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영 퍼스널 브랜드 디자이너.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ago)가 한국을 강타했다. 당초의 예상을 깨고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4승 1패의 완승을 거둬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알파고는 인간의 영역이라 여겼던 직감까지 흉내낸 바둑실력을 선보였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에 사회 곳곳에서 경이로움과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동시에 표출되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침체된 고용시장의 동향과 맞물려 예고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확대되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미국다빈치연구소장은 24년 후인 오는 2030년에는 현재 직업의 20억 개 정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사라진 일자리 대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어 없어진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국내에 없는 11개 직업을 도입할 경우, 향후 3년 동안 약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누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가. ‘졸업 후 치킨집 로드맵’과 ‘금수저’, ‘헬조선’은 포화상태의 자영업시장과 얼어붙은 고용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그러나 스스로 자신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직(創職)’의 시대는 이미 와 있다. 고객들에게 창직을 의미 있게 각인시키려면 퍼스널 브랜드가 필요하다. 퍼스널 브랜딩의 기초 단계는 ‘자산 분석’으로, 방향 정하기와 잡 네이밍(Job Naming) 작업이 요구된다. 두 작업은 퍼스널 브랜딩 전 과정의 절반을 차지한다.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짓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아이의 이름이 최초의, 그리고 평생의 개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네임도 이와 다르지 않으며 한 번 정해지면 사람 이름보다 바꾸기 어렵다. 또한 대상의 가치 포지셔닝과 일치해야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다.

알파고 브랜드에서 네이밍은 ‘바둑에서의 최고’라는 뜻이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대국으로 이름값을 했고, 최고의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구글 딥마인드의 가치를 보여줬다.

‘처음, 최초, 최고’의 뜻인 알파(Alpha)를 들으니 덩달아 오메가(Omega)가 떠오른다. ‘끝, 최후’라는 뜻이다. 그리고 두 단어가 합쳐진 ‘알파(α)와 오메가(π)’가 있다. 알파와 오메가는 ‘처음과 끝’, 즉 ‘전부’라는 의미를 가진다.

퍼스널 브랜딩의 자산 분석에서 자산(Asset)은 개인이나 집단이 미래에 성공하거나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될 만한 것을 말한다. 자산은 기본자산, 기능자산, 감성자산으로 분류된다. 기본자산은 (다른 사람이 보는 나의)이미지, 기능자산은 지식과 능력, 감성자산은 보이지 않는 심리나 감정이다.

자산 분석과 더불어 동반되어야 할 것은 자산 개발이다. 퍼스널 브랜드의 자산 개발에서 알파, 즉 시작은 Activate(활성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모, 학력, 재산 등 같은 자산이 활성화되어 있다. 자산(資産)의 한자에는 ‘날 생(生)’이 들어 있다. 누구나 빙산의 일각 같은 내재된 자산이 있다. 내재된 자산을 ‘낳아’ 활성화함으로써 퍼스널 브랜드 자산개발의 시작점을 찍어야 한다.

퍼스널 브랜드의 자산 개발에서 오메가, 즉 끝은 Obtain(역량 강화)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에서 한 말은 18ℓ, 서 말은 54ℓ로 적은 양이 아니다. 선택할 수 있는 구슬의 양이 서 말은 되어야 보배가 나온다. 활성화한 자산 중에서 집중적으로 역량강화가 필요한 자산의 수를 늘려야 한다. 역량강화를 통해 얻은 새로운 자산들을 자산 개발의 끝점으로 찍어야 한다.

점을 연결하면 선이 되고, 선을 배치하면 면이 만들어진다. 개인의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도 점·선·면을 만드는 생각의 설계과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점을 찍는 것은 시작과 동시에 끝나는 행동이다. 점으로 접근하면 시작(알파)은 끝(오메가)이며,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알파와 오메가의 퍼스널 브랜드 자산 개발로 다양한 가능성의 점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