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기아자동차

모하비는 ‘불사조’다. 지난 2015년 말 유로 6 대응 시기를 놓쳐 생산이 중단된 차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꾸준한 ‘러브콜’에 힘입어 최근 상품성을 개선해 새롭게 태어났다.

모하비는 ‘역주행의 주인공’이다. 2008년 출시 초반에는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했다. 월 평균 판매량 700대 수준을 유지하다 2010년께에는 500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했다. 2015년에는 평균 판매량이 1000대 수준까지 뛰었다. 자동차 업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안정적인 상품성이 ‘입소문’을 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모하비는 ‘남자의 차’다. 40~50대 남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더 뉴 모하비의 출시 전 누적계약은 4500대 수준이었다”며 “이 중 70%는 40~50대 남성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 사진 = 기아자동차

화장을 고치고

기아차 더 뉴 모하비를 시승했다. 부분변경 모델인 만큼 외관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성형수술 대신 화장을 약간 고쳤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곳곳에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기존 모델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탓이다. 기아차는 전통성을 계승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전 모델과 전폭·전고·축거는 동일하지만 전장이 50㎜ 길어졌다. 전면부에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화했다. LED 주간주행등과 안개등을 장착해 세련미도 더했다. 전체적으로 입체감도 강화됐다. 내장재에서는 시트가 바뀐 것이 눈에 띈다. 퀼팅 나파가죽 시트를 새롭게 적용했는데, 착좌감이 나쁘지 않았다.

▲ 사진 = 기아자동차

존재감 높이고

기아차 모하비는 현대차그룹에서 생산되는 SUV 중 유일하게 ‘프레임 타입’으로 제작되는 모델이다. 차체의 지붕·바닥 등을 일체형으로 제작하는 ‘모노코크 타입’과는 다르다. 프레임 타입 차량의 최대 장점으로는 단단한 차체 강성이 꼽힌다. 모하비가 ‘정통 SUV’라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이유다. 프레임 방식의 단단한 차를 찾는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기아차는 모하비에 더 많은 기술력을 더했다. ‘남자의 차’라는 감성은 이어가면서 주행 성능을 대폭 개선한 것. 기아차 관계자는 “(더 뉴 모하비는) 전·후륜 서스펜션과 쇽업소버를 새롭게 튜닝해 고속주행 안정감과 코너링 성능을 크게 높였다”며 “전륜 서스펜션에는 유압식 리바운드 스프링을 새롭게 적용해 험로나 고속주행 시 승차감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 사진 = 기아자동차

실제 주행에서 기본기가 크게 향상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흡차음재 개선으로 엔진음이 실내로 크게 유입되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도심 주행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만한 요소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도 한층 강화됐다. 기존 모델은 고속 주행 중 잔진동과 커브길에서의 출렁거림이 크게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더 뉴 모하비는 이 점을 개선해냈다는 평가다.

▲ 사진 = 기아자동차

안정감 더하고

유로 6 기준을 충족시키며 새롭게 돌아온 V6 디젤 엔진은 후륜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m의 힘을 발휘한다. 공인 복합연비는 10.7㎞/ℓ(2WD 모델, 구연비 기준)를 기록했다.

시승 구간 중 오프로드 구간이 포함돼 있어 험로 주행 성능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통통 튀는 감을 많이 잡아냈다는 평가다. 자갈밭 등 도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곳에서도 우직하게 앞으로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매력을 지녔다.

▲ 사진 = 기아자동차

 

다양한 첨단·안전 장비가 추가돼 상품성이 개선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차에는 ▲차선 변경 시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는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방향 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 이탈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주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앞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하여 추돌 위험시 경보 안내를 해주는 ‘전방추돌 경보시스템(FCWS)’ ▲야간 주행 시 주변 환경에 따라 상향등을 자동으로 조작해주는 ‘하이빔 어시스트(HBA)’ 등이 탑재됐다.

특히 주차 시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제공하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AVM)’은 활용도가 높았다. 높은 차체에서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는 점까지 더하면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거의 없을 듯하다.

▲ 사진 = 기아자동차

따로 사전 계약을 받지 않았음에도 이례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차다. 한 단계 진화한 ‘남자의 차’의 화려한 귀환이다. 더 뉴 모하비는 트림 수를 구동방식에 따라 노블레스(2륜), VIP(선택4륜), 프레지던트(상시4륜) 등 3개로 단순화했다. 가격은 4025만~4680만원이다(개소세 인하분 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