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통업계에서 가장 뜨겁게 거론되는 그룹 중 하나가 신세계 이마트다. 이마트발(發)로 시작된 전 유통채널 겨냥 ‘최저가 정책’이 연일 이슈를 몰고 오는 형태다.

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온라인 시장을 정조준, 기저귀와 분유 등 생필품 최저가를 무기로 삼아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과의 전면 승부를 선언했다. 이마트가 최저가로 생필품 가격을 내놓자 실시간으로 가격 조정이 가능한 소셜커머스는 이에 대응하는 ‘1원 눈치 전쟁’에 동참했다.

작심하고 나선 이마트의 공격과 이에 대응하는 소셜커머스의 전쟁 시나리오 결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체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지금의 공격 상태로 이마트가 1년 이상 버텨주면, 소셜커머스는 결국 가격 경쟁의 손실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5037억원의 흑자를 냈고, 쿠팡은 약 4000억원(추정치)의 적자를 기록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큰 손해를 감수하고 계속 최저가로 팔 수 없지만, 이마트는 그 정도의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업계의 싸움에 ‘상대적으로 체급이 가장 낮은’ 중소 협력업체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최저가 경쟁이 심화될수록 결국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은 ‘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대형마트 납품 중소기업 292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제품군별 마진율이 최고 55%에 달했다. 특히 물류비, 유통 벤더 수수료, 판매장려금, 판촉비 등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 납품업체들의 부담이 백화점보다도 높았다. 대형마트의 최고마진율은 이마트 45.5%, 롯데마트 50.0%, 홈플러스 54.5%였다.

납품업체가 이런 수수료를 주고도 이익을 남기려면 소비자 가격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업계는 현재 ‘최저가 전쟁’에 몰두하고 있다. 결국 업체들의 전쟁에 중소 업체들도 부담감을 함께 떠안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매장에 납품을 못하면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결국 대형 유통사의 부당한 요구에도 순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대형 유통사들이 납품사에 할인 부담을 떠넘겼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마트는 협력사 갑질로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언제 ‘단가 후려치기’를 당할지 모르는 납품업체 관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결국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먼저 터져나간다고 하지 않느냐”면서 “‘을의 눈물’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비밀연구소를 설치,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이마트’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중소 납품업체에게도 그동안의 불공정거래가 없어진 ‘새로운 대기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