynamic Range)을 그대로 표현하는 HDR1000 기술이 핵심이다. 컬러 맵핑 알고리즘을 개선했으며 눈부심 방지 패널로 반사광까지 잡았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스마트TV의 가능성에도 집중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리모컨으로 통합했으며 다양한 채널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TV 플러스도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1인 미디어의 가능성에도 집중해 콘텐츠적 측면에서 다양한 실험에 나서는 한편 넷플릭스와의 협력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SUHD TV 신제품의 출고가를 최대 90만원까지 내린 상태다. 22일부터 65형·55형의 KS9500, KS8500 시리즈 모델의 정식 판매에 돌입했으며 출고가격은 KS9500 기준으로 65형 699만원, 55형 469만원, KS8500 기준으로 65형 639만원, 55형 409만원이다.

이에 맞서는 LG전자는 올레드 TV의 등장과 보급, 그리고 라인 다변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전략이 눈부시다. OLED 중심의 P10 공장 건설 등에 총 1조8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는 등 나름의 투자본능도 보여주고 있으며 말 그대로 올레드의 가능성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올레드의 경쟁력에 올인하기도 했다. LCD 대형 패널 시장의 어려움이 겹치며 그 성장세가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아예 판을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올레드의 강점을 TV에 오롯이 담아내어 UHD 시대를 준비한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LG전자는 대중화에 방점을 찍어 프리미엄 시장의 패권을 쥐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최종승자가 누구일까? 삼성전자가 최근 TV시장에서 올레드의 방향성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현 상황에서 모든 사항은 '미정'이다. 이 대목에서 LCD 기반의 2세대 퀀텀닷을 그대로 유지하며 LG전자의 올레드가 보여주는 미래와 정면으로 경쟁한다는 복안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