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인크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려는 스타트업 5곳이 한데 모여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크가 주최한 행사다. 국내에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방식이 합법적 영역으로 들어온 지는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대중에겐 생소한 방식일 수 있었지만 많은 참가자가 행사에 참가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이 스타트업 투자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여러 성공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인크는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인크데이를 열었다. 인크 플랫폼을 통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 조달을 원하는 기업 5곳의 기업설명회가 진행됐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개념인 만큼 이에 대한 소개는 물론, 인크에 가입해 실제로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자리였다.

▲ 출처=인크

첫 순서로 고훈 인크 대표가 나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기부형, 보상형, 대출형, 지분 투자형 등 4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 투자형은 대중에게 증권을 발행해 기업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대중은 투자를 통해 발행기업의 지분을 취득한다. 차후 기업의 성장에 따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지난 1월 법적인 정비를 마치고 첫 시행됐다. 5개 중개업체가 온라인 소액 투자 중개업체로 등록 절차를 마쳤는데 그 중 하나가 인크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업력 7년 이하 기업은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최대 7억 원까지 사업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고훈 대표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발행기업과 투자자 입장으로 나눠 설명했다. 발행기업 관점에서는 쉽고 빠른 자금 조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탁월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투자자 관점으로는 상장 이후 주가가 내려간 A사 사례를 언급하며 크라우드펀딩의 뛰어난 수익성을 강조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례로 BCNX를 언급했다. 블로그 마케팅 플랫폼 ‘위드블로그’를 운영하던 이 기업은 2012년 오픈트레이드를 통해 5억 원을 투자 유치한 이후 옐로디지털마케팅에 인수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무려 1400%의 투자수익률을 거두게 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성공 사례로 거듭나길 노리는 스타트업 5곳이 함께해 잠재 투자자들 앞에서 각자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가장 먼저 트라이월드홀딩스 김태우 대표가 나섰다. 이 기업은 수입차 보증 서비스는 물론 수입차 정비·진단 통합 서비스 ‘엑스카캐스트’를 운영한다. 서울 내 수입차 정비업체 20여 곳의 정비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다음으로는 어게인트웬티 이문기 대표가 발표했다. 이 업체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수가를 공개하는 의료관광 플랫폼 '메이즈한'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투명한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알리페이로 바로 결제도 가능하도록 지원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의료관광 산업이 왜곡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바꾸면 한국의 관광 산업을 바꿀 수 있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모션블루 홍제훈 대표가 무대에 올라 사물인터넷(IoT) 기반 융·복합 창의교구 사업을 소개했다. 디지털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구조의 교육용 플랫폼인 모블로와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시연해보이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다음으로 퍼릭스 김성문 대표가 기업용 소셜 협업 서비스 ‘코코웍스’ 사업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잠재 투자자들 앞에서 “국내에서 경쟁하고 싶은 생각보다는, 해외로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시전소프트 훙준기 대표가 전단지 신개념 무료 무제한 인쇄 서비스 ‘전단지존’을 소개했다.

▲ 출처=인크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주식 투자의 메카 여의도에서 비상장 초기 기업의 설명회를 진행했을 때 얼마나 많은 관심을 이끌어낼지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훈 인크 대표의 말이다.

행사에는 약 60명이 참가했다. 온오프믹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정원이 60명이었으니 목표치를 달성한 셈이다. 참가자 대부분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크라우드펀딩의 특성상 발행 기업이 많은 인파 앞에서 자신들의 경쟁력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흥행’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런 행사에서 흥미요소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트업의 창의성을 콘텐츠로 활용하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이번 인크데이의 경우 초기에는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지만 제품 시연 등이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질의응답도 활발히 이뤄진 편이다.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일단은 긍정적 신호다.

인크데이는 다음 주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장소를 옮겨 테헤란로에 위치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진행된다. 참가자 총 모집인원은 80명으로, 첫 행사보단 20명을 늘렸다. 첫 인크데이에서 감지된 긍정적 신호가 두 번째 행사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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