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후보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간병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간병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비 부담이 확대된 데 따른 보장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인빈곤‧중증질환‧진료비 증가 ‘3중고’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서 폭발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1990년 5.1%에 불과했지만 2040년에는 32.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노인 소득이 굉장히 낮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생애주기별 소득·재산의 통합 분석 및 함의’ 보고서를 보면 소득은 하위 40%에 속하지만, 재산은 상위 40%에 포함된 ‘소득빈곤-재산부유’의 비중은 75세 미만 독거노인의 14.0%, 75세 이상 독신노인의 10.5% 수준으로 낮았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인들은 소득이 적지만 젊은 층에 비해 중증질환을 더 많이 앓고 있다. 보험업계는 65세 이상 고연령층의 경우 89.2%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본다.

▲ 출처=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서도 10대 월진료비는 평균 1만9757원, 40대는 4만9000원이었지만 70대는 20만3000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은 중증질환에 따른 장기간병 비용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기간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61.6%는 장기간병을 전문 간병인에게 맡기고 싶다고 답변했다.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전문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큰 데 따른 결과다.

간병비와 치료비 지급… 연금·실손으로도 전환

국내 생명보험사들과 손해보험사들은 노인 중증질환과 간병에 대한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간병보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생보사들의 간병보험 상품은 장기 간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간병비와 치료비를 지급하고, 사망 시에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가 대다수다. 손보사들은 질병후유자금에 대한 실손보장과 연계한 상품이 많다. 생보‧손보사 공통적으로는 장기간병보험을 이용하다가 연금보험, 실손보험 등 다양한 형태로 전환이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상품 구성을 선보였다.

삼성생명은 장기간병과 사망을 함께 보장하는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LTC란 ‘Long Term Care’의 줄임말이며, LTC보험이란 치매, 중풍 등 각종 노인성질환으로 인해 장기간의 간병이 필요할 때 간병자금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치매, 중풍 등으로 장기요양상태가 될 경우 장기간병자금으로 일시금과 연금을 지급한다. 이후 사망했을 경우에는 추가로 사망보험금을 제공한다. 또 치매, 중풍, 파킨슨병 등 각종 노인성질환 등으로 인해 정부에서 장기요양 1·2등급의 판정을 받을 경우 장기간병자금으로 일시금과 연금을 지급한다.

주보험 1억원 가입 시 장기요양 판정 이전에 사망 시에는 1억원을 지급하고 장기요양 1·2등급으로 판정 시는 진단보험금으로 일시금 9000만원을 즉시에 제공한다.

장기요양 1·2등급 판정 5년 이후 매년 생존할 경우에는 장기요양자금으로 1000만원씩 최대 5년간 연금을 지급한다. 장기요양 판정 이후 사망했을 경우 추가로 1000만원을 지급한다.

삼성화재의 ‘NEW새시대건강파트너’는 ‘장기요양지원금’ 담보를 통해 상해 또는 질병으로 인해 약관에 정한 ‘장기요양상태’가 될 경우 가입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 ‘질병후유장애’ 담보를 적용하면 장애등급 1, 2, 3급에 해당될 경우 생활비를 보장 받을 수 있다. 아울러 CI(중대한 질병치료비 및 소액질병치료비) 담보를 부가함으로써 건강하고 안전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교보생명은 ‘교보LTC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장기간병 상태가 됐을 때는 간병자금과 간병연금을, 사망했을 경우는 사망보험금을 받는 종신보험이다.

예를 들어 주계약 1억원에 가입 시 중증치매 또는 일상생활장해 진단이 확정되면 일시금으로 3000만원의 간병자금을 받고, 매년 생존할 경우 1000만원의 간병연금을 10년간 받을 수 있어 가족들이 간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최소 5년 보증지급). 간병비 및 간병연금을 모두 수령하고 사망하는 경우에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받게 되는 셈이다.

이 상품은 사망은 물론 장기간병상태까지 평생 보장할 뿐만 아니라 보험 하나로 본인을 비롯해 배우자와 자녀 3명까지 온 가족이 폭 넓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은 ‘보험의정석건강보험’을 통해 장기간병보험 전환이 가능하다. 이 상품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인 3대 질병(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과 사망 보장을 강화한 상품이다. 소비자들은 경제활동기에 각종 질병, 사망 등을 보장받은 뒤 은퇴 시기에는 저축보험, 간병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다.

55세 이후에는 저축보험(전담보 가능)으로, 65세 이후에는 간병보험(질병 사망 담보만 가능)으로 보험료 추가 부담 없이 전환이 가능하다. 또 간병보험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저축보험으로 전환도 된다.

동부화재는 최대 110세까지 간병비와 간병연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배당 프로미라이프 가족사랑간병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 간병비와 간병연금을 집중적으로 보장해준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 요양 보험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손쉽게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동부화재 측은 설명했다.

이 상품은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지급하는 급여와는 별개로 장기요양등급 판정 시 등급에 따라 최대 1억3000만원의 간병비를 일시 지급한다. 이후 5년간 60회에 걸쳐 매월 최대 60만원의 간병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간병비와 간병연금의 총지급액을 합치면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실손의료비 ▲입원일당 ▲성인병 진단비 ▲사망 보험금 등 장기간병 이외의 다양한 특약도 자유롭게 추가 구성이 가능하다.

메리츠화재는 치매보장을 특화보험 ‘(무)The즐거운 시니어보장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치매 등 질병이 발병했을 때 초기 진단비와 매월 필요한 간병비를 지급해준다. 특히 치매가 발병했을 때 ‘일시 필요 자금’을 지급한다. 사망 및 후유장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소득특성에 따라 생활자금을 제공한다. 은퇴 후 소득부족 보완을 위한 노후자금 전환 옵션을 두어 긴급자금 필요 시 노후자금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아울러 ▲전문 의료진의 치료보조 서비스 ▲치매예방관리사 ▲치매 전문 요양보호사 등의 전문 ‘인력 방문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치매 발병 후 환자가 요양을 시작할 때는 부양가족을 위한 가사도우미, 방문간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혈관성 치매를 유발하는 뇌질환 진단비와 활동 불능 상태를 유발하는 심장질환 진단비, 당뇨합병증 진단비 등의 질병 보장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