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년 전통의 흑맥주가 ‘채식주의’를 선언했다?

전 세계 150개국에서 하루 1000만 잔씩 팔린다는 아이리시 흑맥주 기네스가 최근 채식주의자고객을 위해 전통의 양조방법을 버리겠다고 발표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기네스 맥주는 올해 말부터 물고기의 부레로 만든 부레풀(Isinglass)을 양조 과정에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네스 제조사의 파격적인 결정은 수년간 끈질기게 지속된 채식주의자들의 온라인 청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측은 공식 성명에서 소수의 소비자까지도 배려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업계에서는 빠르게 늘어가는 전 세계 채식주의자들을 기네스의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침이라고 보고 있으며 머지않아 매출 신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처럼 서구에서 채식주의자 시장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산업의 일부가 됐다. 이들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이들은 식생활뿐만 아니라 다른 생활용품들도 가능한 한 동물성 성분을 배제하고 자연친화적 제조방식을 통해 만들어진 것을 선호해 관련 산업의 외연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들의 대중적 혹은 정치적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젊은 채식주의자들이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다는 것은 이미 정계에 알려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UN이 온실가스 감축 방안으로 채식을 추천하면서부터는 각국 정부나 시민단체가 나서 일반인들의 상시적 채식을 독려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이유로 채식주의자 혹은 임시적 채식주의자가 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더 팽창할 것이다.

‘이유 있는 편식’에 나선 채식주의자들, 그들을 둘러싼 국내 산업계의 표정이 여전히 미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