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건강에 관한 데이터를 기록·분석해주고 질병에 대한 치료와 예방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스마트 헬스케어'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로 휴대가 간편한 의료진단기기 개발과 모바일에 연동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주가 되고 있다.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GE헬스케어는 휴대전화 크기의 초음파 영상진단기 'Vscan'을 출시했고 나노 바이오 및 의료기기 제조업체 나노엔텍은 혈액 한 방울로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는 체외진단기기 FREND를 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다르면 세계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8억달러 수준에서 2015년 30억달러 수준까지 성장했고 오는 2018년에는 8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웨어러블 시장도 추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는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역시 함께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사용자의 자가진단에 중점을 둔 모바일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는 24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한 당뇨병·고혈압·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가 가장 높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 수는 3억명이 넘고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만 지난 2012년 기준 150만명에 달한다.

이에 일상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 등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기업 라이프스캔(LifeScan)은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혈당측정기 VerioSync를 개발해 최초로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연결, 자동으로 혈당수치를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Corventis가 개발한 PiiX나 iRhythm이 개발한 ZIO 패치처럼 심장 부위에 부착하는 심전도 측정기는 실시간으로 심박수·체온·호흡속도 등을 체크해 이상이 있을 경우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 VerioSync/ 출처=라이프스캔

이렇게 최근 개발되는 의료기기들은 휴대나 사용이 간편하도록 개발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자가 진단 및 데이터 기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거기에 의사와 연결까지 한다면 의료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의료기기 주 사용자가 의료 업계 관련 종사자였던 것에서 일반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스마트 의료기기들은 단순한 진단 기기의 영역을 넘어서 전문 의료기기로 발전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로 IT 기업들이다. 삼성·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뱅크 등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다른 IT 기업들도 웨어러블 기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헬스케어가 웨어러블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사업으로 나아갈 다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판단,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분석하는 개방형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SAMI'와 개방형 웨어러블 센서 모듈인 'Simband'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환자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지 않고 검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스타트업 '얼리센스(Early Sense)'에 약 108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구글은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이 렌즈를 끼면 눈물 성분으로 포도당 수치를 판독해 당뇨환자가 편하게 자신의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애플 역시 최근 의료 센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의료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원격환자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고령층 홈케어, 만성질환 치료 및 관리 등에 Io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의료 서비스들이 개발 돼 활용되고 있다. 앱으로 병원 예약을 하거나 왕진의사를 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원격진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주문형 헬스케어'가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중이다.

미국 스타트업 '힐(Heal)'은 왕진의사를 부르는 주문형 예약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앱을 통해 왕진의사를 호출하면 한시간 내로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의사가 오게 된다. 정액제 형식으로 운영되며 제휴 보험회사의 가입 보험상품과 결합해 이용할 수도 있다. '페이저(Pager)'라는 앱 역시 왕진과 원격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저는 2시간 내에 사용자가 왕진을 받을 수 있도록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며 만일 왕진이 불필요한 경우라고 판단되는 경우 의사와 전화로 상담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아니라 원격 진료 서비스 앱도 주문형 헬스케어로 떠오르고 있다. '텔어독(Teladoc)'과 '닥터 온 디맨드(Doctor on Demand)'는 화상채팅을 통해 환자에게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퍼스트 오피니언(First Opinion)'이나 '큐얼리(Curely)'같은 앱은 간단한 채팅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인용한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0%는 직장 때문에 예방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주문형 예약 앱은 주변에 병원이 멀리 있어 이용에 불편을 느끼는 환자보다도 오히려 도심에 있으면서 시간 비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주 고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업무가 바빠 병원을 방문하거나 예약하고 기다릴 시간조차 없는 것이므로 대신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사무실로 의사를 부르고 싶어하는 수요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수요와 모바일 환경 조성으로 인해 발전하고 있는 모바일 헬스케어를 시작으로 추후 '헬스케어' 분야는 의료기기·플랫폼·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성장해 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