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이코노믹리뷰

대형마트가 소셜커머스와 온라인마켓을 겨냥해 ‘최저가 판매’를 내걸고 가격 전쟁을 선포했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온라인몰의 시장 잠식이 거세왔던 만큼, 이마트는 오프라인 마켓끼리의 경쟁에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전 유통채널을 정조준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마트 관계자는 “기저귀, 분유 최저가 판매는 특히 소셜커머스 업체를 정조준한 것”이라며 “이마트가 언제든 가장 좋은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업체임을 각인시키고 소셜커머스에 영향을 받은 일부 상품에 대한 경쟁력도 일거에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응하는 온라인마켓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다. 한 온라인마켓 관계자는 “별다른 영향력이 아직은 없다”면서 “온라인에서 실시간 가격조정이 가능하고 실제로 가격을 비교해 보면 더 저렴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기저귀’를 업계 최저가로 선보인 데 이어, 23일 두 번째 최저가 제품으로 ‘분유’를 내놨다. 대상 제품은 남양 임페리얼XO, 매일 엡솔루트 명작, 일동 산양분유, 파스퇴르 위드맘 등 국내 분유업계 주요 4개사의 1위 브랜드 15개 상품이다.

기저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더 좋게 나타나자 2탄 출시 시점을 이틀 앞당겼다는 게 마트 측의 설명이다.

▲ 출처: 이마트

실제로 이마트의 최저가 기저귀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총 2만7422개(하기스+마미포코)가 팔렸다. 이 기간 기저귀 온·오프라인 판매량은 역대 최고 매출이었던 2014년 창립 행사 때보다도 227.0% 늘어난 수치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저귀, 분유 같은 유아용품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 구매해야 하는 생필품도 최저가 상품을 지속적으로 최저가로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소셜커머스보다 구매력이 뛰어나고, 물류·영업 비용에서 경쟁력이 있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최저가 품목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 소비자 혼란만 늘었다···유통 생태계 우려도

당분간 온·오프라인 간의 가격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경쟁적으로 최저가 가격만 내세운다면 ‘중소제조사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들려온다. 최저가 정책을 유지하려면 결국 납품업체의 단가를 깎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마트는 소비자들에게 ‘최저가’라는 타이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로 온라인마켓과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비슷하거나 더 낮은 경우도 있다.

이마트 측은 “온라인몰 3곳(GS샵·CJ몰·현대H몰), 소셜커머스 3곳(쿠팡·티몬·위메프), 대형마트 3곳(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온·오프라인 9개사의 가격을 주 단위로 분석해 최저가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이마트에서 '최저가'로 내놓은 기저귀(위)와 분유(아래). 출처: 이마트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소셜커머스도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고 온라인의 경우 실시간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경쟁적으로 가격만 낮게 측정하는 것이 과연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치킨게임’이 되는 것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선보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보정센터에 이어 23일부터 김포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서울과 수도권 서부 지역을 담당할 김포센터는 하루 최대 2만건의 배송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이마트는 김포센터 가동으로 현재 46% 수준인 당일 배송 비중이 5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쿠팡 등 배송 정책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는 온라인 마켓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온라인몰에서의 배송은 물류창고와 배송 정책 등이 이미 체계가 잡혀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기저귀처럼 부피가 있거나 분유 등 대량으로 구입하는 생필품의 경우 배송의 편리함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때문에, 그동안 온라인으로 구매했던 것에 익숙한 소비자가 마트나 마트 온라인몰로 옮겨갈 매력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