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믹 리뷰 노연주 기자.

몇 년 전부터 한국 관광산업에 위기론은 ‘재 방문율’이 낮다는 데서 파생됐다. 한국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중국인 한국 재방문율은 2011년 31.5%에서 2014년 20.2%로 낮아졌다. 대게 지방 활용 콘텐츠 부족과 더불어 바가지 관행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특히 당장 눈앞의 이익만 보다가 산업 전반이 침체될 수 있는 바가지 관행은 관광 당국은 물론이고 업계 전반에서 단절의 목소리가 높다.

바가지 관행에 캠페인보다 강력한 적색경보가 켜졌다. 바로 SNS를 토대로 움직이는 개별여행객(FIT)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들은 상품의 가격비교는 물론 식당의 리뷰까지 참고해가며 합리적 관광을 추구한다. 주고받는 정보 속에서는 바가지 관행을 일삼는 업체는 물론 추천하고 싶은 숨은 명소까지 공유된다.

 

쇼핑, 하는 것과 당하는 것의 차이

“내국인은 7000원 내고 먹는 삼겹살을, 1만5000원에 2배를 붙여 판매하는데 한식이 맛있다고 말하겠습니까. 나중에 상술에 당했다는 걸 알게 되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야 불 보듯 뻔하죠.” 업계 관계자는 몇몇 상인의 바가지 관행이 상권 전체를 죽이는 일이라며 토로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주된 목적은 역시 쇼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201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의하면 한국을 찾는 주된 목적을 쇼핑으로 답한 외래관광객은 72.3%로에 달했다. 또 쇼핑은 2010년부터 꾸준히 한국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활동으로 꼽혔다.

▲ 출처= 2014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 한국관광공사.

쇼핑을 좋아하는 관광객들은 내수 소비에 거침없이 지갑을 연다.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지난해 관광수입은 역대 최대인 181억달러(약 19조74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만 1272달러(약 138만원)이다. 특히 국내 외래관광객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파워는 대단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63.6%가 1인당 평균 500달러(약 55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이들은 투자의 목적으로도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제2의 내수라고 불리는 관광객에게 푸대접은 여전하다.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2014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의하면, 총 1060건의 불편 신고 건수 중 쇼핑, 교통(택시, 공항, 항공, 철도, 선박, 버스, 콜밴 포함), 숙박, 음식점 등 관광객을 맞이하는 접점에서 발생하는 관광 불편 건수는 763건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우후죽순 생긴 중국인 전담 여행사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저가 관광 패키지로 한국 이미지를 퇴색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 쇼핑이나 마사지 등을 필수 코스로 지정하며 수익을 취한다.

 

개별여행객 후기, 재방문율 넘어 첫 방문도 결정

한국을 찾는 개별여행객은 2010년부터 60%를 넘어섰다. 관광공사의 2014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방한 외래객 중 개별 관광객 비중은 75.1%에 달한다. 이는 ‘단체여행’(24.9%), ‘Air-tel’(6.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개별 여행객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방한횟수가 많을수록 ‘개별여행’ 비율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출처= 201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문화체육관광부.

이들의 1인 평균 지출 경비는 약 185만8000원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쇼핑비’(약 101만1000 원)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숙박비’(약 43만7000원), ‘식음료비’(25만5000원) 등의 순 이었다.   이들이 단체 관광객들처럼 한 번에 사재기를 일삼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로 20~30대의 젊은 층이 주를 이루는 개별여행객은 익숙한 모바일을 사용해 수많은 정보를 토대로 움직인다. 가이드의 깃발을 지표로 삼는 게 아니라 서로 공유하는 SNS 정보를 지표로 삼으며 합리적인 관광을 추구한다.

중구 면세점 화장품 매장 직원 이 모 씨(40)는 “요즘에는 물건을 사기 전 현장에서 휴대폰으로 정가를 바로 검색해 보거나, VIP카드나 쿠폰을 챙기는 등 꼼꼼히 따져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화장품 매장 점원 김 모 씨(30)는 “이미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 알고들 오신다. 설명을 듣고 제품을 사용하기보다 자신이 사고자 하는 브랜드의 제품일 경우 구매한다. 사진을 보여주며 해당 제품을 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 출처=201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문화체육관광부. 

SNS 시대 정보 공유의 끝은 없다. 개별여행객들이 바가지 관행이나 불만족스러운 여행을 한 경험이 정보로 가공되면 다른 이의 재방문을 막고, 새로운 이의 한국 첫 방문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중국인 대상 한국 정보 전문 사이트 한유망 관계자는 “이용고객의 100%는 개별 여행객이다. 이들은 사이트 내 게시판에서 제품 후기, 관광 명소 리뷰, 코스 추천 등의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다. 한국 청년들이 해외여행을 갈 때와 똑같다. 온라인상에서 가격비교, 후기, 질의응답 등을 통해 코스를 설정하는 추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