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기아자동차

K9은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차다. 초반 판매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재빠르게 외관 디자인을 바꾸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와 함께 5.0L 엔진을 탑재한 ‘퀀텀’ 모델을 내놨다. 시장에서 K9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상품성은 충분하다

K9 퀀텀 모델을 만났다. 퀀텀(QUANTUM)은 통상 물리학에서 연속된 현상을 넘어 다음 단계로 뛰어오르는 ‘퀀텀 리프(quantum leap)’ 현상을 뜻한다. 경영학에서는 혼돈의 환경을 뛰어넘는 ‘비약적 발전’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기아차의 의지가 엿보이는 작명이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심장’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5095mm, 전폭 1900mm, 전고 1490mm, 축거 3045mm다. 제네시스 EQ900보다는 작고 DH보다는 크다고 보면 된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 재질이 많이 사용됐다. 기존 모델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후면부의 경우 리어 램프와 범퍼 디자인을 기존 모델보다 더 넓게 만들었다. 크기가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시각적으로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 출처 = 기아자동차

실내는 기아차 특유의 고급감을 구현했다. 최고급 재질의 나파 가죽 시트는 안락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대형 세단답게 뒷좌석 공간을 충분하다. 머리 위와 무릎 아래 모두 타고 내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여유롭다.

V8 타우 5.0 GDI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425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안정감이 운전대를 감돈다. 가속 페달을 밟아 차량을 움직여도 조용하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정숙성은 고속에서도 유지된다. 100km/h를 훌쩍 뛰어넘는 가혹한 주행에도 실내의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는다.

차량의 용도에 맞게 뒷좌석 착좌감을 테스트해봤다. ‘회장님 자리’에 앉자 나파 가죽시트가 몸을 한껏 끌어안아준다. 안정적이다. 커브 구간에서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운전석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수준의 소음 차단 능력을 느낄 수 있다.

▲ 출처 = 기아자동차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된 만큼 요철 등도 효율적으로 넘는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의 승차감은 운전석에서보다 물렁한 편이다. 진동도 효과적으로 잡아내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가속에서의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오히려 초반 가속 능력이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 놀랐을 정도다. 5m가 넘는 ‘거구’가 가뿐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안전·편의 성능도 대폭 강화됐다. K9 퀀텀에는 운전 상황에 가장 적합한 주행모드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시프트·드라이브’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지금은 다른 차종에서도 ‘스마트 모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기능이다. 뒷좌석에 전동으로 조작 가능한 풋레스트가 자리잡았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에어백에 전복 감지 기능을 새롭게 추가해 안정성을 높였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과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등을 갖췄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이들 센서를 활용해 전방 추돌 상황을 감지해 자동으로 비상 제동하는 ‘긴급 제동 시스템(AEB)’도 탑재됐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공인복합연비는 7.6km/L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자 연비가 9.3km/L 수준까지 올랐다.

말 그대로 ‘럭셔리 세단’이다. 기아차의 기술력이 총집약돼 탄생한 차다. 품격은 이미 완성됐다. 상품성은 차고 넘친다는 평가다.

K9 퀀텀의 가격은 8620만원(개별소비세 인하분 미 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