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크게 식품(CJ제일제당 등), 유통(CJ대한통운), 엔터/미디어(CJ E&M, CJ CGV, CJ오쇼핑)로 나뉜다. 이들 산업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시대 변화의 중심에 섰다는 것이다.

▲ CJ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음식료업은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HMR(간편식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 유통업은 스마트폰 등장으로 과거 PC중심의 온라인 쇼핑이 모바일 쇼핑으로 확대됨은 물론 소셜커머스의 등장이 성장을 견인했다. 아울러 모바일 시대는 콘텐츠 중심의 시대를 만들고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등의 산업이 부각되며 엔터/미디어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CJ그룹은 전 계열사가 현 시대의 트렌드에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핵심은 CJ그룹 계열사들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친숙’하다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기업들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마치 오래 전부터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듯 CJ그룹은 움직였다.

CJ제일제당, ‘음식료’는 받치고 ‘바이오’가 이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등의 간편식은 물론 설탕 등 음식을 할 때 쓰이는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CJ제일제당의 제품들은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친숙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음식료업의 경우 불황이나 호황 등의 경기순환 변동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비자들이 한 번 사용해서 익숙해지면 제품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음식료업은 시장지배력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안정적’이란 말에 음식료업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그 변화만큼이나 빠르게 변동하는 IT업종 대비 수익률이 낮거나 혹은 주가가 느리게 상승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 CJ제일제당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이코노믹리뷰>는 지난해 8월 11일 ‘IT·자동차, 한국 대표산업? 주가 수익률 TOP은 소비재’ 제목의 기사를 통해 주식시장은 라이프 사이클에 반응하며 각 해당기간 동안 음식료, 의약품, 화장품 등의 업종지수가 IT와 자동차 업종지수 대비 선전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음식료를 주 업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부분은 바이오 제약 사업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J제일제당의 바이오제품의 가격은 라이신을 비롯해 전분기대비 개선되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 라이신 가격이 지난해 4분기부터 성장했으나 가격 반영이 되는 시차 탓이다. 이뿐만 아니라 메치오닌은 경쟁사들의 생산정상화와 증설계획, 트립토판은 CJ제일제당의 주도권 확대 차원에서 가격 인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옥수수 등 사료 대비 높아져 축산 농가의 수익성이 개선돼 사료 및 사료의 원료인 라이신의 소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 제품의 수율 개선 및 낮아진 곡물 재료비 부담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CJ제일제당의 실적은 물론 향후 주가에도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CJ제일제당의 제약부문인 CJ헬스케어가 올해 상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증권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627억원에 영업이익률 11~12%를 기록해 기업공개(IPO) 시 수천억원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볼 때, CJ제일제당은 음식료사업의 견고한 성장, 바이오부문의 경쟁심화라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6.6배로 글로벌 피어(Peer)의 20.5배 대비 낮아 바이오 사업 우려가 이미 반영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CJ 엔터/미디어...문화콘텐츠의 중심

CJ E&M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92억원으로 당시 시장 예상치인 37억원을 훌쩍 넘었다. 실적 발표전 <이코노믹리뷰>는 2015년 4월 6일 ‘CJ E&M, 비용통제 이익개선으로 이어질까’ 제목의 기사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이 시장지배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비용감소와 함께 CJ E&M의 실적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CJ E&M, 현재· 미래가치 사이 ‘글로벌’로 잇는다’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15년 CJ E&M의 영업이익이 5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은 527억원을 기록해 예상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직전년도인 2014년 영업이익이 -126억원을 기록한 것 대비 분명 고무적인 수치다.

▲ CJ E&M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그러나 문제는 당시 CJ E&M의 실적 개선 동력이 방송부문이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CJ E&M은 드라마 판권 관련 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917억원이 발생했다. 드라마 관련 무형자산 상각으로 방송부문 수익성에 불확실성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드라마 콘텐츠 소비 사이클의 단축을 고려해 드라마 판권 무형자산의 상각 내용 연수를 기존 4년에서 1년6개월로 변경한 것도 문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긍정적인 점은 1분기가 광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CJ E&M이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내세우면서 광고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CJ E&M의 2월 광고 단가는 전년동월대비 월/화요일 밤 11시가 4배, 목요일밤 11시는 3배, 토요일 저녁 8시는 2배, 금요일밤 10시는 1.7배 올랐다.

방송 부문의 매출 개선 노력이 광고 단가 인상 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만큼 CJ E&M의 콘텐츠가 경쟁력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 CJ CGV 주가 추이[출처:한국거래소]

CJ CGV는 국내 영화산업의 성장과 함께 최근에는 중국 영화산업의 성장이 실적 추이를 끌어올렸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중국 박스오피스 기준 중국CGV의 점유율은 2014년 2.0%로 10위, 2015년 2.4%로 7위에 올랐다. 게다가 올해는 더욱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인어, 주토피아, 엽문3 등 중국에서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영화들이 3D, IMAX 등으로 개봉한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다소 포화된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영화시장은 검사외전, 데드풀, 쿵푸팬더3, 귀향 등의 성과에 힘입어 올초부터 지난 7일까지 누적관람객수 4217만명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해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보면 최근 CJ CGV가 가격 다양화 정책을 시도한 이유는 성장성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이다.

CJ대한통운, 쇼핑과 찰떡궁합

PC기반의 온라인 쇼핑을 넘어 현재의 모바일 쇼핑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산업이 바로 물류업이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업계의 흐름에 부합했다고 할 수 있다.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은 동아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를 거쳐 지난 2011년 CJ그룹에 편입됐으며 이듬해 CJ대한통운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어 2013년 4월 1일에는 CJ GLS와 통합하면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1위(약 37%)로 올라섰다.

▲ CJ대한통운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CJ대한통운이 시장 지배력을 장악하기 이전부터 CJ그룹 계열사인 CJ오쇼핑과 시너지효과는 극대화 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게다가 CJ그룹이 대한통운을 품에 안을 당시에는 이미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보편화됐던 시기로 당시부터 모바일 쇼핑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거점 싸움이 핵심인 물류업계의 특성상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할 시점을 전후해서 업계의 치킨게임이 벌어졌고 이에 대형물류업체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져갔다.

CJ그룹은 스마트폰 등 IT산업 발전에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이라 할 수 있다. IT업계가 막대한 투자를 통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언제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이 글로벌 IT업계 내에서도 순위가 뒤바뀌는 등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CJ그룹은 IT업계와 전혀 경쟁하지 않았다. 물론 CJ그룹의 역량을 무시할 수 없지만 IT업계의 발전은 분명 CJ계열사들의 성장에 힘을 실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은 1.8배를 기록하고 있다. SK, LG 등 CJ와 같은 순수지주사들의 PBR은 1.26배, 0.96배이다. 순수 지주사의 경우 자회사들의 가치와 배당수익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지만 CJ는 자회사들이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 또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모습에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 이후 CJ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는 주춤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CJ그룹의 또 다른 변화를 기대하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