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 XF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백정현 대표. 사진 제공/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8년만에 풀체인지된 재규어 XF의 신차발표회장. 이미 글로벌 마켓에서 1년 전에 데뷔했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겨울부터 사전 행사가 있었던 까닭에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주인공이 등장했다. 반면 무대 위의 XF는 화려했고, 점점 더 커지는 전면부 그릴처럼 자신감 넘쳐보였다. 단순한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그 배경을 이해하려면 XF의 전후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한다. XF 이전에 등장한 차는 여심마저 사로잡은 랜드로버의 신형 이보크(2015년 10월), 재규어의 새 엔트리 모델인 XE(2015년 9월), 랜드로버 라인업에 마침표를 찍은 디스커버리 스포츠(2015년 5월) 등이 있었는데 모두 이슈메이커 역할을 단단히 했다. 차기 주자들도 압권이다. 재규어 사상 최초의 SUV인 F-페이스, SUV를 통틀어 최초의 컨버터블 모델인 이보크 컨버터블 등이 대기 중이다. 아마도 릴레이 경주가 열린다면 재규어 랜드로버의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일 것이다. 지금의 이 상황을 세 글자로 요약하면 이렇다. 자신감.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 8년만에 풀체인지된 재규어 XF. 사진 제공/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당연한 이야기지만, 뛰어난 제품이다. (게다가) 재규어 랜드로버는 단순히 뛰어난 것이 아니라 ‘브리티시 럭셔리’로 묘사되는 확실한 캐릭터까지 가지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차별화하기 쉽다는 뜻이다. 같은 국적의 벤틀리와 애스턴 마틴, 이탈리아산 마세라티의 상승세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마케팅은 좋은 제품에서 비롯한다. 좋지 않은 제품을 포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인도의 국민차를 만들던 타타그룹에 둥지를 틀 당시의 우려를 날려버린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 타타그룹이 투자금 회수보다는 R&D와 설비 부문 투자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옛 명성을 되찾는 원동력이 되었다. 원기 회복한 재규어 랜드로버는 최근 몇 년간 놀랄 만큼 완성도 높은 제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두 번째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협공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한 지붕 두 가족이다. 직원들 명함부터 자동차 전시장 공간까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 한 회사지만 재규어의 라인업이 거의 유일한 럭셔리 SUV 전문 브랜드인 랜드로버의 모델들과 전혀 부딪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브리티시 럭셔리’란 수식어로 하나 되는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한 회사지만 공통분모가 거의 없는 지프와 피아트를 떠올려보라). 공교롭게도 두 브랜드 모두 상승세를 타면서 상생 이상의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 언젠가 분리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지 타타그룹의 방침상 변함이 없다. 다만 영원한 것은 없다. 견고한 연합전선에 틈이 생길 수도 있다. 당장 재규어 최초의 SUV 모델인 F-페이스가 등장한다. 재규어 랜드로버에서는 크로스오버로 의미를 순화하고 있지만, 전시장의 한 공간에 나란히 놓이는 현실적 문제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비슷한 가격대의 이보크와 디스커버리 스포츠 문제와는 조금 다른 고민이다.

세 번째는 이런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숫자다. 지난해 재규어 랜드로버는 글로벌 마켓에서 49만 대를 팔아 전년 대비 5%나 성장했다. 2010년부터 6년 연속 성장세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랜드로버가 7171대, 재규어가 2804대를 팔아 무려 50% 성장했다.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니다. 1억원을 훌쩍 넘는 럭셔리카 시장에서도 랜드로버는 최상위권, 재규어는 뚜렷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신제품과 라인업 확대, 서비스 센터 확충, 인증 중고차 전시장 설립 등의 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이제 평범한 수입차는 국산차와 경쟁해야 한다. 고성능 버전인 AMG에 마이바흐까지 동원한 메르세데스 벤츠가 입증하고 있듯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스페셜 버전이 주효하고 있다. 벤틀리와 마세라티의 돌풍은 강남 스타일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애스턴 마틴과 람보르기니도 가세해 호시탐탐 기회를 보고 있다. 모든 것이 브리티시 럭셔리를 대변하는 재규어 랜드로버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XF의 대담한 프론트 그릴 위 재규어의 포효는 어느 때보다 우렁차게 들렸고,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자처한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백정현 대표의 말은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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