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화의 출발선상에서는 한 발 늦었다. 그러나 전력질주로 이미지 제고에 성공했다. 방법은 고객과 자사의 품격을 동시에 높인 것. ‘힐스테이트’는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이미지를 탈피해 돋보이는 시도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람이 사는 공간에서는 수많은 이야기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주거공간 이미지를 구현한 곳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다.
현대건설은 고객의 자부심을 공략했다. ‘내가 사는 곳이 더 좋은 곳, 자랑할 만한 곳’이기를 바라는 거주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간 콘셉트를 잡은 것.

브랜드의 의미를 살펴보니 ‘힐(Hill)’이라는 첫 글자가 눈에 띈다. 높은 지대를 뜻하는 힐에는 전통적으로 고급 주택 단지가 형성돼 왔다. 그래서일까.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최고급 주거단지 베버리힐즈의 느낌을 자아낸다.

힐스테이트는 이러한 명품 이미지에 스테이트(State)가 갖는 ‘특정한 지위’의 이미지를 더해 고유 브랜드를 생성해냈다. 그래서 탄생한 브랜드 의미가 ‘품격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간, 나의 자존심이 되는 공간’이다.

고객의 자존심을 살리는 게 첫째 전략이었다면, 둘째 전략으로 시공사인 현대건설 자체의 자부심을 살리기로 했다. 건설 명가 ‘현대’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기 위해 맨 앞글자인 ‘H’에는 현대건설의 의미를 심어 놓은 것이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의 자부심을 더하니 아파트의 품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지론이다.

힐스테이트의 론칭 시기는 비교적 최근이다. 지난 2006년 론칭 후 타 업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실시해온 결과, 5년 만에 그 이름을 공고히 했다. 비교적 역사가 짧기에 아파트 품질도 최고급, 신식으로 구현됐다. 브랜드 론칭 후 첫 사업지로 이목을 모았던 ‘서울숲 힐스테이트’를 비롯해 ‘용인 광교 힐스테이트’ 등에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미국 KMD사, 홍콩 LWK사 등과 협력해 고품격 외관을 선보인 것도 기업의 전략이다.

외관에 품격을 더한 현대건설의 남은 과제는 색채 디자인이었다. 힐스테이트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 따라서 통합 색채 디자인을 개발했다. 아파트 입지와 건축 형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색채가 구현될 수 있는 색채 디자인이 탄생된 것이다.
현대건설은 마케팅 차원에서 눈에 띄는 전략을 구사했다.

현대건설 직원들은 유난히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스포츠 마케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07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등과 함께 ‘KLPGA 현대건설 오픈’을 창설해 지난해까지 모두 3회의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아파트의 이미지를 그 자체로만 높이려는 틀을 깨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힐스테이트’의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평이다.

백가혜 기자 lit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