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상암지구를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융합 사례로 문화콘텐츠 허브로 개발한다는 한국판 실리콘밸리 계획을 내놓으면서 서울 상암지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상암지구는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과 롯데복합쇼핑몰, 수색역세권 개발 등의 굵직한 개발 호재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1939년 휴렛과 팩커드가 스탠퍼드 대학의 허름한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후 이곳에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모여들면서 실리콘밸리의 성공신화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실리콘밸리 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7조6000억달러로 한국 국내총생산(1조6000억~1조7000억달러)보다 4배가량 높을 정도의 파급력을 갖춘 도시로 성장했다.

상암은 앞으로 DMC와 누리꿈스퀘어를 중심으로 가상현실(VR), 홀로그램, 컴퓨터그래픽(CG), 3차원(3D) 영상 등의 첨단기술과 창의적인 스토리가 만나 디지털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거점으로 특화될 전망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고급 수요의 확대 측면이다. 정부는 기획·기술력을 갖춘 고급 융합인재와 디지털 창작인력이 양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에너지, 바이오, 신소재부품 등 신산업과 기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2년간 7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비를 집중 투입키로 했다. 상암DMC 개발과 맞물려 배후 주거 수요가 부족한 상암지역에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암지구의 부동산 시장은 아직 미완성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호재에 대한 기대감에도 상가 가격은 하락하고 있고 주택 가격도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올해 1월 상암지구의 아파트 가격은 3.3㎡당 1947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4%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상승률 7.0%과 마포구 평균 아파트 가격 상승률 6.9%보다 낮다.

상암지구가 예상과 달리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했던 이유는 주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상암지구 바로 옆 가재울 뉴타운에서 ‘DMC파크뷰자이’ 4300가구의 입주가 지난 해 10월부터 시작되면서다. 내년 상암지구의 아파트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주변 지역에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없어 공급 과잉 현상이 서서히 해소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상암지구 내에서는 준공 연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준공된 지 10년 이상 된 상암1지구 현재 아파트의 시세는 지난 1년 동안 큰 변동이 없었다. 상암1지구 내에 위치한 3단지의 1년간 가격상승률은 4.1%에 그쳤으며 5단지와 6단지는 각각 1.1%와 0.4%에 머물렀다. 반면 상암2지구 내 아파트들은 1년 새 시세가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10단지와 12단지가 10.9%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9단지 10.4%, 11단지 9.6% 순으로 나타났다. 상암2지구 아파트들은 2010년에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다.

상암지구 내 오피스텔과 상가는 약세를 보였다. 2015년 1분기 상암지구 오피스텔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2% 떨어졌다가 2분기부터 서서히 회복하는 추세다. 상암오벨리스크 2차(732실)가 지난해 1월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주변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고, 결국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첫 입주 시 임차인을 한꺼번에 모집해야 하므로 주변 임대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개월 지나면 원래 수익률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상암오벨리스크 2차의 임대수익률은 4% 초반에서 5% 초반대로 서울 평균 오피스텔 임대수익률(5.4%)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상암DMC의 점포가격은 홍대상권이나 신촌 상권보다 높고 강남 선릉역 상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임대료는 3.3㎡당 10만원 선으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이는 높은 임대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향후 상가의 시세는 상암DMC랜드마크 사업 가격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수익률이 시세(매매가격)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암동 부동산 시장 전망은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암지구 잠재력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올해부터 2018년까지 주변입주 물량이 없다. 정부가 상암지구를 문화콘텐츠의 허브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색역세권 개발의 수혜도 예상된다. 수색역세권 일대가 DMC역 구역 개발을 시작으로 업무·문화·상업 복합시설을 갖춘 서울 서북권의 중심지로 재도약하게 된다. DMC역은 경의선과 공항철도, 서울지하철 6호선을 모두 품는 복합환승단지로 개발된다.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빌딩도 시장에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DMC랜드마크빌딩은 지난 1월 26일, 부지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되긴 했지만 DMC랜드마크 부지가 주인을 찾고 개발이 추진될 경우 서북권 중심 디지털 창조도시를 목표로 상암지구 내 부동산에 활기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일부 조건을 완화해 올해 상반기 중 다시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상암지구 내에서도 지역별로 온도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상암1지구 아파트가 10년 이상 흐르면서 주거선호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또 상암1지구 아파트가 점점 노후화되면서 유지관리비 증가에 대한 부담도 고려해봐야 한다. 상암2지구는 단기간 내에 가격이 크게 올랐으므로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매수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는 오피스텔은 긍정적인 반면 상가는 여전히 어두울 전망이다. 2016년에는, 상암지구에서 ‘샤보이시티DMC상암’ 403실만이 입주하게 된다. 이후 상암지구 내에 입주하는 오피스텔이 전혀 없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해 봐도 좋다. 상암지구 내 오피스텔도 입지별로 임대수익률 차이가 크게 발생하므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실제 상암1지구 내 일부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3%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상암 2지구 오피스텔은 대체적으로 4~5% 수준의 임대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암DMC 상가시장은 흐름을 파악하고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상암DMC의 점포들은 직장인이 퇴근하는 저녁시간대에 수요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가산디지털단지 등 일부 도시처럼 낮 시간에는 유동인구가 풍부하지만 퇴근시간 이후에는 자취를 감춰버린다. DMC랜드마크 사업 등이 가시화되고 지역 내 대형 영화관 등의 앵커시설이 들어와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상암지구의 상가는 대부분 빌딩 내 점포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요 상권(핵심 상권)으로 형성된 곳은 마땅히 없다. 상암DMC의 상주인구가 저녁시간 대에는 상암지구에서 머물기보다는 홍대나 신촌상권, 합정역 상권으로 빠져나가는 이유다.

다른 변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 2번 출구 바로 밑에 들어서는 롯데복합쇼핑몰이다. 이곳에는 백화점, 멀티플렉스, 의류매장, 식당가 등 종합적인 판매·문화 시설이 한꺼번에 마련된다. 롯데복합쇼핑몰은 강력한 고객 흡입력을 발휘하므로 주변 지역상권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롯데복합쇼핑몰 주변의 요식업종은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 쇼핑이나 문화생활을 즐긴 손님들이 쇼핑몰에서 나와 가까운 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이나 커피를 마시는 등 지속적으로 소비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롯데복합쇼핑몰과 상생할 수 있는 업종인지 상극이 되는 업종인지를 구별하고 용도에 맞춰 주변 지역에 점포를 구입해야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