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가 살기 좋아요. 강남인데 한적하고 주변에 산도 있고, 교통도 좋죠. 반포보다 분양가도 저렴하니까 개포 재건축 투자해보세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G공인업소 관계자)

“프리미엄(P)가 1억 정도는 무난히 갈 것 같아요. 주변 상황이나 파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A공인업소 관계자)

 

강남권에서 외진 입지 때문에 개발사업이 지연됐던 강남 개포지구 아파트들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일대 분위기가 뜨겁다.

사실 개포지구는 지난 10여 년간 사업성 등의 문제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었는데 올해 개포주공 2단지의 분양을 통해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해 반응이 뜨거워졌다.

개포지구는 1980년대 준공된 저층아파트가 밀집해 있으며,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5개 단지다. 개포주공 1·2·3·4단지·개포시영이다. 총 1만5469가구가 재건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유영 기자

이 가운데 개포주공 2단지와 개포주공 3단지가 올해 공급에 나선다. 당장 이달에는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분양에 들어간다. 전용면적 26~82㎡의 1400가구 아파트가 49~182㎡, 1957가구로 변신한다. 일반분양은 396가구(49~126㎡)다. 6월에는 현대건설이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개포주공3 THE H(가칭)’를 선보인다. 총 1320가구 규모로 73가구만이 일반 분양된다. 개포시영, 개포주공4단지, 개포주공1단지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연내 관리처분인가까지 마치고 내년까지 분양을 마치는 일정을 잡았다.

개포동 아파트는 강남권에서도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26일 기준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개포동이 3993만원으로 1위다. 서초구 반포동(3914만원)과 압구정동(3888만원)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재건축 순항 중… 이주 ‘활발’

지난 1일 분당선 구룡역 5번 출구를 이용해 주공 아파트 1단지 정문앞에 들어섰다. 5층짜리 노후 아파트들이 촌을 이루고 있었다. 강남 대표 저밀도 아파트답게 빽빽하게 들어서 있지 않고, 단지 간격이 널널해 한적한 분위기를 풍겼다. 일부 아파트는 페인트 칠이 벗겨져 있고 녹슨 외관이 노후화됐음을 알려줬다. 이 단지는 현재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또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내년까지 분양을 마칠 계획이다.

개포 시영 아파트는 지난 1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진행 중이어서 한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단지 입구에서 만난 주민 P 씨는 “내달 중순에 이사갈 예정”이라며 “주변에 있는 다세대 주택으로 옮겨갈 것 같다. 재건축하면 돈 번다고 하는데 아직까진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곳곳에 걸린 현수막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주민 여러분의 순조로운 이주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5월 10일까지 이주 부탁드립니다”

분양가는 얼마일까. 대부분 공인업소 관계자들은 ‘신반포자이’(3.3㎡당 4290만원) 가격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 K공인업소 관계자는 “타입별, 층수에 따라 가격이 다르겠지만 일반분양이 3700~3800만원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이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신반포자이는 역대 강남권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데 이어 엿새 만에 완판돼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개포 전성시대 열까?

향후 5년간은 개포 재건축 전성시대란 말도 나온다. 대형평형 아파트가 밀집된 압구정동이 현재 재건축 진행 속도가 더디고, 사업성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개포단지 문의 많이 늘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개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자금이 많은 분들은 반포를 선택하고, 압구정은 본격화되려면 멀었고, 개포는 사업성이 워낙 좋고 양재천, 데모산이 있어 강남권 한적한 분위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눈여겨 볼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3.3㎡당 4200만원 주고 생활인프라가 갖춰진 반포를 갈거냐, 랜드마크인 압구정을 갈건지, 3800만원에 개포를 갈 건지는 수요자의 판단에 달렸다”며 “다만 개포는 강남권 중심지에서 거리가 먼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