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틀간 정례 회의가 끝났다. 지난해 연말 FOMC이후 두차례 더 열렸지만 사실상 이번 FOMC회의 결과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더 주목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올해 4차례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적정 금리수준에 대한 연준위원들의 의견을 묻는 그 당시의 점도표에도 대부분 4차례 인상이 바람직하다 피력했었다.

하지만 3월 FOMC 회의 분위기는 달랐다. 금리인상을 찬성하는 매파가 지배하던 연준에 느닷없이 비둘기 파의 득세가 확연했다. 이날 연준회의의 주요 관점은 글로벌 경제의 부진과 금융시장의 불안이었다. 기존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주장하던 매파 위원들도 이 상황앞에서는 꼬리를 내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당연히 FOMC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하향조정 했다. 글로벌 경제 부진과 금융시장 불안 등 이 두가지 불안요소를 무시할 수 없었다.

올해 연말까지의 금리전망치를 묻는 점도표에도 위원 17명중 10명이 1% 미만을 선택했다. 이들의 전망대로라면 많아야 2번의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상황에 따라 그 금리인상 횟수는 더 줄어들 수도 있다. 위원 4명만이 올해 4회의 매파적 금리인상 입장을 견지했다. 나머지 3명은 엉거주춤한 스탠스를 유지했다.

출처=FOMC

이런 분위기에서 이날 기준금리는 0.25∼0.50%로 동결됐다. 금리 동결의 배경은 글로벌 경제 부진과 고용시장을 좀더 공고히 뒷받침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FOMC가 두려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글로벌 경제의 부진과 금융시장의 불안을 표면적 이유로 꼽았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경제의 대한 불확실성과 코코펀드 등으로 잠시 표출됐던  금융기관의 부실화 우려를 은연중에 내비친 셈이다.

또한 달러강세 지속에 따른 기업들의 피로지수 누적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시사하고 있다. 에너지 유통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구조조정의 중심에 놓여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이들 기업과는 차원이 다르게 더욱 심각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의 부실은 전세계적으로 연동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에너지 업체의 부실화는 시간이 갈수록 극한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금리인상과 강달러 등으로 탈 미국화를 계획하는 기업들마저 출현하고 있다.

5년전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의 미국기업을 유턴시키기 위한 정책들이 다른 경제 변수들로 약발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강달러가 옥죄는 수출기업들은 다른 살 방도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을 하고 외부로는 강달러를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고용시장은 비교적 견조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흔들릴 경우 언제 무너질지 모를 불안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물가전망도 하향 했다. 이런 위기감이 확산될 경우 소비마저 위축될 것을 대비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날 달러화 가치는 1%의 급락세를 보였다. 시장은 이미 감지하는 듯 했다. 국제금값도 시간외 거래에 급등세를 연출했다.

FOMC는 달러약세를 용인하겠다는 사인을 시장에 준듯 하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지속적일까가 남은 숙제이지만 일단 FOMC는 금리 속도조절로 인한 달러약세로 응급 상황을 마무리하겠다는 복안인듯 하다.

일단 시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6월쯤에는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글로벌 경제와 달러가치의 추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연준은 매파도 비둘기도 아니다. 경제의 균형을 위해서 그저 저울질을 할 뿐이다.

달러약세 용인은 물가가 그 답을 줄지도 모르겠다. 기업에게 숨통을 트게해주고 물가와 고용시장의 적절한 균형점을 잡을 적기를 연준은 주시하고 있지 않을까. 물가가 그 신호를 주는 그 때가 달러가치가 다시 터닝하는 시점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