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블로 롯데에비뉴엘 명동점 부티크. 사진=이코노믹 리뷰 노연주 기자

몇십, 몇백만 원대부터 억 소리 나는 시계까지 실로 다양한 가격대의 시계가 존재한다. 이 말은 시계를 살 때 그만큼 고민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고 끝에 가격대를 정하고 부티크를 찾아도 또 다른 난관에 처하기 십상이다. 시계의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에 다시 한 번 발목을 잡히고 마는 것. 다이얼 위에 놓인 온갖 기능을 보다 보면 머릿속이 마치 시계 속 부품처럼 복잡해진다. 가격과 기능 외에도 소재, 사이즈, 컬러 등 시계를 사기까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 산더미다. 이럴 때 솔로몬의 지혜나 판관 포청천 같은 명쾌한 답을 내려 줄 조언자를 만난다면 그만한 행운도 없을 것이다. 이에 <이코노믹 리뷰>에서는 좋은 시계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시계 브랜드 부티크 매니저들 중 발군의 실력과 커리어로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국내 최고의 조언가들을 소개해 독자들의 요청에 ‘응답’하기로 했다.

 

위블로 롯데에비뉴엘 명동점 부티크의 최지혜 매니저는 경력 16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2001년 명보INC와 인연을 맺은 뒤 줄곧 시계 관련 일을 해왔다. 피아제를 시작으로 해리 윈스턴, 위블로 등 다양한 시계 브랜드를 맡으며 수많은 국내외 고객과 소통하는 등 남다른 내공을 쌓았다. 현재 그는 국내 유일의 위블로 단독 부티크의 매니저로서 사람 많기로 소문 난 명동 부티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 : 대한민국을 통틀어 몇 명 안 되는 직업일 거예요. 시계 브랜드 매니저란 직업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최지혜 : 사실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는데 전공을 살릴 직업을 찾던 중 면세점 일이 눈에 띄었어요. 처음에는 면세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죠. 그러던 중 인연을 맺은 여성 점장님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이후 2001년 명보INC에 입사했고 피아제, 해리 윈스턴 등 다양한 브랜드를 담당하며 지금의 위블로 부티크 매니저까지 오게 됐어요.

주변에서 좋은 시계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시계를 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을 거예요. 주로 어떤 조언을 해주나요?

가격의 경우 정찰제이고 백화점의 프로모션에 따라 조금 달라 질 수는 있어요. 더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가장 맞는 시계를 찾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저는 부티크를 방문했을 때 직원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대화를 나누며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묻고 실제로 시계를 차보는 것이 좋은 시계를 고르는 첫 번째 단계인 것 같아요.

명동에 위치한 부티크인 만큼 유커 등 외국인 손님도 많을 겁니다.

아무래도 중국인 내방객이 많은 편이에요. 인터넷이 보편화된 만큼 온라인 가격과 비교를 하는 중국인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가격 부분에서 조금 힘든 점이 있긴 해요. 그래도 외국인 내방객을 위한 텍스프리 등 혜택이 많은 편이라 판매가 잘되고 있어요. 특히 중국인 내방객들은 고가의 시계나 한정판 등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까지 판매한 시계 중 최고가는 얼마였나요?

2016년에는 중국인 내방객들이 5000만원대 빅뱅 페파리 킹 골드 한정판과  7000만원대 빅뱅 유니코 킹 골드 풀파벳을 구매한 적이 있어요. 작년 4월에는 한 분이 오셔서 6점의 위블로 시계를 2억원 어치 구매하기도 했어요.

고가의 시계와 다양한 내방객들은 매일 접하다 보면, 부티크 매니저만의 일종의 직업병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위블로 시계를 더 알릴 수 있을까, 늘 그 생각이에요. 이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가 판매한 시계를 산 사람이 만족해하고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선물을 하러 다시 부티크를 방문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 위블로 롯데에비뉴엘 명동점 부티크 전경. 사진=이코노믹 리뷰 노연주 기자

위블로하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한 브랜드잖아요. 명동 부티크도 예외는 아닐 거예요. 

국내에 총 8개의 위블로 부티크가 있어요. 그 중 명동 부티크가 유일한 단독 부티크에요. 그러다보니 단독 부티크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몇 점 있어요. 한정판이나 스페셜 에디션이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곳이죠. 지금도 프리미어12에서 김현수 선수가 받았던 위블로 시계가 부티크에 있어요. 최근에는 빅뱅 컬렉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12억원 상당의 빅뱅 유니코 오뜨 조아이에를 내놓기도 했어요.  그만큼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명동 부티크죠.

부티크 베스트셀로로 클래식 퓨전 에어로 크로노그래프 킹 골드를 꼽았는데 잘 팔리는 비결이나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추천 시계로 뽑은 빅뱅 유니코 킹 골드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클래식 퓨전 컬렉션의 경우 클래식하고 드레시한 느낌이 강한 시계들이 많아요. 기존의 빅뱅이 캐주얼한 느낌이었다면 클래식 퓨전은 우아하다는 거죠. 특히 클래식 퓨전 에어로 크로노그래프 킹 골드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단단해 보이는 킹 골드 소재 덕에 인기가 높아요. 빅뱅 유니코 킹 골드는 위블로는 대표하는 빅뱅 컬렉션에 속한 시계에요. 위블로 자사 무브먼트인 유니코 무브먼트를 탑재한 만큼 성능 역시 뛰어나 늘 추천하는 시계 중 하나에요.

위블로의 시계는 킹 골드, 세라믹, 티타늄 등 신소재와 일가견이 있는 만큼 관리도 중요할 것 같아요.

우선 착용하고 그냥 두는 것 보다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조심해야할 것은 3가지가 있어요. 충격, 방수, 자석이에요.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지킬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시계마다 2년의 보증기간이 있는 만큼 기간 내 위블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점검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명보INC에서 운영하고 있는 센터가 있는 만큼 믿고 맡겨도 좋을 거예요. 물론 유니코 등 자사 무브먼트를 사용한 경우에는 스위스 본사로 보내서 수리를 진행하고 있어요.

2016 바젤월드를 앞두고 위블로는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가 돋보이는 빅뱅 유니코 사파이어와 라페라리에서 영감을 받은 MP-05를 공개했습니다. 두 시계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저도 아직 실물로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만 봐도 근사하더라고요. 위블로의 철학인 아트 오브 퓨전과도 잘 부합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두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은 무브먼트를 어느 각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시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MP-05의 경우 한정판으로 출시 되는데 국내에서도 스페셜 오더를 통해 주문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위블로 다음으로 좋아하는 시계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명보INC에서 수입하고 있는 파텍 핍립이에요. 그야말로 말이 필요 없는 시계인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를 꼽자면 브라이틀링입니다.

*이번 주말 <이코노믹 리뷰>가 직접 보고 듣고 물어서 확인한 최고의 조언가를 찾는다면 좋은 시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첩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