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일(현지시간)부터 3월13일까지 진행되는 ‘2016 제네바 모터쇼’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제네바 모터쇼는 해마다 스위스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자동차 전시회다. 1931년 시작됐다. 매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모터쇼다. 한 해 유럽 자동차 시장의 방향성을 짚어주는 자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행사다.

‘2016 제네바 모터쇼’에는 250여개 업체가 참여해 전시관을 마련했다. 이들이 선보이는 신차만 120여대다. 다양한 키워드가 공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친환경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은 다양한 럭셔리·슈퍼카들을 출품했다. 미래 지향적인 콘셉트카들이 시선을 모았다. ‘SUV 전성시대’는 계속 이어졌다.

▲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 출처 = 현대자동차

‘뉴 트렌드’ 친환경차

‘2016 제네바 모터쇼’의 화두는 단연 친환경차였다. 2015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뒤흔든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은 이 스캔들의 ‘진원지’기도 하다. 친환경차가 글로벌 시장의 ‘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그림이다.

현대차는 자사의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라인업을 대표 선수로 내세웠다. 앞서 이 업체는 2016년1월 국내 시장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버전을 출시한 바 있다.

▲ 현대차 아이오닉 라인업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에는 세계 최초로 3가지 타입의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술이 동시에 장착됐다. 친환경차의 특성을 고려한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돼 성능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EV 버전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는 범퍼 하단에 구리색 포인트 컬러를 입혀 차량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를 통해 HEV와 PHEV 모델과의 차별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120마력(88kW), 최대토크 30.0kgf·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169km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긴 거리다.

PHEV 모델은 기존 HEV 시스템에 늘어난 배터리 용량과 외부충전 기능을 더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차다.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 50km(유럽 연비 기준) 이상 주행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 기아차 니로 / 출처 = 기아자동차

기아차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기반의 소형 SUV ‘니로’(Niro)를 유럽 시장 최초로 선보였다. 동시에 신형 K5 PHEV와 같은 친환경 신차도 공개하며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니로는 친환경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브랜드의 첫 번째 차량이다. SUV의 실용성과 하이브리드 차량의 효율성을 더해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선사하겠다는 게 업체 측의 목표다.

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1.6 GDI 하이브리드 엔진에 6단 DCT가 조합됐다. 동시에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53%로 확대하며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 차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355mm, 전폭 1800mm, 전고 1535mm, 축거 2700다.

기아차 관계자는 “니로는 3월 중 한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라며 “올해 3분기 중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자료사진 / 출처 = 기아자동차

친환경차 시장의 강자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소형 SUV 'C-HR'을 전시했다.

렉서스는 ‘LC500h'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는 럭셔리 쿠페 LC500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향후 브랜드의 ’플래그십 쿠페‘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의 효율성과 쿠페의 강력한 주행성능이 합쳐진 차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LC500h에서는 V6 3.5L엔진과 주행용 모터에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됐다.

▲ 렉서스 LC500h / 출처 = 렉서스

BMW는 i퍼포먼스 모델들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i 브랜드의 기술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태어난 새로운 모델명이다.

BMW는 이번 모터쇼에서 뉴 7시리즈 모델에 추가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럭셔리 세단들을 공개한다.

BMW 관계자는 “자사의 모든 PHEV 모델들은 전기모터, 배터리 셀, 전자제어 시스템 등에 이미 BMW i 브랜드의 노하우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BMW i 퍼포먼스 / 출처 = BMW

닛산은 제네바에서 전기차의 무선 충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혼다는 브랜드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클래리티’를 유럽 프리미어로 선보였다. 아우디는 PHEV인 A3 스포트백 e트론 등을 전면에 내세워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바 모터쇼는 올 한해 유럽 시장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자리로 유명하다”며 “올해의 화두는 단연 ‘친환경’이 될 전망이다.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의 기술력을 탑재한 친환경 차량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