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스테이트 일산 견본주택(출처=현대건설)

경기 분당과 더불어 국내 대표적인 1기 신도시인 일산이 최근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경기 서북권의 주거중심축으로 비상하고 있다. 오는 2022년 수도권광역철도(GTX) 개통과 더불어 ‘한류 문화컨텐츠시설 집적단지(K-컬처밸리) 조성 등 굵직한 호재와 더불어 지난 2010년 이래 올해 최대 물량의 신규 아파트가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분양 무덤’서 서북권 ‘주거중심축’으로 비상

서울 도심에서 서북쪽 20km 지점에 위치한 고양시는 1980년대만 해도 전체인구 16만4000명에 농업인구가 4만4000명에 이를 정도로 농업 중심 도시였다. 하지만 지난 1989년 노태우 정권 당시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1기 신도시 건설 계획에 따라 일산신도시가 건설되며 현재 인구 100만명을 훌쩍 넘는 대도시로 탄생하게 됐다.

일산신도시는 서울의 대표적인 위성도시로 흔히 잠만 자는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했다. 여기에 2000년대까지 무리한 주택공급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가 맞물려 한때 ‘미분양 무덤’이라는 불명예까지 얻게 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GTX 개통 등 각종 호재들에 힘입어 미래가치가 높아진 일산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3.3m²당 평균 1052만원으로 전년(1005만원) 대비 4.2% 올랐다. 이는 분당신도시(2.4%)에 비해 약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신규 아파트 분양에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해 6월 한화건설이 킨텍스 지원시설부지에서 분양한 오피스텔과 아파트로 구성된 1880가구 규모의 ‘킨텍스 꿈에그린’은 한 달도 채 안된 시점에서 모두 완판됐다. 총 분양가 3억3000만원에 공급된 전용 84㎡ 오피스텔의 경우 현재 분양권 웃돈이 2000만~3000만원 가량 붙었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현대건설이 분양한 ‘힐스테이트 일산’ 오피스텔도 1054가구 모집에 2만9961명이 몰려 28.4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일산신도시 내 대다수의 아파트들은 입주한지 20년 이상의 노후 아파트들이 대부분이어서 지역 내 신규 아파트에 대한 이전 수요가 풍부하다”며, “여기에 서울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일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GTX·한류월드 ‘양날개’ 달고 건설업계 ‘분양 러시’

일산신도시의 가장 큰 호재로는 오는 2022년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경기도와 서울을 잇는 수도권광역철도(GTX)가 대표적이다. 기존 전철로는 일산에서 강남역까지 환승을 통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으나, GTX가 개통되면 20분대로 강남까지 도달할 수 있어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류월드 조성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8월 경기도가 킨텍스 일대를 신한류관광특구로 지정한 이후, 최근 K-컬쳐밸리 복합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씨제이이앤엠’ 컨소시엄을 선정하며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은 것.

한류월드 조성사업은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체류형 관광·숙박단지 조성을 목표로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 99만4756㎡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6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TX 개통과 한류월드 조성사업 호재로 지난해부터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관련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주택 뿐만 아니라 신규 분양하는 단지에 청약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산지역 내 호재에 발맞춰 건설업계도 최근 적극적으로 분양 공세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고양시에는 약 4616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일산신도시에는 일산동구와 서구에 각각 2204가구, 1690가구 등 총 3894가구가 들어선다. 지난 2010년 이래 6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올해 일산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단지는 다음달 분양 예정인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관광문화단지 도시개발구역 M1·2·3블록에 들어서는 총 2194가구(아파트 2038가구, 오피스텔 156실) 규모의 ‘킨텍스 원시티’다.

‘킨텍스와 가깝고, 1등 건설사가 짓고, 1km 내에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의미를 담은 단지명과 2000여가구가 넘는 단지 규모에서 알 수 있듯 ‘킨텍스 원시티’는 국내 대형건설사 3개사(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분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대편인 일산 서구에서는 대우건설이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100-1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16개동으로 구성된 총 169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대단지 흥행 여부, 올해 일산 부동산시장 성패 가를 듯

이러한 각종 호재로 중무장한 일산 부동산시장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한풀 꺾인 주택 경기 속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많은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는 만큼 미분양 우려 또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집값 불확실성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경기권 내 신규 분양 아파트들은 대거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바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2008년 말 분양이 본격화됐던 일산 식사지구의 경우 본격적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미분양이 속출했던 지역”이라며, “이후 건설업계가 할인분양 및 특별 분양 등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며 간신히 미분양 물량을 털어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 일산에서는 2010년 이래 최대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는 만큼 올 봄 분양 예정인 ‘킨텍스 원시티’나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흥행여부가 올해 일산 부동산시장 전반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